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 키酒카페?...술파는 아이 놀이터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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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 키酒카페?...술파는 아이 놀이터 '갑론을박'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8.02.09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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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 안전리포트] 키즈카페, 2곳 중 1곳은 주류 판매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키즈 산업의 핵심이 된 키즈카페. 매해 안전사고가 거듭되고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법제도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베이비뉴스는 세 차례에 걸쳐 키즈카페의 안전 실태와 미비한 관련 법을 짚어보고, 제도상 손봐야 할 점들을 살펴보는 기획연재 '키즈카페 안전리포트'를 진행한다.  

<기사 싣는 순서>

① 키즈카페, 키酒카페?...술파는 아이 놀이터 '갑론을박'
② "찢어지고 다치고..." 키즈카페는 아동안전 '사각지대'
③ '키즈카페가 위험한 이유?' 알고보니 주무부처 제각각

"맥주 마실 수 있나요?" 

"못 마실 이유 없어요. 다 여기서 드시는데요, 뭘."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키즈카페에 기자가 전화를 걸어 '보호자가 매장 안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냐'고 묻자, 점원은 "몸을 못 가눌 만큼 드시는 것 아니니, 전혀 문제가 없다. 다들 식사하면서 한두 캔 정도 많이 드신다. 지금도 한 아버지가 오셔서 마시고 있다"고 전했다.  

이 키즈카페는 정원 180명에 100석 정도의 입식 테이블을 갖춘 만큼, 탄산음료, 과일주스, 커피, 라테 등 다양한 종류의 음료와 파스타, 피자, 샐러드 등 여느 이탈리안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식사 메뉴까지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와 동반하는 부모가 많은 특성을 반영해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  

점원은 "낮에는 어머니들이 와서 맥주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잠깐 마시는 거니 다른 부모들이 싫어할 이유가 없다. 생일 파티를 하면 맥주를 서비스로 넣어 드리기도 한다"며 "안전요원이 있고, 사각지대 곳곳에 CCTV가 있어 괜찮다"고 덧붙였다.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키즈카페에서 한 아빠가 맥주를 마시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키즈카페에서 한 아빠가 맥주를 마시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키즈카페서 '치맥세트', '피맥세트' 판매...와인까지? 

키즈카페는 놀이시설과 완구 등을 갖추고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이다. 아이들이 노는 동안 보호자가 편하게 차나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키즈카페가 주류까지 판매해 이를 두고 부모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키즈카페 10곳에 전화를 걸어 주류 판매 여부에 대해 문의한 결과, 5곳이 맥주를 판매하고 있었다. 키즈카페 두 곳 중 한 곳이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2일 직접 찾아가 본 A키즈카페는 생맥주 기계를 비치해두는가 하면, 각종 수입맥주까지 냉장고에 진열해 놓고 있었다. 심지어 와인과 안주로 곁들여 먹는 치즈까지 판매 중이었다. B키즈카페 역시 입구에 수입맥주를 진열해놓고, '치맥세트'(치킨과 맥주), '피맥세트'(피자와 맥주) 메뉴를 구성해 인기리에 팔고 있었다. 

B키즈카페 관계자는 "아파트 대단지가 있고 부모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주로 밤에 한 잔씩 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며 "주류 판매에 대해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유기시설을 운영하는 키즈카페는 '기타유원시설업'으로 등록된다. 하지만 떡볶이, 볶음밥, 피자 등 조리가 필요한 음식을 판매하는 영업장은 주류 판매가 가능한 '일반음식점'으로 업종을 추가·신고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키즈카페는 이 관계자의 말처럼 주류를 팔아도 위법이 아닌 것.  

◇ "아이는 누가 보나?" VS "취하도록 마시지 않는다" 

술 파는 키즈카페를 놓고 부모들의 갑론을박은 끊이지 않는다. 주류 판매를 반대하는 부모들은 술을 마실 경우, 아직 분별력이 없는 어린 아이에게 집중을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보호자가 술을 마신 사이 방치된 아이에게 혹여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한 육아맘은 "음주운전과 비슷하다. 한두 잔 멀쩡할 수 있지만 컨디션이 안 좋으면 영향이 있다. 육아도 엄마가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면 한순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3, 5살 두 아들을 둔 육아맘 공효연(33·경기 수원시) 씨는 "며칠 전 동네 키즈카페에 갔다 술을 마시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엄마들을 보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며 "아이가 어떻게 노는지 지켜봐야 하는데, 술을 마시면 아이를 제대로 케어를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7살 딸을 둔 김미경(가명·일산) 씨는 "육아스트레스는 이해하지만, 키즈카페의 목적과 주류 판매는 이해상충"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키즈카페에서의 주류 제재는 과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자녀가 노는 동안 판단력이 흐려질 만큼 술을 마시는 부모는 없다는 것이다.  

7, 5살 두 아이를 둔 이지민(가명·안산) 씨는 "한두 잔 마셔도 아이 케어를 잘 하면 상관이 없다. 엄마가 취할 정도로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딸을 키우고 있는 최희서(가명·서울 중랑구) 씨는 "엄마는 맥주 한 잔 편하게 마실 곳이 없다. 호프집에 애 안고 가는 것보다 편한 시간에 친구와 키즈카페에서 한 잔 하는 건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엄마들도 성인인데 법으로 규제해야 하냐.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 "안전상, 교육상 문제…주류판매 지양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키즈카페 내 음주가 아이에게 안전상, 교육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정자 총신대 평생교육원 아동학과 교수는 "영유아가 노는 것을 목적으로 한 공간에서 술을 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부모는 키즈카페에서 아이와 최대한 상호작용을 많이 하고, 다른 부모들과의 정보교류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술이 개입되면 키즈카페 본래의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고 일침을 놨다. 

또한 박 교수는 "보호자는 아이가 노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술은 보호자의 정서변화 등 아이에게 소홀해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참고로 소비자원에 접수된 키즈카페 사고는 2014년 45건, 2015년 230건, 2016년 234건, 2017년 351건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정선아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키즈카페를 가기 전, 키즈카페에서 술을 마시고 난 뒤 보호자의 기분 변화가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놀이 공간에서 혹여 발생할 일관되지 못한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제도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선아 교수는 "그간의 관행이 있어 단번에 '주류 판매금지'를 실행하긴 쉽지 않겠지만, 주량제한, 시간제한 등 천천히 단계별로 제한을 둬 보호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나중에는 관행을 없앨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6년 10월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키즈카페 내 주류판매금지 및 안전관리자 의무배치를 골자로 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순례 의원은 "아이들의 눈에 비친 술 먹는 부모의 모습, 또 아이들의 안전에 무감각해지는 음주문화는 키즈카페 내에서만큼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이 개정안은 1년 반 가까이 국회서 잠자고 있다.

공병호 오산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는 "(반대로) 최소한 주류를 판매하는 곳에는 '키즈', '어린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안 된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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