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지르는 아이가 이상하게 보이시나요?
소리 지르는 아이가 이상하게 보이시나요?
  • 칼럼니스트 김지연
  • 승인 2018.02.13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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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사회성 Q&A] 공격적 성향의 아이, 감정 표현 도와주기

Q. 4살 아이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친구에게 소리를 지르는 행동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다른 아이의 손을 깨물어 큰 상처를 내는 일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신문지 찢기를 통해 아이의 부적 에너지를 풀어줄 수 있다. ⓒ김지연
신문지 찢기를 통해 아이의 부적 에너지를 풀어줄 수 있다. ⓒ김지연

필자의 아이도 한때 소리를 지르고 공격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여, 평소 멘토로 따르는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원장님께 어쩌면 좋을지 여쭙자 답 대신 되물으셨습니다.

“소리 지르면 왜 안 돼?!”

되돌아온 핵심적인 질문에 당황했으나 이 대화에서 필자는 타인에게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 행동은 답답한 감정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사회적인 잣대로 아이의 '감정표현'을 '문제행동'으로 규정지었던 겁니다. 타인의 시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마음인데 말이죠.

◇ 공격적인 행위는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발을 ‘쿵쿵’ 구르거나, 손찌검, 깨물기 등의 행동적인 공격과 욕설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언어적인 공격이 있습니다. 누군가 위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 친구는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일 겁니다.

'제발 내 마음 좀 알아줄래요?'

이런 감정표현을 무조건 못하도록 제지하기보다 적당한 방법으로 해소하는 법을 알려 주는 것이 좋습니다. 베개에 대고 소리를 지르거나 방안 침대 위에서 발을 구르도록 하거나, 허용가능한 장소를 정해 부적(negative) 에너지를 해소하도록 해주세요. 아이의 언어적 이해가 높아지면 차차 나은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감정표현을 무조건 '안 돼'라고 제지하면, 다른 정서 문제로 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 깨물기와 같은 타인을 향한 감정 해소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 소리 지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나름의 부적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입니다. 유아들에게는 언어표현의 한계가 있습니다. 유창하게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모릅니다.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을 큰소리 내는 것으로 표현하지만 대부분 부모는 아이의 감정보다 나쁜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야단치곤 합니다. 소리를 지를 만큼 화가 났던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 단적인 행동 수정보다 먼저 놀이를 통한 교육을 해주기

정서 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처리하고 조절하며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소리를 치는 행동만을 야단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처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부모의 감정 또한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정서 지능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먼저 해야 합니다.

위 아이에게는 내재된 공격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언어적인 접근 외에 최근 어린이집의 환경을 살펴보아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답답하고 힘든 마음을 놀이로 먼저 풀어준 뒤 아이의 기분과 상황을 알아보고, 행동 수정을 유도하세요.

보통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동의 감정을 풀어주는 놀이로 간단히 신문지를 이용해 부적 에너지를 풀어줄 수 있습니다. 신문지를 한 장씩 찢어보다가 여러 장을 찢어도 보고 구겨도 보고 던져 보고 머리위로 흩뿌려도 보며 쌓인 감정을 해소해 봅니다. 언어적 표현이 가능한 아동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찢긴 신문지로 무더기를 만들어봅니다. 신문지 무더기 안에서 보물찾기를 진행합니다. 신문지 안에 아동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이나 물건을 넣어두고 자연스럽게 감정 카드 한두 개도 섞어둡니다. (카드가 없을 때는 부모가 표정을 그림으로 그려서 넣어주세요.)

아동이 장난감 외 감정 카드를 찾으면 그와 관련된 기분을 물어봅니다. '화가 나다'라는 감정에서는 “화가 날 때 ○○이는 몸에 어떤 느낌이 들어?”라고 물어보고 답변에 공감하며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본다면 자연스레 놀이를 통한 감정의 해소와 적절한 대처법에 대해 알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학에서 디시플린(Dicipline) 이라고 부르는 자아 훈련이 있습니다. 이는 부모가 자녀 스스로 단련할 수 있도록 훈련 시키는 일입니다. 우리는 보통 [훈육]이라고 합니다. 이 훈육의 어원을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라틴어 ‘Dicipline’ 로 보면 ‘추종자, 복종, 가르치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라틴어 ‘Disco’로 보면 ‘나는 배운다’라는 뜻으로 볼수도 있습니다. 전자로만 본다면 부모가 무조건 가르치고 복종을 시키는 군대식 훈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의 어원을 통합하여 도리와 이치에 맞는 행동이나 사고를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녀 스스로 배워 나간다고 생각한다면 더 포괄적인 훈육의 의미가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어릴 때는 부모가 허용 범위를 좁게 하여,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일관되게 일러줍니다. 가령,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안 돼.’ ‘길에서 손잡지 않고 뛰어다니면 안 돼.’ 등 허용 범위를 좁게 합니다. 아이가 자라감에 따라 크게 위험해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손잡지 않고 가더라도 모르는 척 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허용 범위를 넓혀 나가며 배우게 될 것입니다. 자아 훈련이 됨 과 동시에 자신감도 늘어나며 행동 적인 조절이 가능하게 됩니다. 사실 위와 같이 되기 위해서는 감정을 읽어주고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가 좋아야만 가능합니다. 행동의 수정만을 위해 감정을 읽지 않은 부모의 훈육은 결코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 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 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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