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3살 된 딸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딸 아이와 애정 표현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신문기사를 보니 뽀뽀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치균이 전염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뽀뽀만 해도 충치를 옮길 수 있는 것일까요? 전문가의 답변이 궁금합니다.
A. 아이들이 건강하게 크는 것만큼 부모님들께서 원하시는 건 없습니다. 그중에서 튼튼한 치아의 유지 또한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치아에 충치가 발생하곤 하는데 부모님께서 아이들에게 하는 사랑의 뽀뽀가 그 원인일 수도 있다는 조금은 쇼킹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먼저, 충치는 전염된다 vs 전염되지 않는다. 어떤 의견이 옳을까요? 결론은 ‘충치도 전염된다’입니다. 한 연구에서 무균동물에서는 아무리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해도 충치가 생기지 않았으나 다른 동물로부터 충치 유발 세균이 전염되고 난 후에는 충치가 발생한다는 것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구강 내에 충치를 유발하는 병원균이 없다면 충치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충치는 일종의 전염성 질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 중에서 뮤탄스균(streptococus mutans)은 충치 발생에 있어서 가장 주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들은 입안이 당분을 대사해서 치아에 단단하게 들러붙어서 산을 생성함으로써 충치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Caufield 등은 생후 19~31개월의 기간을 ‘감염의 창(window of infectivity)’이라고 하여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기간에 뮤탄스균에 감염이 된다고 했는데, 현재는 이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감염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뮤탄스균은 식품에서는 발견이 되지 않고 유일한 감염경로가 가족입니다. 형제자매에 의한 수평적 전염도 가능하지만 주로 양육자(부모님, 조부모님)로부터 아이에게 전염이 됩니다. 이는 뽀뽀, 음식물 씹어서 주기, 뜨거운 음식물 호호 불어서 주기 와 같은 직접전염과 숟가락, 공갈젖꼭지, 아기 손가락 등을 통한 간접전염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육자가 치과 질환이 있다면 입보다는 볼에 애정표현을 해주는 게 좋고, 아이의 식기나 숟가락 그리고 칫솔은 따로 사용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보호자의 구강 내 뮤탄스균 수를 줄여주면 아이의 구강 내에 뮤탄스균이 확립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머니가 임신 중이라면 중기(14~20주)에도 치과 치료가 가능하긴 합니다만, 임신을 계획하는 시기에 미리 보호자가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이 될 수 있습니다.
혹여나 이 글을 읽으시고 너무 죄책감을 가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으시진 마세요. 충치의 발생에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들(식이습관, 구강위생관리, 치아, 타액 등)이 관여합니다. 뮤탄스균이 구강 내에 존재한다고 해서 꼭 충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뮤탄스균 전염은 우발적인 일회성 접촉에 의해서 일어나기 어려우며, 일정 수 이상의 뮤탄스균체가 포함된 타액이 반복적으로 접종돼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쳐야 할 습관이 있다면 고치고, 이를 통해 최대한 감염의 시기를 늦추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유성구는 부산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산대 치과병원 소아치과 레지던트를 거쳐 소아치과 전문의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부산대학병원 외래교수 및 부산 동래어린이치과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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