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배 속에 있는 이 아이는 사람이 아닌가요?”
“제 배 속에 있는 이 아이는 사람이 아닌가요?”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8.04.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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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8일 낙태반대운동연합 등 5개 단체 주최 ‘생명보호대회’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1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 북측광장에서 낙태반대운동연합 등 5개 단체가 주최한 ‘생명보호대회’가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1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 북측광장에서 낙태반대운동연합 등 5개 단체가 주최한 ‘생명보호대회’가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1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 북측광장에서 ‘생명보호대회’가 열렸다. “여성과 태아 모두 보호되어야 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생명보호대회는 낙태반대운동연합, 생명운동연합, 성산생명윤리연구소, 프로라이프교수회,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가 공동주최했다.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낙태죄 폐지 논란. 지난해 2월 낙태죄 위헌심사 요청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이 시작돼 23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참했고, 그에 따라 11월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신중절 실태조사 실시’ 등의 내용으로 공식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5월 24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소원 공개변론을 앞두고 낙태죄 폐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낙태죄 폐지를 반대합니다”, “낙태는 문제해결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여성과 태아 모두 보호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안전한 출산과 양육환경을 책임져야 합니다” 등의 구호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자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발언을 들으며 눈시울을 훔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박유경 낙태반대운동연합 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오늘 우리가 모인 것은 태아의 생명을 지키고 모체인 여성의 안전과 권리를 동시에 지키기 위함”이라고 대회의 취지를 밝혔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으로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내용인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낙태죄 폐지를 반대합니다”, “낙태는 문제해결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등의 구호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자리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현장에는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낙태죄 폐지를 반대합니다”, “낙태는 문제해결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등의 구호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자리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 생사 마음대로 할 권리 있나”

생명보호대회는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여덟 명의 발언자가 ‘시민 발언’을 이어가는 것으로 진행됐다.

“임신 6개월의 임산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선영 씨는 “저는 준비되지 않은 임신을 했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박 씨는 “아이는 준비가 된 후에 가져도 된다”고 한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전하며, “임신해도 되는 사람은 누가 정하는 건가, 이렇게 태어난 아이는 불행할 거라고 누가 판단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제 배 속에 있는 이 아이가 사람이 아닌가요? 제 몸 안에서 자라는 이 생명을 어디까지 제가 침범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성별, 혈액형, 눈, 코, 입 아이의 어느 것 하나도 제가 정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태아는 수정된 순간부터 저와는 완전히 별개인 독립된 인간이며 저의 선택으로 생명을 제거할 권한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태아는 나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태아의 인권을 지켜주세요.” (박선영 씨)

그리고 주부 권광희 씨는 “어떤 부모가 아이를 자기의 소유물로 착각하고 아이를 때리고 학대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접할 때마다 사람들은 분개한다”며, “부모라고 아이의 생사를 결정할 권리는 없고 그것은 아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나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 우리가 요구해야 할 것은 낙태죄 폐지가 아니라 임신과 출산, 양육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저도 오래전에 키울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키울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낙태를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그때 잘 모르고 그런 결정을 한 것이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힘든 상황은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면서도 때때로 찾아옵니다. 아이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은 순간도 찾아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의 생사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질까요?” (권광희 씨)

일부 참가자들은 ‘시민 발언’을 들으며 눈시울을 훔치기도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일부 참가자들은 ‘시민 발언’을 들으며 눈시울을 훔치기도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낙태가 여성의 권리라는 주장, 생물학적 기본 전제 무시”

이어 함수연 낙태반대운동연합 이사를 비롯해 여섯 명의 주최단체 대표자들이 ‘낙태죄 폐지 반대 공동성명서’와 ‘낙태죄 폐지 반대 공동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낙태가 여성의 권리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태아가 독립적 인간생명이라는 생물학적, 발생학적 기본 전제를 무시하고 있다”며, “태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태아의 생명권은 지켜질 가치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낙태 수술이 여성의 몸에 이뤄지기 때문에, 낙태 허용 자체가 남녀 양자 모두가 관여한 임신에서 더욱 여성의 부담만을 가중하고 남성의 책임은 면제시킬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공동선언문’을 통해 ▲낙태죄 폐지를 강력히 반대한다 ▲태아의 생명권을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포함된 권리로 보는 견해에 우려를 표한다 ▲낙태죄는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출산할 권리도 보호받지 못하게 한다 ▲아기와 산모를 보호해야 할 남성의 책임을 법적으로 강화하라 ▲모든 여성이 안전하게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 제도를 마련하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생명보호대회를 주최한 낙태반대운동연합 등 생명보호단체들은 5월 2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낙태죄 헌법소원 공개변론을 앞두고 5월 중순부터 ‘낙태법 유지’ 1인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함수연 낙태반대운동연합 이사를 비롯해 여섯 명의 주최단체 대표자들이 낭독한 ‘공동성명서’와 ‘공동선언문’을 통해 낙태죄 폐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함수연 낙태반대운동연합 이사를 비롯해 여섯 명의 주최단체 대표자들이 낭독한 ‘공동성명서’와 ‘공동선언문’을 통해 낙태죄 폐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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