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어린이집 적응 끝냈는데, 기저귀 떼기가 시작되네요
막 어린이집 적응 끝냈는데, 기저귀 떼기가 시작되네요
  • 칼럼니스트 김정아
  • 승인 2018.04.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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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한 육아 Q&A] 자부심과 자존감을 높이는 배변습관 형성

Q. 어린이집에서 기저귀 떼기를 시작하겠다고 하는데 전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어린이집에서 하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A. 어린이집 적응기간이 끝나가는 요즘, 날씨가 따뜻해짐과 함께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적응기간과는 또 다른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옷의 두께가 조금은 얇아지고 내복을 벗기 시작하면서 영아반 선생님들의 가장 큰 과업! 바로 ‘배변지도’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배변지도를 진행하면서, 그 시작과 끝을 모두 어린이집에 의지하고 일방적인 자녀의 월령을 기준으로 빠르고 늦음을 이야기하는 부모님들로 인한 조율 아닌 조율은 선생님들의 고충 중 하나입니다.

◇ 배변지도는 왜 중요할까요?

대소변을 가리는 과정은 13~24개월(평균적인 기준이므로 이 시기보다 늦어졌다고 해서 걱정하지는 않아도 됩니다.)의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업입니다.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는 인간의 성격 발달 단계 중 ‘항문기(1~3세)’를 언급하면서, 대소변을 보는 과정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본인의 배설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되는 시기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시기의 배변훈련이 조급하거나 억압적으로 이뤄졌을 때, 성인이 돼서도 항문기 고착현상으로 지나치게 깨끗한 것을 추구하는 결벽증을 보이거나, 무엇이나 아끼려고 하는 인색함을 갖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변을 가린다는 것은 아이가 새로운 발달단계를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시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이는 굉장히 큰 자부심과 높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배변지도에 대한 중요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대소변 가리기를 위한 배변지도는 아이의 성격특성에 중요한 역할을 함은 물론 양육자와의 신뢰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소변을 가리는 과정은 13~24개월의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업이다. ⓒ베이비뉴스
대소변을 가리는 과정은 13~24개월의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업이다. ⓒ베이비뉴스

◇ 언제 시작해야 할까요?

▶아이들의 변화를 관찰해보세요

과연 배변지도는 언제 시작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어떤 소아과의사 혹은 학자들은 소변을 참는 능력이 생기고 말을 알아듣고 표현할 수 있는 20개월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하고, 또 다른 의견들은 15개월부터도 충분히 가능하고 하기도 하며, 15개월 이전에 혹은 36개월 이후에 시작해야 한다는 상반되는 의견을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의 배변지도 시기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평균(average)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배변지도의 시기를 생각하고 월령에 따라 기저귀를 벗기로 화장실 이용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의 성향과 행동발달특성, 신체변화 등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배변지도 시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양육자는 아이의 발달에 따른 행동 변화들을 민감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아이는 대소변 가리기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으나 양육자가 이를 알아채지 못하면 적절한 시기를 놓치거나, 아직 준비되지 않은 아이에게 섣불리 배변지도를 시작해 좌절감을 경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 이러한 변화가 생겨요

▶자조 능력에 변화

기저귀를 스스로 벗으려고 하거나 옷을 입을 때 팔 다리를 들어 도움을 주는 등의 행동을 보이거나,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의 제자리를 찾아 주는 등의 모습들을 보이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는 대소변을 가리게 되면서 아이는 손을 씻고, 옷을 스스로 입거나 벗는 등의 일상생활을 스스로 하게 되는 것과 함께 ‘책임감’이라는 부분이 생겨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변화를 민감하게 발견해줘야 합니다.

▶의사소통의 발달

간단한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바지 입게 가져올까?”라는 이야기에 바지를 찾아 가져온다거나, “물”등의 간단한 표현이 가능해야 합니다. “쉬, 응가”등의 표현을 할 수 있어야 스스로 신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규칙적인 배변습관

대변을 보는 시간이 규칙적이고 두 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신생아기에는 한 시간 동안에도 여러 번 기저귀를 확인하며 갈아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점차 그 간격이 커지게 됩니다. 이 때, 대변을 보는 시간이 일정(명확한 시각이 아닌, 저녁 식사 후 혹은 낮잠 직후 등의 일정한 패턴)해지고, 소변을 보는 시간이 2시간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장과 방광이 배변지도의 준비가 됐음을 알려줍니다.

◇ 어떻게 시작할까요?

▶변기와 친해질 수 있도록 해요

아직 우리 아이가 완벽하게 준비되지는 않았지만 차츰 준비를 할 계획이라면, 변기 사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배설의 목적이 아닌 변기와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에 세 번 이상 5분 정도 앉도록 한 후 친숙한 놀이를 하도록 하면서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진다면 놀이 자체의 목적이 되기 때문에 5분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변기와 친해졌다면, 변기에 앉히면서 ‘쉬’라고 이야기를 해 주고 만약 아이가 소변을 보는 시간이 대략적으로 파악됐다면. 하루 한 번 정도 소변을 볼 수 있도록 시도하고 차츰 그 빈도를 높입니다.

◇ 유의하세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소변을 유도하세요

아이가 소변을 보지 않는다고 소변을 볼 때까지 앉혀놓거나 너무 자주 변기로 이끄는 행동은 경계해야 합니다. 소변을 보도록 유도하는 시간은 1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성공에는 충분한 칭찬을, 실수에는 격려를 보내주세요

소변을 보는 것에 성공하거나 스스로 ‘쉬’라고 이야기한 후 소변을 보았다면, 양육자는 곧바로 칭찬해주면서 성취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만약, 성공하지 못해 실수를 하거나 소변을 보도록 시도한 직후 옷을 입은 후 바로 실수를 하더라도 절대 화내지 않아야 합니다.

