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영양↓' 우리 아이 식탁이 위험하다
'간식↑ 영양↓' 우리 아이 식탁이 위험하다
  • 칼럼니스트 오재원
  • 승인 2018.04.16 16:5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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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튼튼하게] 소아영양의 첫 번째 우선순위는 ‘성장
성인 영양의 기본 원칙이 아이들에게도 대부분 적용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이는 성장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베이비뉴스
성인 영양의 기본 원칙이 아이들에게도 대부분 적용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이는 성장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베이비뉴스

영아와 소아에게 좋은 영양은 어른 영양식의 축소판이 아니다. 아이의 체구가 어른보다 작은 것 이외에도 현저하게 다른 점이 있다. 아이는 성장과 발달이 진행하고 있고, 끊임없는 변화를 겪고 있는 상태로 이미 성장이 끝난 성인의 신체와는 요구조건이 다르다.

소아영양의 첫 번째 우선순위는 올바르게 자라고 성장할 수 있는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다. 성인 영양의 기본 원칙이 아이들에게도 대부분 적용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이는 성장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성인 영양의 기본 원칙은 소아 영양에 관한 연구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면 어떤 음식은 연령에 관계없이 심혈관계에 도움이 되고, 암을 예방하기도 하며, 건강한 대사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성장과 발달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는 성장과 발달 단계에 따라서 어른과는 다른 비타민, 무기질, 지방, 단백질 등을 필요로 한다. 다음의 권고 사항들은 성인 권고 사항과는 차이를 보인다.

▲육류와 유제품 : 성장하면서 영아와 소아는 많은 양의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데, 육류는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이다. 포화 지방산을 줄여야 하지만, 아이들에게 있어서 육류와 유제품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2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지방 요구량이 높기 때문에 첫 2년 동안은 저지방이 아닌 우유를 섭취해야 한다.

▲칼슘 : 아이들의 뼈는 자라고 있고 튼튼해지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건강한 골격을 형성하기 위한 기초공사이다. 칼슘의 요구량이 높은데, 유제품은 성인보다 아이에게 더 좋은 공급원이다.

▲비타민, 무기질, 영양 보충제 : 성인은 하루에 한 번 종합비타민을 복용하지만, 영유아에게는 성장 시기에 따라 특수 비타민에 대한 요구도가 높다. 하지만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종합 비타민이 영양균형이 좋은 식사에서 얻는 여러 영양소를 대체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건강 상식은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녀들의 건강한 식이에 관해서 부모들이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에 알려진 체중 감량을 위한 최근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관한 상식은 성인에게 적합한 것으로, 중요한 영양소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다이어트를 소아에게 적용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성인의 영양과 건강에 관한 공인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소아에게 이를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

◇ 요즈음 아이들은 골고루 먹지 않는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영양과 관련된 정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양에 관한 소식은 톱뉴스가 되고, 체중감량을 위한 최신 다이어트 방법이 화제에 오르내리며, 영양과 건강에 대한 잡지와 홈페이지들은 언제나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식이는 위기상태이며 그 결과 아이의 식이도 위협받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아 영양의 주된 관심사는 아이들이 먹는 음식의 양과 성장이었지만, 요즈음 아이들은 과식으로 인한 영양불균형 상태이다. 역설적으로 고열량 식사를 많이 먹지만 실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한 상태이다.

아이가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음식의 종류도 바뀌었다. 이제 사람들은 정제된 음식, 완성품인 음식을 구입하고 있고, 요리를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1990년대부터 6~11세 아이들의 식이 변화를 조사한 결과, 전통적인 음식인 우유, 빵, 소고기, 돼지고기, 계란, 콩과 같은 음식은 덜 먹고 있는 반면 탄산음료, 과즙음료, 감자튀김, 크래커 칩, 탈지우유, 치즈 및 사탕은 더 많이 먹고 있다. 소아와 청소년이 즐겨 먹는 음식의 목록을 보면 신선한 과일은 14번째이고, 감자를 제외한 야채는 30번째 순위까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부모들은 포화지방을 감량하라는 최근의 영양 권고사항에 따라 아이들의 식이에서 우유와 소고기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음식 대신 아이들은 무엇을 먹고 있는가? 설탕이 과량 함유된 음료가 우유를 대신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는 아이들의 과식과 체중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아이의 식사에서 간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반면 실제 필요한 영양소의 섭취는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가 진정 좋은 영양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육류섭취를 제한하여 좋은 단백질, 철분, 아연과 비타민의 공급원인 고기 섭취를 줄이고, 나쁜 음식으로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제는 우리가 영양에 관해 가지고 있는 지식들이 단편적이라는 것이다. 특정 가이드라인에서 일부 내용을 임의로 선택해 적용하기도 하며, 어떤 음식이 좋고 나쁜지에 대해 단편적 지식만을 알게 된다.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실제로 우리가 여러 음식을 함께 먹었을 때 건강한 식단인지 아닌지에 대해 알 수 없다.

