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명절에 고향을 내려가거나 혹은 가족끼리 장거리 여행을 간다면 멀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평소에도 차만 타면 멀미를 하는 아이들이라면 다리에 있는 축빈혈을 지압하면 도움이 됩니다. 발목의 안쪽 복사뼈와 아킬레스건 사이 움푹 들어간 지점에서 위로 손가락 다섯 마디 정도 올라간 지점이 축빈혈인데, 꾹꾹 눌러서 지압을 하면 멀미로 인한 어지럼증이나 구토, 메스꺼움 등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명절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면 사소한 말 한마디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으로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음식을 장만하는 주부들의 경우에는 손님들을 치르느라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일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두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뒷목 한가운데 움푹 들어간 곳인 아문혈을 지압하면 도움이 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을 완화시켜주며 긴장이나 불안을 누그러뜨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운전이나 음식 준비 등으로 인해 어깨가 결리고 피로가 느껴질 때는 양쪽 어깨선의 각각 가운데부분인 견정혈 두 곳을 지압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견정혈을 포함해서 어깨 부분을 골고루 문지르고 눌러서 마사지하면 목과 어깨 주위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서 근육의 피로가 풀리고 어깨의 통증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설 명절에 기름진 육류나 전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다 보면 소화 불량을 겪기 쉽습니다. 평소보다 과식하기 쉽고 식사 시간도 불규칙해질 수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배에 가스가 차고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습니다. 식사 후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는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의 뿌리 부분이 만나는 오목한 지점인 합곡혈을 눌러서 지압하면 한결 속이 편안해집니다. 합곡혈은 위장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며 소화불량을 비롯해서 다양한 위장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장 트러블을 일으켜서 설사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배꼽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내려간 부분과 배꼽에서 좌우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떨어진 부분을 부드럽게 문질러주면 설사를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지점을 짚어내기 힘들 때는 배꼽 주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서 따뜻하게 데워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로가 심해서 기운이 떨어지고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는 발바닥 한가운데에 있는 용천혈을 지압하면 도움이 됩니다. 조금 강하다 싶을 정도로 세게 눌러서 지압을 하면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고 관절의 통증이나 근육통 완화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명절에 푹 쉬고 스트레스를 제대로 푸는 것도 좋지만 무리할 정도로 놀거나 반대로 너무 늘어져서 잠만 잔다면 명절 후에 생활리듬이 완전히 깨져서 극심한 피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상시 생활리듬에서 지나치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의 범위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한 피로가 쌓이기 전에 족욕이나 스트레칭, 지압 등으로 수시로 풀어주면서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 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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