[단독] 맞춤형 보육제도 '구멍'...종일반 유도해 부정수급
[단독] 맞춤형 보육제도 '구멍'...종일반 유도해 부정수급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2.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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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리 아이에게 피해갈까봐..." 학부모들은 '전전긍긍'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전업맘과 직장맘과의 차별 논란을 낳은 '맞춤형 보육'. 2016년 7월부터 도입된 맞춤형 보육제도에 따라 전업맘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6시간 이상 맡길 수 없게 됐다. 맞춤반 보육단가는 종일반의 80%로, 어린이집에서 정부지원금 감소를 우려해 맞춤반 아동을 기피하거나, 맞춤반을 신청하는 부모에게 종일반으로 유도해 보조금을 더 타내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5일 베이비뉴스가 단독 취재한 결과,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맞춤형 보육 시행 전인 2016년 5월 23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전국 보육교직원 1만 5000여 명이 서울 서울광장에서 맞춤형보육 제도 개선 및 시행연기를 촉구하는 결의대회 모습.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맞춤형 보육 시행 전인 2016년 5월 23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전국 보육교직원 1만 5000여 명이 서울 서울광장에서 맞춤형보육 제도 개선 및 시행연기를 촉구하는 결의대회 모습.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아이에게 혹시라도 피해가 있을까봐…”

“맞춤반으로 어린이집에 신청하려고 상담하다 원장님이 종일반으로 등록해놓고 아이는 3시에 데리고 가도 된다고 하셨어요. 아무리 제 돈 나가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다 세금 나가는 건데… 그런데 해달라는데 안 해줘서 혹시 아이에게 피해가 있지는 않을까 하고요.”

인천시 서구에 사는 A 씨는 18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첫 등원을 시키고자 집 근처 한 가정어린이집 상담을 받던 중 원장으로부터 종일반으로 신청하라고 하는 권유를 받았다. A 씨의 경우, 현재 맞벌이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종일반 신청이 가능하다.

A 씨는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주고 있고, 아직 아이가 어려 6시간만 맡기려고 했으나 어쩔 수 없이 종일반으로 일단 신청했다. 그런데 더 큰 우려는 곧 일을 그만둘 계획이라서 이후 맞춤반으로 바뀌게 되면 혹시 아이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A 씨는 “어린이집에서는 정부가 맞춤반을 만든 것 자체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B 씨도 딸아이를 근처 가정어린이집에 보냈었다. B 씨는 처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당시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기 전이었지만, 맞벌이 급여생활자였고 베이비시터를 고용해 오후 3시에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와 가정에서 돌보도록 했다.

이후 B 씨는 자신의 고용 형태가 사업자로 바뀌었고, 2016년 12월에 동사무소에서 “근로 활동이 증명돼야 종일반 혜택을 볼 수 있으니 서류 제출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됐다. 알고 보니, 맞춤형 보육이 시행된 2016년 7월부터 B 씨 아이가 종일반으로 등록돼 있었던 것이다.

B 씨 부부는 “베이비시터가 3시에 아이를 데려와 종일반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아이에게 혹시라도 피해가 있을까 하는 우려에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고 했다. 

연령에 따른 보육료 차등 지원 내용. 2018년 1월 변경 반영. ⓒ베이비뉴스
연령에 따른 보육료 차등 지원 내용. 2018년 1월 변경 반영. ⓒ베이비뉴스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는 데는 연령에 따라 종일반이냐, 맞춤반이냐에 따라 보육료가 차등 지원되기 때문이다. 만 0세 아동 종일반은 44만 1000원, 맞춤반은 34만 4000원, 만 1세 아동 종일반은 38만 8000원, 맞춤반은 30만 2000원, 만 2세 아동 종일반은 32만 1000원, 맞춤반은 25만 원, 만 3~5세 아동은 22만 원이다. (2018년 1월 변경)
 
◇ 종일반과 맞춤반 보육, 신청 어떻게 관리되나?

어린이집 종일반과 맞춤반 신청과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부당수급과 관련해 지자체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종일반(일 12시간)은 취업, 구직, 다자녀가정, 조손가정 등 장시간 어린이집 이용이 필요한 경우 이용할 수 있다. 그 외는 적정 시간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반(일 6시간+긴급보육바우처 월 15시간) 지원을 한다.

한 가정어린이집 교사는 “주로 상담은 원장과 엄마 사이에 이뤄진다. 종일반이 가능한 원아가 맞춤반을 신청할 경우, 종일반으로 서류를 하도록 권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현재 본인이 일하는 어린이집에는 모든 원아가 종일반에 있다”고 말했다.

이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가정분과위원회 위원장은 베이비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보육료 표준비용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운영 면에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만든 맞춤형 보육정책으로 원에서는 정상적 운영이 안 되다 보니 학부모들에게 그렇게 권유를 하지 않겠느냐. 어쩔 수 없다”며 “궁극적으로 보육료 표준비용이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측의 종일반 유도와 관련해 인천시 서구의 관계자는 5일 베이비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시스템상 종일반, 맞춤반 신청은 아동의 부모가 할 수 있고, 자격 여부는 지자체의 보육 담당자가 서류 확인 후 판단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에서는 아동이 종일반, 맞춤반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만 알 수 있다. 어린이집 측에서 (종일반) 자격을 요구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달 4대 보험, 국민연금공단 등으로부터 자료가 연계돼 퇴사 등으로 인해 사유가 상실되면 사실 확인 후 추가 서류를 받는 등 자격검증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서구 어린이집 점검 관계자는 “이 같이 맞춤형 보육료 지원과 관련해 민원이 발생한 적은 아직 없었다”면서 “부정수급과 관련해 정식 민원이 발생하면 점검 매뉴얼에 따라 진행되고 부정수급이 확인되면 환수조치를 하는 등 걸맞은 조치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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