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야무진 아이, 밖에서는 전혀 다른 아이로
집에서는 야무진 아이, 밖에서는 전혀 다른 아이로
  • 칼럼니스트 홍양표
  • 승인 2018.02.19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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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두뇌 만들기]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

제 딸 다솜(가명)이는 차분하고 말 잘 듣는 6살 외동아이에요. 집에서는 애교도 많고 엄마에게 조잘거리며 이야기도 잘하고 어릴 때 낯을 많이 가리기는 했지만 저도 내성적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엄마와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한글도 일찍 읽어서 가족들을 기쁘게 했어요. 집에서도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 혼자 잘 놀고 같이 외출을 해도 얌전하게 엄마 옆에서 잘 기다려서 저에게는 착하고 순한 예쁜 딸이에요.

처음 어린이집에 갈 때도 큰 걱정은 안했어요. 그냥 어느 아이들과 같을 줄만 알았어요.

어린이집에서는 소극적이지만 저와 있을 때는 적극적이고 말도 잘 해서 크게 문제라고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이런 제 딸아이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어요.

최근 유치원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다솜이가 유치원에서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의사표현도 거의 안 한다고 하네요. 수업시간 참여도 아주 소극적이라고요. 자유놀이 시간에는 친구가 아니라 혼자 놀고, 발표 시간에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지 않는다며 언어치료를 권하시더라고요. 집에서 말 잘 하고 표현도 잘 하는 아이가 왜 밖에서는 말을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다솜이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친구들이 놀릴까 봐 그런다고 그러네요. 제가 알기로는 친구들이 놀려서 그런 기억은 없는데 말이죠. 발표회 때 혼자만 무대에서 움직이지 않고 결국 울어버리는 다솜이를 보며 제가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집에서는 적극적인 아이가 밖에만 나가면 왜 말도 잘 못하고 소극적인 아이가 될까요? ⓒ베이비뉴스
집에서는 적극적인 아이가 밖에만 나가면 왜 말도 잘 못하고 소극적인 아이가 될까요? ⓒ베이비뉴스

우리 속담에 안방 호랑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런 아이들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집에서는 너무 완벽하게 잘하는데 밖에만 나가면 전혀 다른 아이가 되는 것, 이런 아이들을 우리가 흔히 내성적이라고 합니다.

교사가 학부모에게 아이가 내성적이며 말을 잘 안 한다고 상담을 하면 학부모는 유치원에서만 말을 안 하는 것 같다며 담임교사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교사가 우리 아이의 기를 죽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뇌를 검사해보면 협응력과 시각적 통찰력은 약하고 반대로 열정 지수는 높은 아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고 싶은 욕구는 높아 집에서는 호랑이 역할을 한다지만 밖에 나가거나 낯선 사람을 대할 때는 두렵고 마음이 여려서 먼저 접근하기를 힘들어합니다. 특히 5~6세 아이는 아직 성격이 완성되지 않아 그런 경우가 더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어떤 어머니는 아이가 5살 때는 발표회에서 적극적이고 잘 했는데 6세가 돼서는 무대에서 소극적이라 걱정을 하십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의 성격이 변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듯 성격 또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의 공통적 특징은 눈물이 많고 어두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으며 새로운 사람을 대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커서도 성격이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내성적 성격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죠.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토론식 교육과 모둠 수업 등 발표를 할 기회가 많습니다. 내성적 아이들은 이러한 수업이 외향적 아이들 보다 어렵습니다. 입시, 취업 등 앞으로 아이는 많은 면접도 거쳐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집과 밖 모두 이렇지는 않습니다. 내성적 성격이 고집이 더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두뇌는 좌뇌 선호형이며, 쉽게 좌뇌는 욕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집에서는 게임에 지기 싫어하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부모에게 요구합니다. 이렇게 승부욕이 강하고 열정 지수가 높으면 집에서 원 성격을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부모는 아이가 욕심 많고 자기주장이 강한 똑똑한 아이라 생각합니다. 아이가 부모와 함께 있을 때는 의사표현이 정확하고 머뭇거림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없을 때는 아이는 다른 행동과 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커가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잘하고 싶은 욕구과 열정은 있는데 카리스마가 약해서 친구들이 따라주지를 않고 또 마음이 여려서 밖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것은 아이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언어사고력이 약해지거나 혹은 반대로 언어사고력만 높아 ‘입만 살아있다’는 속담처럼 생각 없이 말만 앞서는 아이로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주로 블록이나 그림 그리기 같은 손을 사용한 놀이로 풀게 됩니다. 이런 놀이 습관이 들면 초등학교에서도 수업시간에 손을 가만히 잊지 못합니다. 책이나 책상에 낙서를 하고 지우개를 계속 가지고 손을 움직입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몸으로 해소하는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몸을 움직입니다. 이러한 것이 깊어지면 조용한 ADHD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떤 처방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먼저 마음이 여린 아이들은 대범하게 키워야 합니다. 어머니들은 마음이 여리기 때문에 오히려 더 보호해서 키웁니다. 하지만 반대로 해야 합니다. 마음이 여리기 때문에 더 일찍 혼자 재워야 하고 더 강하게 키워야 합니다. 또는 멀리 혼자서 걸어가는 훈련도 필요하고 어디 가든 부모보다 앞서는 훈련을 통해 이런 성격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로는 마음이 여린 아이들은 작은 말에도 상처를 받습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에게는 윽박지르거나 잔소리를 줄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버릇없이 키우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했을 때는 소리 지르거나 잔소리하지 말고 오히려 아이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이들은 한번 잘못한 것을 바로 고치기 위해서는 최소한 3개월 정도는 꾸준히 훈련해야 합니다. 잘못했을 때 혼내기 전에 아이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꼭 물어 보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마음을 먼저 이해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아이에게 직접 물어봐야 안 좋은 행동을 고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홍양표는 25년째 유아 및 초중등 두뇌 교육을 연구하고 있으며 「엄마가 1% 바뀌면 아이는 100% 바뀐다」, 「우리 아이 천재로 키우는 법」, 「부모가 바뀌어야 자녀가 바뀐다」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여러 방송에서 두뇌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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