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고 다치고...” 키즈카페는 아동안전 ‘사각지대’
“찢어지고 다치고...” 키즈카페는 아동안전 ‘사각지대’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8.02.1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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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 안전리포트] 직접 가본 키즈카페, 안전사고 위험 곳곳에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키즈 산업의 핵심이 된 키즈카페. 매해 안전사고가 거듭되고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법제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베이비뉴스는 세 차례에 걸쳐 키즈카페의 안전 실태와 미비한 관련 법을 짚어보고, 제도상 손봐야 할 점들을 살펴보는 기획연재 ‘키즈카페 안전리포트’를 진행한다. 

<기사 싣는 순서>

① 키즈카페, 키酒카페?... 술파는 아이 놀이터 ‘갑론을박’
② “찢어지고 다치고...” 키즈카페는 아동안전 ‘사각지대’
③ ‘키즈카페가 위험한 이유?’ 알고 보니 주무부처 제각각

인천에 사는 홍미란(36·가명) 씨는 지난해 말 아이와 함께 키즈카페에 방문했다가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아이가 안전쿠션이 달려있지 않은 나무로 된 키즈카페의 놀이시설을 이용하다 머리를 다친 것이다. 홍 씨는 키즈카페 측에 항의했고 카페 사장이 쿠션 설치 약속과 함께 진심어린 사과를 전해 조금이나마 마음을 가라앉혔다.

◇ 인기 높아진 키즈카페 안전대책은 '미흡'

키즈카페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으면서도 육아에 지친 부모들 역시 조금이나마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특히 최근 몇 년 새엔 ‘맘충’, ‘노키즈존’과 같이 아이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거부감을 드러내는 말들까지 생겨나면서 이들이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많지 않은 공공장소 중 하나로 키즈카페가 꼽히며 인기를 끌게 됐다.

키즈카페는 갈수록 대중화되고 있지만 위해 사례 또한 매년 증가해 안전성 문제를 꾸준히 지적받고 있다. ⓒ베이비뉴스
키즈카페는 갈수록 대중화되고 있지만 위해 사례 또한 매년 증가해 안전성 문제를 꾸준히 지적받고 있다. ⓒ베이비뉴스

키즈카페는 부모들의 이런 불편한 점들을 덜어주며 대중화됐지만 안전문제에선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16년 발표된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키즈카페에서 발생한 위해증상은 ‘열상’ 102건(31.9%), ‘골절’ 78건(24.4%), ‘타박상’ 45건(14.1%), ‘염좌’ 34건(10.6%) 등으로 나타났다. 위해 발생시설은 ‘트램펄린’이 97건(35.5%)으로 가장 많았고 계단, 난간, 정수기, 보관함, 인테리어 조형물 등의 ‘시설물’이 48건(17.6%), ‘미끄럼틀’이 32건(11.7%)이었다.

‘2015년부터 2017년 동안의 키즈카페 관련 위해정보 현황 자료’에 의하면, 피해유형별 위해 건수는 ‘미끄러짐 및 넘어짐’ 357건, ‘부딪힘’ 174건, ‘추락’ 144건, ‘눌림 및 끼임’ 28건, ‘기타 물리적 충격’ 37건, ‘기타 위험 및 위해’ 9건, ‘기타(‘예리함·마감처리 불량’, ‘파열·파손·꺾여짐’, ‘식품 섭취에 의한 위험 및 위해’ 등)’ 26건, ‘확인불가’ 40건으로 총 815건이었다.

과거 어린이놀이기구와 관련해선 만 4세 여아가 키즈카페에서 공중놀이기구를 타던 중 50cm 높이에서 바닥에 떨어지며 골절상을 입었던 사고가 있었고, 유기기구와 관련해선 만 12세 남아가 트램펄린 이용 중 쇠기둥에 발을 부딪쳐 피부가 찢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기타 시설물과 관련해선 만 3세 아이가 엄마가 외투를 입는 사이 정수기 온수버튼을 눌러 손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 직접 가본 키즈카페, 겉은 ‘멀쩡’ 속은 ‘위험’

통계로 알 수 있듯 대부분의 키즈카페에서 일어나는 사고들은 놀이기구나 시설물 등을 이용하다가 발생한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ㅍ6일 방문했던 키즈카페 중에선 안전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해보이지 않을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카페들에게선 위생 문제도 있어 보였다.

