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패럴림픽, 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칼럼니스트 김대욱
  • 승인 2018.03.22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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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바보 사진사의 포토에세이] 봄에 떠나는 아빠와 아들의 추억여행
아빠와 아들의 여행. ⓒ김대욱
아빠와 아들의 여행. ⓒ김대욱

"아들아, 우리 여행 갈까?"

"정말? 좋아 좋아~ 그런데 어디?"

"아빠가 8살 때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렸어. 30년만에 다시 올림픽을 하는데 우리가 여기 가야 하지 않겠니?"

"그럼… 평창가는 거야?"

"아니, 우린 강릉으로 갈거야. 패럴림픽 경기가 강릉에서 열리거든. 가서 동해바다도 보자!"

"그래 좋아~ 아빠 최고다!"

강릉 하키 센터 앞에서. ⓒ김대욱
강릉 하키 센터 앞에서. ⓒ김대욱

그렇게 우리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릉에 도착했다. 무작정 떠나온 여행이지만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패럴림픽이 열리는 강릉에서 하나된 열정이 만드는 뜨거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올림픽보다 더 진한 감동의 스토리가 있는 패럴림픽, 장애를 열정으로 이겨내는 선수들을 보며 아들은 희망의 가치를 깨달았으리라.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관람 중. ⓒ김대욱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관람 중. ⓒ김대욱

강릉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는 세계 최강 캐나다와 이탈리아가 맞붙고 있었다. 경기장의 열기는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때 만큼이나 뜨거웠다. 선수들은 열정적으로 경기했고 관중들은 뜨겁게 응원했다.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고 선수와 관중 모두 하나되어 경기는 흥미진진했다.

올림픽선수를 꿈꾸며! ⓒ김대욱
올림픽선수를 꿈꾸며! ⓒ김대욱

아들은 경기를 보며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경기 관람 후 넌지시 하는 말.

"난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가 될거야^^"

"그래, 아들... 운동 선수가 되는 꿈이든지 어떤 꿈이든지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을거야! 패럴림픽의 영웅인 저들처럼..."

우리를 기다리는 푸른바다, 그리고 갈매기. ⓒ김대욱
우리를 기다리는 푸른바다, 그리고 갈매기. ⓒ김대욱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두 번째는 봄바다였다.

봄이라지만 아직은 차가운 바람, 맑은 바닷물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저 멀리 서 있는 등대, 수많은 갈매기, 우리는 이 모두를 보았다. 오랜만에 바다를 본 아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모래사장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 앞에서 잠시 주춤하더니 이내 신발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바다 가까이 다가가더니 물 속에 발을 담가본다.

차가워도 괜찮아. ⓒ김대욱
차가워도 괜찮아. ⓒ김대욱

아들은 얼마나 좋았던지 신발도 벗지않은 채로 들어갔지만 전혀 추위를 느끼지 않는 듯 했다. 그만큼 바다가 주는 감동과 기쁨이 잠시 느끼는 추위보다 컸기 때문이겠지! 나도 함께 신발을 벗고 아들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신나는 물놀이를 한 후, 우리는 모래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만큼 높아진 모래성을 보고 아들은 무척 행복해했다. 그래서인지 집에 갈 시간 모래성을 들고 가겠다며 떼를 쓰는 바람에 아들의 마음을 돌려놓느라 애를 먹었다. 다행히도 때마침 갈매들이 한가득 찾아와 아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고 친구가 되어 줬다.

갈매기야 반가워. ⓒ김대욱
갈매기야 반가워. ⓒ김대욱
나는 모래성 아티스트. ⓒ김대욱
나는 모래성 아티스트. ⓒ김대욱

아쉬움을 간직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들은 눈물을 훌쩍이며 꼭 이곳으로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또 나중에는 엄마랑 동생도 모두 와서 바다에서 놀았으면 좋겠고, 자신이 만든 모래성이 그 때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렇게 여행을 통한 추억으로 우리는 또 다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아빠는 일터로, 아들은 배움터로! 1박2일간의 꿈만 같은 시간이 촉매제가 되어 우리는 각자의 일상을 더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봄날 무작정 떠난 아빠와 아들의 추억여행! 대성공~!"

아빠 함께 가자. ⓒ김대욱
아빠 함께 가자. ⓒ김대욱

우리 모두 봄에는 자녀들과 단둘이 무작정 여행을 한번 떠나보면 어떨까!

안녕, 다음에 또 올게. ⓒ김대욱
안녕, 다음에 또 올게. ⓒ김대욱

*칼럼니스트 김대욱은 공주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CCC 공주지부에서 대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교사인 아내와 함께 대한민국의 교육과 현대사회의 육아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남편이다. 아들 딸을 둔 아빠로서 그들의 일상과 삶을 기록하는 아마추어사진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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