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미세먼지 마스크, 못 만드나? 안 만드나?
재활용 미세먼지 마스크, 못 만드나? 안 만드나?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8.04.10 14: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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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점검] 마스크 비용 가계부담으로 작용...재활용 출시 가능성은 '제로'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일회용 마스크 사용 시간이 두 시간이라던데 너무 비싸서 아이 등·하원할 때만 사용해요. ‘안 쓰는 것보다 낫겠지’ 생각하며 이틀 정도 사용하고 버려요.”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이유리(33·여) 씨의 하소연이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발생하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보건용 마스크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몇 천원도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재활용을 할 수 없는 일회용으로 출시되고 있고, 가족 간 돌려쓰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가계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일회용 마스크의 가격은 개당 1000~3000원 정도다. 한 달 동안 매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3~9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4인 가족이라면, 매달 12~36만 원의 추가비용의 지출이 생긴 셈이다. 최근엔 필터를 갈아 끼워 두세 번 더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가 나왔지만 이마저도 4000~7000원 수준이라 경제적 부담이 없을 수 없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발생하는 날이 늘어나면서 마스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베이비뉴스
미세먼지와 황사가 발생하는 날이 늘어나면서 마스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베이비뉴스

◇ 미세먼지 마스크 종류 많지만 재활용 제품은 '전무'

현재 시중에 출시돼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제품 유형별로 보면, 일반형, 필터교체형, 배기밸브형, 필터교체 및 배기밸브형 등으로 나뉜다. 이 제품들은 모두 일회용이다. 필터를 교체해서 사용하는 제품도, 결국에는 필터는 한 번밖에 쓰지 못하기 때문에 일회용인 셈이다. 세탁해서 여러 번 쓸 수 있는 방한용 마스크를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 적지 않게 있는데, 잘못된 판단이다.

일부 업체에선, 보건용 마스크가 마치 재활용이 가능한 것처럼 기능을 허위, 과대 광고하고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 등 인터넷에 판매되는 보건용 마스크 광고를 점검한 결과 1706건 중 138건이 허위 및 과대광고로 적발됐다.

실제 ‘재활용 가능’이란 말을 제목에 넣어 온라인 마켓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허위 광고로 적발된 A업체 관계자는 “판매자가 잘못 쓴 것 같다. 포장지에는 재활용이라고 쓰여 있지 않을 거다. 황사마스크는 재활용되는 거 없다. 며칠 쓰고 버려야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마켓에서 ‘재활용 가능’이란 문구를 넣어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 ⓒ네이버 쇼핑 검색 결과
온라인 마켓에서 ‘재활용 가능’이란 문구를 넣어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 ⓒ네이버 쇼핑 검색 결과

◇ 재활용 미세먼지 마스크 출시될 가능성은 '제로'

그렇다면 재활용할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는 과연 못 만드는 걸까? 안 만드는 걸까?

마스크 제조업체와 관련 기업들의 입장을 종합하면, 당분간 재활용 보건용 마스크가 시중에 출시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보건용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원리 중 하나는 정전기다. 정전기를 띠는 섬유가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원리인데 마스크를 세탁하거나 다시 사용하면 정전기 기능이 떨어져 미세먼지 차단 효과도 낮아지고 위생상의 문제도 발생한다.

생활용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B업체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는 정전기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거르는데, 빨아 쓰면 조직이 손상돼 기능이 떨어진다. 필터 자체가 손상되면 누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필터를 교체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보건용 마스크를 비롯해 다양한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C업체 관계자는 “마스크를 일회용으로 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생 때문이다. 마스크가 입과 코에 밀착되는 제품이다 보니 위생을 고려해 일회용으로 제작한다”며 “기술상으로 재활용 마스크를 만들면 만들 순 있지만 위생과 편리성을 따졌을 때 일회용으로 제작하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마스크의 종류. ⓒ베이비뉴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마스크의 종류. ⓒ베이비뉴스

◇ “재활용 마스크 제작, 비용·기술적 문제 있어”

일부 기업에서는 재활용 보건용 마스크 제작 가능성을 두고서, 비용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난색을 표했다. 재활용 보건용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어도 소비자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비용으로 출시하기가 쉽지 않고 재활용 보건용 마스크를 제작하기 위한 기술적 수준도 올라있지 않다는 의견이다.

황사 및 미세먼지 마스크를 비롯해 각종 위생용품을 제조하는 D업체 관계자는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는 부직포가 미세먼지를 막는 역할을 하는데 호흡을 하다보면 습기를 머금어 기능이 떨어진다. 현재의 기술로는 재활용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E업체 관계자는 “마스크가 구겨지거나 세탁을 하면 필터가 손상돼 미세먼지 차단율이 크게 떨어진다. 요즘엔 친환경 같은 것들을 많이 따지는데 재활용 제품이 대중적이지 않은 걸 보면 아무래도 기술이나 비용적인 문제가 있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미세먼지 필터를 개발하는 F연구소 관계자 또한 “마스크가 너무 비싸면 사람들이 사지 않을 거 아니냐. 지금의 일회용 마스크 원가는 낮은데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면 기술과 단가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엔 경제성 문제”라고 얘기했다.

식약처에서는 보건용 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지정, 관리하며 마스크를 구입할 때 ‘의약외품’이란 문구와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 표시를 확인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제품의 종류와 유형이 다양한 만큼 마스크를 선택하는 데 개인별 상태와 조건을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우린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인정한 제품을 보건용 마스크로 보는 것”이라며 “다양한 소재의 마스크가 출시돼있지만 각기 다른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품끼리의 비교는 어렵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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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2018-04-18 09:24:55
제가 사용하는 미세먼지 마스크 재활용 방법 소개.
값이 비싸서 매번 사기 부담스럼죠
중요한것은 마스크 재질의 미세한 조직이 변형되지 않아야합니다
부비지 말고 흐르는 물에 먼지를 털어내듯 씻어낸 후 비틀어 짜지말고 그냥 뿌려서 응달에 건조하면 한두번정도는 더 사용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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