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서 소극적인 아이, 사회성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어린이집서 소극적인 아이, 사회성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 칼럼니스트 김지연
  • 승인 2018.04.12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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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이의 사회성 Q&A] 어울리는 것에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

Q. 4살 아이입니다.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어린이집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잘 하지 않고, 소극적이며 친구에 대한 이야기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담임선생님께 여쭤봐도 특별한 일 없이 잘 지낸다는 말만 합니다. 혹시 우리 아이의 사회성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걱정입니다.

A. 아동이 타인과의 관계에 관심이 생기는 시기는 3~4세경이라고 합니다. 사회성의 씨앗을 뿌리는 시기죠. 이 씨앗이 자라나는 시기는 5~6세경입니다. 사회성이 형성되고, 타인과 관계 맺음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질문자의 아동의 경우 아직은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져야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언어적으로도 만 3세 이후가 돼서야 집 밖에서 있었던 일의 전달이 가능해지니 당장은 사회성이 문제다, 아니다라고 논할 사항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함께도 놀고, 혼자도 놉니다. 이것은 이상하거나 남다른 행동이 아닙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은 함께도 놀고, 혼자도 놉니다. 이것은 이상하거나 남다른 행동이 아닙니다. ⓒ베이비뉴스

1. 사회성은 부모가 만들어줘야 한다?

많은 부모님들이 산후조리원 부터 시작해, 문화센터, 어린이집 등 수많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녀를 많이 낳지 않기에 형제를 대신해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해주고 싶은 생각을 부모들도 많습니다.

이런 모임들 덕분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또래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이런 모임을 많이 가지는 것이 아이의 사회성에 도움이 될 것이란 착각을 하십니다. 그 모임의 취지는 부모들이 육아를 공유하는 것이지, 아이들이 사회성 훈련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생각할 것은, 또래를 만나는 것이 무조건 자연스럽고, 즐겁지 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함께 어울린다’는 것은 연령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말입니다.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 정도가 적당한 말일 것입니다. 이러한 모임에서 내 아이가 또래와 함께 어울려 놀며, 사회성이 좋아지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그저 부모님의 육아 모임에 아이가 함께 따라온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또래를 경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입니다.

2. 어린이집에서의 일을 시시콜콜 묻지 마세요

대부분의 부모가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있던 아이들의 일과가 궁금할 겁니다. 저 또한 제 자녀가 오늘은 누구와 놀았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은 뭐라고 하셨는지 많은 것을 궁금해 했습니다.

그런데, 한 초등학교 6학년 내담자와의 상담에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묻지 마세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분은 어땠는지..., 한두 번도 아니고 짜증나요. 스토커 같아요. 그거 관심 아니에요!”

어릴 때부터, 부모의 잦은 질문으로 인해 이젠 화까지 난다고 표현한 이 아동은, 힘들거나 싫었던 상황을 자꾸 이야기해야 할 때마다 그때의 기분을 되새김질 하는 것이 싫다고 했습니다. 집에 오면 엄마와 새롭게 신나는 이야기로 나쁜 기분을 잊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더 짜증이 난다고 말입니다.

어린 자녀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심각한 경우를 제외하고, 어린이집에서 다소 좋지 않은 일이 있었어도, 반복된 질문으로 자꾸 그 감정을 되새기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 해 내부적으로 이겨내는 시간을 줘야합니다. 나중에 문득 생각이 나 부모에게 이야기하면 그제야 그 감정을 다독여주시고 함께 공감해주시면 충분합니다.

3. 부모의 감정을 아이의 감정과 동일시 하지 마세요

현장 학습에 다녀온 자녀의 일과가 궁금한 부모가 오늘 밥은 누구와 먹었는지 궁금해 한다고 가정합시다. 이 질문에 아이가 “나 혼자 먹었는데”라고 말을 한다면 부모는 어떤 감정일까요?

대부분의 부모는 “왜? 왜 혼자 먹었어?”라고 물을 것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왜 혼자 먹었는지 따위는 생각지도 않습니다. 혼자 먹어도 되고, 둘 이 먹는다고 더 좋을 것도 없습니다. 그저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외출해 산책도 하고 밥도 먹었다'가 중요한 것입니다.

몇몇 부모는 아이가 혼자 밥을 먹었다는 사실에 자신의 감정을 넣어, “혼자 먹어서 외로웠겠다” 등의 공감을 해주고는 합니다. 그것은 잘못된 공감입니다. 부모의 잘못된 감정이입으로 아이는 밖에 나가 산책하고 밥도 먹었던 일이 외롭고 슬픈 일이 돼버릴 것입니다.

사회성이 좋은 아이는 양보와 배려심이 깊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부모는 가르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사과와 양보를 강요하기도 합니다.

만 4~5세가 돼야 타협이 가능하고, 약속의 개념도 생깁니다. 그런데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무조건 이해하고 양보하라는 것은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도록 옆에서 설명을 해주는 노력은 하되, 강요하지 마세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함께도 놀고, 혼자도 놉니다. 이것은 이상하거나 남다른 행동이 아닙니다. 그 과정을 겪으며 사회성이 자연스레 형성되고, 자신과 맞는 친구, 맞지 않는 친구를 구분하는 법도 익히게 됩니다. 유치원 시기인 만 5세경이 지나도 아동이 단체 생활에 어려움이 보이면 그때 가서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 주세요. 아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사회성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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