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우리 아이 첫 선생님,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가 무급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새학기가 시작되거나 새로 임·채용이 되면 인수인계 등을 이유로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3달까지 무급출근을 교사에게 요구해왔다. ‘관행’처럼 굳어진 열악한 처우에 교사들은 아이 사랑으로만 버티기에는 힘들다고 말한다. 베이비뉴스가 단독 입수한 ‘영유아교사 사전출근 실태조사’ 설문에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이 남긴 사연을 각색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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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몰래 흘리는 눈물…‘출근하세요, 원래 월급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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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지난해 겨울, 새학기부터 제가 선생님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껏 들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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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작년 연말에 원장님께 전화가 왔어요. 학교 졸업하고 바로 일하기 힘들테니 12월부터 나와달라고요. 처음엔 익혀야 할 것들이 많았어요. 어디엔 뭐가 있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고… 모든 것이 낯설고 배울 것 투성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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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과 다름없이 바쁜 하루였습니다. 출근길에 문득문득 월급 생각이 났어요. 원장님은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하나라도 더 배워둬야 일할 때 편하다”고 하시고, 한 선배는 “원래 그 기간엔 월급 안 나온다”고 했습니다. 단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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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입학날짜가 3주 남은 어느 날, 원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내일부터 매일 나와 주세요.”
부당하다는 것도 잘 아는데 아무 말도 못하는 현실이 너무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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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베이비뉴스가 페이스북 페이지 ‘영유아 교사에 관하여’로부터 단독 입수한 ‘영유아교사 사전출근 실태조사’ 설문 결과는 저임금 또는 무급 근로에 고생하는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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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 635명 중 48%(305명)이 ‘사전 출근 기간 중 급여를 못 받았다’고 응답했습니다. 378명(59%)는 급여와 관련한 내용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측으로부터 설명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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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처우는 우리 아이들 보육·교육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습니다. 한 선생님이 설문을 마치면서 남긴 말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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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을 마친 후 선생님이 되어가는 첫걸음부터 교사로서의 존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앞으로 교사가 될 여러 예비 선생님들을 위해서라도 교사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움 = 페이스북 페이지 ‘영유아 교사에 관하여’ www.facebook.com/abou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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