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지연 아이에게 도움되는 최적의 놀이도구는?

[통합교육 현장에서] 식재료는 훌륭한 장난감입니다

요즘 대형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 보면 정말 놀랄만치 신기한 장난감이 많이 있습니다. 소리도 많이 나지만, 외국 제품일 경우는 거의 영어나 스페인어입니다.

놀잇감을 사주실 때, 어느 한 가지 기능에 편중된 놀잇감들이 많다면 영아에겐 다영역적 접근이 조금 더뎌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리가 나는 장난감이 많다거나 누르는 장난감이 많다면 탐색에 제약이 생기게 됩니다. 발달지연의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최적의 놀이 도구는 무엇이 있을까요?

'먹을 것'을 이용한 다양한 감각놀이는 아이들의 인지적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베이비뉴스

◇ 최적의 놀이도구는 '먹을것'

영아에게 가장 최적의 놀이도구는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먹을 것'입니다. '먹을 것'이 놀이도구로 최적인 이유는 세 가지 입니다.

첫째, 안전합니다. 영아들은 뭐든지 입으로 넣으려 하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먹을거리는 영아에게 안전한 교구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랍스터나 달팽이요리 등으로 교구놀이 하는 경우는 드물겠지요.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쉽게 먹는 것들, 구하기 쉬운 것들이므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아들은 경험에 의해 습득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는 것들은 그만큼 경험치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 다양한 감각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뿌리기, 으깨기, 쏟기, 다른 그릇에 담기, 맛보기, 손가락으로 줍기, 쓸어담기, 주무르기 등등 이런 활동으로도 다양한 감각통합적 접근이 가능합니다. 다양한 모양들의 차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인지적 접근에도 용이합니다.

영아들에겐 특별한 놀이도구가 사실상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싼 돈 주고 사서 파손되고, 건전지 닳으면 일일이 갈아주기도 사실상 번거로운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영아는 금방 싫증을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먹을것은 영아들이 정말 좋아하는 교구입니다. 같은 재료, 다른 모양, 다른 느낌을 언제든지 경험할 수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교사나 부모가 다양한 방법을 유도해 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통당근과 곱게 간 당근, 채썬 당근을 자녀에게 제공해보세요. 맛보고, 만져보고, 손으로 쓸어 담아보고, 손가락으로 주워 담고, 뭉쳐보고 등등 다양한 방법들이 나올 것입니다.

◇ 먹거리를 이용한 구체적인 놀이방법

▲ 라면, 우동, 국수, 파스타 등 다양한 면발

1. 면발을 모두 삶는다. 라면, 우동, 국수를 따로 제공하고 각각의 느낌과 모양, 굵기 등의 다양함을 느끼며 만지고 먹어본다.

2. 각종 면발에 식용색소를 살짝 넣어 다양한 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3. 다른 방법으로의 변형 놀이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면발을 삶지 않은 것으로 모두 제공한다. 국수, 마카로니 등을 만지게 해 보고 딱딱하고 질감이 있는 것을 느끼도록 해 본다. 또, 면발의 일부를 살짝 떼어내 입에 넣어보도록 한다. 이때 너무 큰 덩어리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딱딱해요, 고소해요 등과 같은 촉감과 맛을 느끼고 표현을 익힐 수 있다.

▲ 목욕할 때 미역, 다시마 놀이

1. 불리지 않은 미역과 다시마를 제공한다.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도록 하고 딱딱해요, 짜요, 등의 느낌과 형태를 이야기하고 모방할 수 있도록 한다.

2. 다른 방법으로의 변형 놀이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영유아기 때는 욕조에 미역이나 다시마를 넣고 서서히 불려나가면서 느낌과 촉감이 어떻게 변하는 지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부드러워요. 미끌거려요 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 두부놀이

1. 두부를 제공한다. 영유아가 손으로 뜯고, 으깨고 맛볼 수 있도록 탐색시간을 준다. 부드러워요, 차가워요 등의 느낌을 이야기하고 모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2. 다른 방법으로의 변형 놀이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두부와 다양한 재료의 양념(간장, 소금, 설탕)을 소량 준비하고 조금씩 찍어 맛볼 수 있도록 한다. 고소해요, 짜요, 등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느껴볼 수 있도록 한다.

▲ 라이스페이퍼놀이

1. 라이스페이퍼를 제공하여 얇고 잘 부러지는 점을 이용하여 영유아가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딱딱해요, 까칠해요 등의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2. 다른 방법으로의 변형 놀이도 가능하다. 라이스페이퍼를 따뜻한 물에 넣어 꺼내어보게 한다. 이 경우 화상에 주의할 필요가 있어 부모가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부드럽고, 미끌한 느낌을 느끼게 만지고 놀 수 있도록 한다. 크래미, 치즈 등을 넣어 말아 떼어서 먹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먼저 어떤 느낌인지 표현을 하고 모방할 수 있도록 한다.

*칼럼니스트 배소윤은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시 자치구 육아종합지원센터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학교, 복지관, 장애통합 및 전문어린이집에서 특수교사로 재직하며 쌓은 임상 경험을 토대로 발달지연 영유아들의 조기선별검사와 관련된 개별화교육 계획수립 지원, 교사 및 가족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칼럼니스트 배소윤 다른기사 보기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