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록 허위로 기재했지만 무죄? '예강이 사건' 논란
의료기록 허위로 기재했지만 무죄? '예강이 사건' 논란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03.14 22: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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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강 어린이 응급실 사망사건 1심 판결에 유족·환자단체 '반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1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토즈 교대점에서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전예강 어린이 어머니 최윤주 씨가 '전예강 어린이 응급실 사망사건 민·형사 판결 문제점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1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토즈 교대점에서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전예강 어린이 어머니 최윤주 씨가 '전예강 어린이 응급실 사망사건 민·형사 판결 문제점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의료기록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맞지만, 무죄다? 4년 전 일어난 전예강 어린이 응급실 사망사건의 판결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의료기록 허위 기재 혐의를 받은 간호사에게 무죄를 내린 1심 판결을 두고서, 유족과 환자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예강이 어머니 최윤주 씨는 “사망 후 4년이 지났는데 아직 정확히 사인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민·형사 재판 결과를 기다렸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토즈 교대점에서는 ‘전예강 어린이 응급실 사망사건과 1심 법원의 민·형사판결 문제점 관련 환자단체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암시민연대,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등 8개 환자단체가 연합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예강이 어머니 최윤주 씨와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 등 유족과 환자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법원의 결정을 규탄했다.

◇ 응급실에서 세상 떠난 아이…패소 판결 내린 재판부  

1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토즈 교대점에서 열린 ‘전예강 어린이 응급실 사망사건과 1심 법원의 민·형사판결 문제점 관련 환자단체 기자간담회’에서 어머니 최윤주 씨가 발언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1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토즈 교대점에서 열린 ‘전예강 어린이 응급실 사망사건과 1심 법원의 민·형사판결 문제점 관련 환자단체 기자간담회’에서 어머니 최윤주 씨가 발언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예강이의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실정이다. 2014년 1월 당시 만 9살이던 예강이는 3일간 간헐적으로 코피를 흘리는 증상을 보였다. 동네 병원, 중소병원을 거쳐, 23일 오전 9시 47분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가게 됐고, 응급실 도착 후 7시간 만인 오후 4시 54분에 사망했다.

유족은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했지만 병원이 거부해 각하됐다. 유족은 각하 결정 이후 병원과 민사소송을 시작했고, 인턴의사 김아무개 씨와 간호사 유아무개 씨를 응급진료기록지·간호기록지 허위기재를 이유로 형사고소 했다. 

민사소송 1심 판결은 지난해 10월 25일 나왔다. 하지만 유족은 패소하고 말았다. 의료진의 실수가 없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지난달 28일에는 형사소송 1심 판결도 내려졌는데, 인턴 의사에게는 100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졌고, 간호사는 무죄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간호사 유 씨의 간호기록지 오기에 대해 단순한 실수로 판단했다.

인턴의사 김 씨에 대해서는 당일 응급실에 있었던 환자 18명 중 9명(예강이 포함)의 응급진료기록부를 허위기재한 점을 인정, 죄질이 가볍지는 않지만 당시 인턴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응급진료기록부 작성업무까지 맡아 안이하게 기록을 작성했다는 점과 거짓 기재가 이후 진료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일부 참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과 환자단체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심 민·형사 판결에서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하는 주요 논점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대학병원 응급수혈 시스템 ▲작동하지 않은 대학병원 협진시스템 ▲의료과실을 숨기는 진료기록시스템 ▲전공의들의 무리한 요추천자 시술 등으로 정리했다. 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사무처장은 “이번 판결은 진료시스템 자체를 붕괴할 수 있는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며 “의료사고 유족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족과 환자단체는 사건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협진시스템에 대해 재판부가 무게를 두지 않았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은 “협진결과에 없는 요추천자 시술을 협진결과에 포함된 적혈구 수혈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행해 예강이가 사망한 것”이라고 전했다. 요추천자 시술은 뇌수막염·뇌염 진단을 위해 뇌척수액을 뽑거나 약을 투여하기 위해 긴 바늘을 허리뼈 사이에 삽입하는 검사법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예강이의 사망 원인을 ‘요추천자 시술’의 무리한 시행으로 추정하면서 “(의료진이) 소아청소년과의 협진 의뢰에 따른 소아신경과·소아혈액종양과의 협진결과 회신을 기다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아신경과 전공의 2년차 이아무개 씨는 본인이 협진주치의로 직접 회신한 협진결과와 다르게 요추천자 시술 수시처방을 했다”며 소아신경과 의사 이 씨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전예강 어린이 사망사건 관련 의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난예강이' 홈페이지. ⓒ난예강이
전예강 어린이 사망사건 관련 의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난예강이' 홈페이지. ⓒ난예강이

◇ “의료기록 공개…전문가들과 국민들이 관심 가져달라”

유족과 환자단체는 이 자리에서 예강이 응급실 사망사건과 관련한 의료의무기록과 CCTV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건에 관심이 있는 전문의료인과 국민들이 자유롭게 자료를 검토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료는 공식 홈페이지 ‘난예강이’(http://iamyekang.tistor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예강이 부모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보상이나 형사처벌이 아니라 사인(死因) 규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강이 응급실 사망사건이 법률·제도 개선 관련 이슈에서 큰 주목을 받은 반면, 사건 그 자체나 주요 논점에 대해서는 큰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많은 의료인들이 전문가적 양심으로 예강이 응급실 사망사건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어머니 최 씨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법원 정문으로 이동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최 씨는 “진료기록 허위가 명백하지만 실수라고 주장하니 무죄라고 합니다. 의료사고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의료과실을 입증할 수 있을까요?”라는 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호소했다. 

전예강 어린이 어머니 최윤주 씨가 피켓을 들고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전예강 어린이 어머니 최윤주 씨가 피켓을 들고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편 유족은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또 다른 희생자들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활동도 지속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개정된 법은 ‘예강이법’으로 불리고 있다. ‘예강이법’은 ‘의료분쟁조정법’과 ‘진료기록 블랙박스법’ 등 두 가지 법안을 말한다. 

일명 ‘신해철법’이라고 부르는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사고 피해를 본 당사자와 유족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하면 의사와 병원 동의여부에 상관없이 분쟁 조정이 시작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 2월 국회를 통과한 진료기록 블랙박스법은 진료 기록부의 원본·추가·수정 내용을 온전하게 보존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다. 또한 이 법에는 환자가 진료기록부 확인을 요청할 때, 해당 기록 일부 또는 전부를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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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shi**** 2018-03-21 00:49:13
매체를 통해 다시한번 알려지면 좋겠어요.. 병원이 정직해지면 좋겠지만 그걸 기대하긴 힘들고..사연이 너무 안타깝네요 에구..

db**** 2018-03-20 12:44:11
안타까운 일이네요 많이 속상 하시겠어요

kingka**** 2018-03-18 12:24:34
이런 사건이 이슈가 잘 안되는게 안타깝네요.. 엄청 억울할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