12개월 된 아이와 함께 방문한 서울 서초구 A키즈카페는 큰 규모에 놀이시설도 많은 편이었다. 직원들의 서비스도 좋았고 외관도 깨끗해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하나둘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널찍한 공간의 A키즈카페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범위는 컸지만, 테이블이나 놀이시설의 모서리에 부착해야하는 안전장치가 부재했다. 간혹 보호대가 붙어있는 곳들도 있었지만 일부였을 뿐 12개월 된 아이가 기어 다닌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아들이 다칠 수 있는 위험성은 더욱 커보였다.

아이가 아직 어려 이용할 수 있는 놀이시설이 많지 않아 먼저 그네를 태우기로 했다. 아이를 그네에 앉힌 뒤 안전벨트로 몸을 고정시키려했지만 벨트가 없었다. 만약 혼자 걷고 놀 수 있는 나이의 아이였다면 벨트 미착용으로 인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해보였다.

2인용 그네에 고정 벨트가 없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인용 그네에 고정 벨트가 없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볼풀에는 찢기고 접힌 공들이 있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볼풀에는 찢기고 접힌 공들이 있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는 동전을 넣으면 움직이는 자동차 놀이시설 앞으로 향했다. 자동차 놀이시설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있었는데 그걸 본 아이가 자연스럽게 구멍에 손가락을 넣었다. 아이의 손가락에 딱 맞는 크기의 구멍이라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스쳤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위험 요소들은 더 있었다. 육아를 하는 가정에선 보통 막아놓는 콘센트가 그대로 노출돼있었고 전선들이 나와 있는 곳도 있었다. 구겨지거나 터져 날카로운 모서리가 생긴 볼풀공과 삼킬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장난감들 그리고 튀어나온 사물함 키 등이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이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을 찾을 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부터 씻는데, 많은 이들이 드나드는 키즈카페에서는 손을 씻는 곳이 마련돼 있거나 손 소독제가 비치된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전요원의 배치도 부족해보였고, 카페를 지키는 점원이 동요가 아닌 아이돌의 노래를 선곡한 것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간간이 공기탈취제를 뿌리는 모습 또한 안전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 안전 커버 없이 그대로 노출된 콘센트.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 안전 커버 없이 그대로 노출된 콘센트.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제각각인 주무부처, 키즈카페 안전문제 키워

키즈카페를 관리하는 주무부처는 제각각이다. 키즈카페 내 식당이나 판매되는 음식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고 같은 놀이기구더라도 시소나 미끄럼틀은 행정안전부가, 유기기구나 유기시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한다. 이는 키즈카페가 현실에 맞는 안전 관리를 할 수 없고,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안전 및 위생 문제가 발생하게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키즈카페 내 충격완화제품으로 쓰는 스티로폼이나 고무 등이 가연성 재질이기 때문에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도 오랜 기간 지적돼온 점이지만, 업종 특성상 방염처리 대상이 일부에 한정돼 있거나 적용되지 않는 곳도 있어 담당부처의 책임과 법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은 “키즈카페 내 놀이시설은 관광진흥법상 기타유원시설업에 해당돼 놀이시설의 안전관리만 받고 있다. 놀이시설의 위생관리나 미세먼지와 같은 문제는 보건당국의 점검대상에서 빠져있는 실정”이라며 법적 허술함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키즈카페 실태조사 및 위생관리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업체와 소비자들에게 해당 시설 이용 시의 주의사항을 공유해야 한다”며 “정부는 면역력이 취약한 아이들에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발굴, 관리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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