◇ 세 살 때 식습관이 여든 간다

아이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성장 과정에 영양 필요량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성인기의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른이 되면 건강한 식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를 실제로 실천하기는 매우 힘들다. 누구나 간식을 줄이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덜 먹으려고 결심하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 무너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습관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를 위해서 부모가 내리는 결정이 그들의 입맛, 좋아하는 음식, 습관을 형성하게 되고 이러한 습관이 청소년기와 성인기로 지속된다.

지금이 바로 아이가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해야 할 때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습관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될 뿐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기 위한 수많은 시행착오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건강식에 맛들이면, 다양한 입맛이 개발되어 결과적으로 인공적으로 가미된 맛이 아닌 천연의 맛을 선호하게 된다.

▲규칙적인 식사시간과 간식시간을 준수해 이유 없는 군것질과 과식을 막고 식사의 사회적인 면에 대해 교육할 수 있다.

▲음식과 영양에 대해 교육하여 아이가 스스로 건강과 좋은 음식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게 한다.

▲현대 사회에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음식과 음료수를 많이 먹지 않게 하고 배가 부르면 그만 먹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소아기에 노년기까지의 건강을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성인이 된 후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식습관부터 고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인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동맥경화증이 어릴 때부터 발견되고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신체의 자가 조절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비만아는 성인비만이 된다. 어렸을 때 잘못된 식습관으로 동맥이 막히고,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며, 인슐린에 내성이 생긴 아이는 성인이 되었을 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만성 성인병이 시작된다. 이런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모가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에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도 있으나, 대부분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에서 비롯된다.

과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뭘 먹여야 할지에 관한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까? 우리의 부모님, 친척, 친구, 신문, TV, 책, 잡지 등에서 이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근거 없이 막연하게 옳다고 생각 하는 것도 있다. 우리가 옳다고 알고 있는 이러한 방법들은 과연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과학적인 근거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많은 연구를 거쳐야만 하는데, 이런 과정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 일부 결과가 언론에 발표돼 혼란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처음에 우리는 지방이 나쁘다고 들었지만, 후에는 특정 지방만 나쁘다는 것이 밝혀졌다. 어떤 기사에 서는 카페인이 위험하다고 하지만, 수개월 후에는 카페인이 질병을 예방한다고 듣게 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영양학이 뒤죽박죽인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연구자의 관심과 일반 대중의 관심이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간단하게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알고 싶어 한다. 우리는 날마다 무엇을 먹을까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러한 결정을 내릴 때 수십 년간의 자료를 기다릴 시간이 없는 것이다.

반면에 학자들은 신중하다. 충분한 검증 없이는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 하며, 여러 차례 검증된 결론도 다시 한번 의심해본다. 결과적으로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원하는 대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없다.

음식이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의 연구를 시행한 후에야 차이점이 관찰되기 시작한다. 간호사 건강조사, 보건전문가 추적검사 연구처럼 수천만 명을 대상으로 한 수십 년 간의 연구를 통해서야 비로소 성인의 건강과 식습관에 관한 중요한 사실들이 밝혀진다.

불행한 일이지만 소아 영양에 관한 정보는 더 구하기 힘들다. 소아를 대상으로 연구하기가 더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서야 공공기관에서 소아영양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가 성인에서 얻은 정보에 해당하는 정보를 소아에서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는 다른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영양 연구는 음식섭취에 관한 설문을 실시한다. 영유아기는 무엇을 먹었는지 부모에게 물어봐야 하므로, 연구자는 섭취한 음식에 관해서 간단하게 질문할 수 있는 그림을 예로 들어, 음식의 종류와 양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확실한 방법은 아니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외 논문 50여 편과 국내 논문 110여 편 발표했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고,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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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sk**** 2018-04-28 21:01:14
아이들이 간식보다는 밥을 잘 먹으면 걱정이 없을텐데... 정말 너무 간식만 찾네요ㅜㅜ

thdus**** 2018-04-28 17:27:20
엄마인 저부터 식습관 고쳐야하는데 말이죠..ㅎ

ssan**** 2018-04-27 20:21:11
야채를 안먹어서 걱정이긴해요 ㅠㅠ

qufrhkek**** 2018-04-27 19:36:19
진짜 세살버릇여든까지 간다는 옛말틀린말이 아니예요!!!!!
진짜 식습관 버릇 너무 잘 들여놔야겠다는생각이 번쩍번쩍 !!!!!

west**** 2018-04-23 21:57:23
어릴때 식습관을 잘 들여놓는게 중요하겠네요! 간식은 줄이고 영양이 균형잡힌 식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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