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적응기간, 편안히 끝내셨나요?
어린이집 적응기간, 편안히 끝내셨나요?
  • 칼럼니스트 김정아
  • 승인 2018.03.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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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한 육아 Q&A] 아이가 교사와의 애착을 형성하는 시기, 적응기간

Q. 직장 생활을 위해 이제 6개월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약 2주간의 적응 기간이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저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그런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제가 가고 나면 금방 울음을 그치고 놀이도 잘 하며 즐겁게 생활했다고 하십니다. 왜 아직 적응하지 못할까요?

아이가 양육자와 떨어지는 상황을 거부하는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베이비뉴스
아이가 양육자와 떨어지는 상황을 거부하는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베이비뉴스

A. 3월이 시작되고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던 신학기 적응 기간이 마무리돼 가고, 아이들이 안정을 찾으면서 어린이집 등원 시간이 조금은 여유로워지는 시기입니다. 보통 신학기 적응 기간은 1주에서 2주 동안 진행하게 되는데, 이 기간에 모든 아이가 적응을 마치고 활짝 웃는 얼굴로 등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떤 친구는 일 년 동안 등원 때마다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하루 이틀 즐겁게 뛰어오더니 갑자기 등원을 거부하기도 하고, 또 어떤 친구는 첫날부터 제집인 양 들어와 놀이하기도 합니다.

성인들도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기간의 차이가 있듯이, 아이들도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에 적응하는 것에 대한 '개인차'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애착’입니다.

아이들은 생후 약 50일 정도까지, 스스로 울음과 미소 등과 같은 본인만의 애착 신호를 만들어 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영아들은 본인의 신호에 따라 상대방의 행동을 유도하기만 할 뿐, 그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 애착 신호는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양육자가 아닌 낯선 대상에게도 같은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배가 고파서 ‘울음’이라는 애착 신호를 보냈을 때, 배고픔을 채워주는 대상이 양육자이든, 처음 보는 누군가이든 상관없이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시기이지요.

이후 약 6개월 정도가 되면, 특정 사람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다른 애착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전에는 애착 신호를 주기만 하였다면 이제는 상대방과 그 사람의 행동에 따라 반응을 함께 보이는 것이지요.

위의 상황과 같이 배가 고파 울었을 때, 낯선 이가 등장해 우유를 건네주어도 잠시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거나 배고픔을 잊고 낯섦을 울음으로 다시 표현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를 움직이게 되는 활동성과 자율성이 커지면서 양육자가 자신의 신호에 반응하기를 기다리기만 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탐색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탐색을 시작하기에는 두려움이 남아 있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 기지’를 만들게 되고, 이 안전 기지가 바로 애착의 대상, 양육자가 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 기지에 변화가 생기게 되면, 다시 말해 안전 기지인 양육자가 사라지는 상황이 된다면, 이에 대한 불안을 표현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낯가림'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즉, ‘애착’은 ‘아이와 양육자와의 정서적인 유대감’이며, 이 애착의 대상자는 자신의 새로운 탐색을 위한 ‘안전 기지’의 역할을 해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양육자와 떨어지는 상황을 거부하는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모습입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우산을 쓰고 걸어가다가, 우산이 아닌 우비를 입고 간다면, 처음에는 어색함이 있겠지만, 곧 우비에 적응되어 가던 길을 계속 걷게 될 것입니다.

아이는 지금 당장 안전 기지인 양육자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하지만, 곧 교사를 새로운 안전 기지 삼아 다양한 도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안전 기지의 변화에 익숙해지면서 장소에 따른 안전 기지 즉, 어린이집에서의 애착 대상이 명확해지면 양육자와의 헤어짐을 조금씩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교사에게로 애착의 대상을 옮겨가는 것이 수월해질 것입니다.

아이마다 ‘개인차’가 존재해 이 시기가 상대적으로 짧을 수도,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기간이 조금 길어지더라도, 수많은 어린이집 중에서 해당 어린이집을 선택했던 안목을 믿어보면서, 또 우리 아이가 잘 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것을 믿으며 따뜻한 신뢰의 눈빛과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부모님들의 마음 속에 아이들을 향한 신뢰와 믿음이 더욱 커져 곧 활짝 피어날 봄꽃들처럼, 아이들의 얼굴에도 웃음꽃 만발해 등원할 날이 조금은 더 빨리 가까워지길 바라봅니다.

*칼럼니스트 김정아는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였고, 어린이집에서 10여 년간 교사로 근무한 후 원장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상황에서의 자녀 양육을 위한 도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보육교사들의 보수교육을 진행하는 멀티캠퍼스에서의 강사 활동을 통해 보육교사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실제 학령 전기의 두 딸을 양육하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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