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때문에 여자들이 아이를 안 낳는다고?
‘성평등’ 때문에 여자들이 아이를 안 낳는다고?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8.02.1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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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성평등주의 확산은 저출산 극복 대책이 될 수 있을까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페미니즘이나 성평등주의의 확산이 저출산 현상의 원인이라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여성들이 자녀나 가족보다 자신의 자아실현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말인데요, 최근의 연구들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성평등과 출산율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카드뉴스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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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때문에 여자들이 아이를 안 낳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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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의 근본원인은 페미니즘입니다. (…) 가정을 파괴하고 해체하는 페미니즘을 교육계에서 우선적으로 쳐내야 합니다. 여성들의 자아실현이 아닌 가족에 가치와 의미를 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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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의 일부입니다. 성평등주의 확산으로 여성들이 가족을 위한 헌신보다 자아실현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이야기…. 근데 이거 정말 사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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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연구들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성평등주의적 제도의 확산이 출산율 반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평등주의 변화와 합계출산율에 대한 ‘U’자형 가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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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성평등주의가 확산될수록 출산율은 일정 기간 떨어집니다(A-B). 하지만 그 이상으로 성평등주의가 계속해서 확산되면 출산율은 최저점(B)을 찍고 난 뒤, 'U'자를 그리며 반등한다(B-C)는 것입니다.(출처 : Esping-Andersen and Billari,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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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성의 경제활동과 출산율에 대해서는 좀 더 확실한(?) 자료가 있습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OECD 20개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성별 임금격차가 클수록 출산율이 감소한다는 것도 같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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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졌지만, 1996년엔 반대가 됐죠. ▲1980년대엔 성평등주의가 높은 나라일수록 싱글 여성 비율도 높았지만 2010년대엔 반대의 변화가 나타났고, ▲1975년엔 인적개발 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떨어졌지만, 2005년엔 출산율이 반등했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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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취업한 여성일수록 성평등주의 사회에서 더 많은 자녀를 출산한다”며 “성평등주의적 변화가 일어난다면 이들의 출산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2017. 11.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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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계적인 석학인 스웨덴의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 교수도 “(저출산 극복은) 단순히 인구정책으로는 안 된다. 페미니즘을 통해 변화가 온다”며 “스웨덴은 양성평등이 높아지면서 출산율이 반전됐다”고 밝혔습니다.(2015. 10. 경향신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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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권에서도 저출산 극복의 한 방법으로 ‘성평등’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합계출산율 1.3 미만의 초저출산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7일 창립한 국회포럼1.4는 ‘성평등 문화 정착’을 ‘일-가정 양립’, ‘국가적 돌봄체계 확보’와 함께 핵심과제로 삼고 활동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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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성평등과 출산율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홍승아 실장은 “지난 10여 년간 저출산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성평등 관점의 연구는 최근에 와서야 시작됐다”고 꼬집었습니다.(2018. 2.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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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산 현상에 대해 “여성들의 출산 포기이자 출산 파업 현상”이라고 진단합니다(2018. 1. 베이비뉴스 인터뷰). 여성이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를 낳고 키우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연구와 논의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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