“쉬가 이제 나왔네. 다음에는 미리 이야기해줘서 변기에도 쉬 해보자”라고 전하며 아이가 위축되거나 긴장하지 않도록 하면서 다음 번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Tip 1

아이들이 변기에 소변을 보는 것에 가장 높은 확률로 성공하는 시간은 아침에 일어난 직후입니다. 이 때는 가장 많은 양의 소변을 보게 되고, ‘시원하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잠에서 깨면 기저귀에 소변을 볼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화장실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 어린이집과 함께하는 배변지도

변기에 소변 보는 성공률이 높아지고 익숙해졌다면 기저귀 대신 팬티를 입혀주시고 어린이집 선생님께 배변지도를 요청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가정과 어린이집 모두 동일하게 기저귀 대신 팬티를 입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합니다.

아이가 실수할 때마다 팬티를 자주 갈아입히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지만, 기저귀를 찰 때와 달리 즉각적으로 소변을 보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에 좀 더 효과적으로 기저귀를 뗄 수 있습니다. 이 때 역시 아이가 실수했다고 해서 나무라거나 화를 내서는 절대 안되며 잘 타일러주며 격려해야 합니다.

◇ 어린이집과 함께할 때 이렇게 도와주세요

▶여벌옷을 충분히 준비해서 보내도록 합니다

아이가 실수했을 때 갈아입을 수 있는 속옷과 바지(날씨에 따라 내의), 양말을 충분히 준비해서 실수했을 때 원에서 다른 아이의 옷을 입거나 원의 여벌옷이 아닌 본인의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간혹 아이가 실수를 자주하면서 여벌옷이 없어 기저귀를 차게 되는 상황들이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속옷과 여벌옷을 준비해야 합니다.

▶원과 가정에서는 동일한 방법으로 지도해야 합니다

원에서도 더 이상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가정에서도 반드시 동일한 방법으로 지도해주셔야 합니다. 간혹, 어린이집 선생님은 네다섯벌씩 옷을 갈아입혀가며 배변지도를 하고 계신데, 가정에서는 이불에 실수할까봐, 식사 중에 실수할까봐 등의 이유로 하원 후 바로 기저귀를 채워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배변지도의 시기가 길어짐은 물론이고 아이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게 되므로 반드시 동일한 방법으로 지도해주서야 합니다.

Tip 2

어린이집에서는 배변지도를 시작하게 되면, 휴식매트 혹은 이불 등에 방수 천을 덧대거나 일정부분 물에 취약한 장난감 등을 정리하게 됩니다.

가정에서도 매일같이 이불빨래를 할 수 없고 매번 젖는 장난감을 세탁한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이와 같은 조치를 해 주어 양육자 스스로 아이의 실수로 인해 감정이 상하게 되는 부분들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밤 기저귀는 언제부터 떼어야 할까?

생활 시간 중에 거의 대소변 실수를 하지 않고, 밤 기저귀 착용 후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에 바로 확인했을 때 소변을 보지 않았다면 밤 기저귀 역시 떼어야 합니다.

간혹 밤 기저귀를 떼지 못해 배변지도가 끝났음에도 1~2년 동안 기저귀를 착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오히려 퇴행을 보이게 될 수 있는 요인이 되므로 적절한 시기를 선택하여야 합니다.

이 때 역시 이불빨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방수 이불을 깔거나 세탁이 편한 침구류를 선택하여 생활하면서 밤 기저귀도 떼는 것이 좋습니다.

Tip 3

그러나 만약 아이가 평소와 달리 유난히 피곤해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또 수분이 많은 과일을 많이 먹었다면 수면 시 소변 실수할 수 있는 확률이 높습니다.

이 때는 중간에 아이를 깨워 화장실에 갈 수 있도록 돕거나, 현실적으로 이 방법이 어렵다면 아이가 잠든 후에 기저귀를 착용시켜주고 일어나기 전 기저귀를 빼 주시는것이 좋습니다.

◇ 대소변이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간혹 부모님 중에 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 특히 대변 실수를 했을 때 손 끝으로 속옷을 쥐어 들거나 "더럽게 이게 뭐야! 아휴, 냄새!“ 등의 이야기를 하며 아이를 다그치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잘못된 것이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아이의 대소변 실수에 화를 내면서 아이를 위축되게 만들어 자존감을 낮추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대소변을 ‘더럽다’라고 표현하며 아이가 ‘더러운’대소변을 보기를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대소변지도를 시작하게되면서, 늘어나는 빨래감만큼 양육자들의 한숨도 커져가고, 의도치 않은 짜증을 보이게 되어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또 다시 이어지는 실수에 울컥하기도 합니다.

조급함을 떨쳐버리시고 느긋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배변지도를 하신다면, 올 가을 여행 때는 아이들의 짐 가방에서 기저귀가 빠져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을 확인하실 수 있을겁니다.

*칼럼니스트 김정아는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였고, 어린이집에서 10여 년간 교사로 근무한 후 원장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상황에서의 자녀 양육을 위한 도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보육교사들의 보수교육을 진행하는 멀티캠퍼스에서의 강사 활동을 통해 보육교사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실제 학령 전기의 두 딸을 양육하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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