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뽀로로의 다른 점은? 리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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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뽀로로의 다른 점은? 리액션!
  • 칼럼니스트 권장희
  • 승인 2018.03.13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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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육아 지혜바구니] 비디오증후군의 위험성

아이가 어릴 때 어른들로부터 이런 조언을 듣곤 했다.

“아기가 엄마아빠에게 재롱을 떠는 것이 아니고 엄마와 아빠가 아기 앞에서 재롱을 많이 떨어주어야 해!”

부모는 아기에게 호기심이 많고 아기의 표정과 눈짓, 아기가 하는 모든 말들에 흥미를 보이고 반응한다. 그래서 때때로 아이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모는 아기 앞에서 본의 아니게 열심히 재롱(?)을 부린다. 

이런 경우도 종종 있다.

아기는 엄마를 보고 웃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얼굴에 약간의 경련이 일어난 것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 얼굴의 찡그림을 본 엄마는 아기가 자기를 보고 웃었다며 박수를 치며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온 가족을 아기 앞으로 다 불러온다. 아기가 자기를 보고 웃었다고 자랑하며 다시 한 번 웃어보라고 아이에게 사정을 하며 보채곤 한다. 아기 입장에서는 얼굴에 단지 경련이 일어났을 뿐인데 엄마의 오버에 난감할 뿐이다.

부모의 리액션에 아이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는 다른 실험도 있다. 엄마가 일정 시간 동안 무표정하게 아기를 바라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눈빛을 어디에 둘지 몰라 당황하다가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부모가 자기에게 무관심한 표정을 지으면 그 자체로 아이에게는 공포인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엄마가 아기에게 관심과 반응을 보일 때, 아기는 ‘아 세상은 정말 살만한 곳이구나!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이 정말 많구나!’ 이런 인식이 무의식 가운데 생긴다고 한다. 영유아기에 부모의 관심과 반응만큼 아이에게는 내적 안정감과 자아존중감이 형성된다는 의미이다.

부모의 적극적인 리액션은 아기들의 뇌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부모와의 적극적인 상호작용 가운데 뇌에는 소위 ‘창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창문’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관계 맺고, 다른 사람의 태도와 행동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기술을 발휘하는 능력이다. 

요즘 아기들이 부모 다음으로 만나는 사회적 관계는 애니메이션 속의 ‘뽀로로’이다. ‘뽀통령’으로 불릴 만큼 아기들에게 부모 이상의 영향력 있는 친구가 돼 있다. 문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뽀로로는 부모와 달리 아이에게 절대로 리액션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뽀로로를 보면서 ‘안녕 뽀로로 반가워’ 인사를 하면 뽀로로가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에게 ‘너도 안녕 오늘도 나를 보러 왔구나!’ 이렇게 반응하지 않는다. 아이가 뽀로로에게 무슨 말을 하든지 뽀로로는 자신이 하던 일만 계속한다. 도무지 아이에게는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거나 아이의 행동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뽀로로는 아기가 자기를 보지 않고 다른 일을 해도 ‘왜 자기를 봐주지 않느냐’며 화를 내지도 않는다. 각자의 삶이 있을 뿐,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그 무엇도 일어나지 않는다. 너의 행동은 너의 행동일 뿐이고 나의 행동은 나의 행동일 뿐이다.

아이들은 영상 속의 이미지와 현실의 삶을 구분하는 능력이 없다. 현실의 엄마와 모니터 속의 뽀로로는 동일한 상대방으로 인식된다. 아이들이 뽀로로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고, 개인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엄마와 시간을 보내는 것과 같다. 적어도 아이의 뇌 속에서는 동일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아이들이 뽀로로를 보고 있으면 엄청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뇌 속에서는 단지 창문이 없는 건물을 열심히 짓고 있는 중이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관계 맺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기술 영역이 발달하지 않고 지체된다. 이러한 사회적 기술의 발달지체는 일종의 유사자폐 증상으로 나타난다. 비디오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이 언어지체와 유사자폐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아이가 스마트폰이나 TV를 바라보고 있는 그 시간에 아이의 뇌 속에는 창문 없는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베이비뉴스
우리 아이가 스마트폰이나 TV를 바라보고 있는 그 시간에 아이의 뇌 속에는 창문 없는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베이비뉴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유사자폐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아침에 등원을 하는 아이들을 선생님이 반갑게 인사하며 맞이한다.

“유찬이 왔구나! 안녕, 어서 와!” 

선생님이 먼저 인사를 하면 아이도 선생님에게 달려가며,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사를 하고 선생님 품에 한번 안기고 교실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선생님의 인사를 받지도 않고 무심하게 빤히 쳐다보고는 선생님을 지나쳐 교실로 들어간다.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단지 오늘 아침 아이의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뽀로로’라고 생각하고 뽀로로처럼 반응하는 것일 수 있다. 뽀로로는 항상 자신에게 그렇게 반응했다. 자기가 어떤 관심을 보여도 그는 자신의 행동에만 열중했지 나에게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이 자신에게 인사를 해도 아이는 뽀로로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반응했을 뿐이다. 

또 일과 중에 자유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자 이제 자유놀이 시간 끝났으니 가지고 놀던 것들은 사물함에 넣어 놓고 선생님 앞으로 모이자!” 이렇게 말하면 아이들은 하던 놀이를 정리하고 물건을 사물함에 두고 선생님 앞으로 모인다.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선생님이 무엇이라 말씀하시든 말든 전혀 관심 없다. 자신이 하던 일만 계속 하는 아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실에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 역시 자신이 뽀로로인 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뽀로로는 항상 그렇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뽀로로는 아이의 말이나 요구를 늘 무시했고,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뽀로로는 나의 행동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가정에는 이런 아이가 한명이지만, 교실에는 수십 명이나 된다. 그래서 지금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너무 힘들다. 선생님에게 눈을 맞추고 선생님의 말씀을 존중해서 반응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유사자폐증처럼 앉아 있는 아이들의 주의를 끌고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선생님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소리를 질러야 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성대가 상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들의 사회적 기술의 결핍은 앞으로 점점 심해질 것이다. ‘유튜브’ 채널 순위를 조사한 기관에서 발표한 조회수 많은 순위를 보니 상위 20개의 채널 중에 무려 8개의 채널이 영유아대상 컨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이었다. 사회적 기술이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에 우리 아이들이 너무나 많은 시간을 유튜브 같은 곳에서 제공하는 영상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우리 아이가 스마트폰이나 TV를 바라보고 있는 그 시간에 아이의 뇌 속에는 창문 없는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언어발달 지연은 물론이고 유사자폐라는 마음의 장벽을 높이 쌓아 올리는 있는 것을 부모는 깨달아야 한다.

영상은 잠깐의 육아 도우미로 유용한 듯 보이지만, 그것은 아이들의 뇌발달과 인격형성을 방해하고 해치는 치명적인 흉기가 될 수 있다. 미디어에 아이를 맡기는 대신 부모의 적극적인 반응으로 아이들의 뇌 속에 많은 창문을 만들어주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자!

*칼럼니스트 권장희는 교직생활을 거쳐 시민운동 현장에서 문화와 미디어소비자운동가로 청소년보호법 입법을 비롯해, 셧다운제도 도입,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활성화, YP활동(청소년스스로지킴이, 미디어교육활동) 개발 보급 등을 해왔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예방을 위한 민간교육기관인 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를 설립해 기쁘게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 아이 게임절제력」, 「인터넷 게임세상 스스로 지킨다」, 「게임 스마트폰 절제력」,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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