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 복권 사서 해야 하나" 천막농성에 복지부 답은?
육아맘예비밤 육아맘예비밤
"아동복지, 복권 사서 해야 하나" 천막농성에 복지부 답은?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4.24 19:2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베이비뉴스 맘스클래스
    - No.1 육아교실, 전국주요도시 알찬강의 푸짐한 경품과 전원증정 사은품
  • http://class.ibabynews.com
AD
[크로스 인터뷰] 안정선 그룹홈협의회장 VS 유주헌 복지부 아동정책과장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안정선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4월 또다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위치한 광화문 1번지에 '아동그룹홈의 정상화와 차별철폐’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안정선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4월 또다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위치한 광화문 1번지에 '아동그룹홈의 정상화와 차별철폐’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7명 보호하는 소규모 가정시설에 4개 부처(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것에 대해 다들 문제 있다고 말은 하면서 어디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요. 정말 답답합니다.”

24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위치한 광화문 1번지에서 천막농성 중인 안정선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의 말이다. 안 회장은 지난해 9월 4일부터 40여 일간 천막농성을 하며 같은 아동복지시설인 아동양육시설과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 간의 차별철폐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안 회장은 30여 년 간 공동생활가정 ‘요셉의 집’을 운영하면서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건강한 성인으로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제18회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표창 수상자 8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으나 농성 중이라 시상식에 불참했다. (베이비뉴스 2017년 9월 6일 자 ‘그가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표창을 거부한 이유’)

그런 그가 4월 9일부터 다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광화문 천막농성장을 찾아 안 회장으로부터 왜 다시 농성을 시작하게 됐는지 자세히 듣고, 보건복지부의 입장도 들어봤다. 안 회장은 "매년 10%씩 인상해서 5년 이내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골자인 보건복지부 안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 “그룹홈 예산을 복권기금에서 책정합니다”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는 지난 20일 ‘아동그룹홈의 정상화와 차별철폐’를 요구하며 회원들과 함께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에서 시작해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는 지난 20일 ‘아동그룹홈의 정상화와 차별철폐’를 요구하며 회원들과 함께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에서 시작해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Q. 지난해 40여 일 광화문 1번지에서 천막농성을 했습니다. 당시 농성은 왜 시작하게 됐던 건가요?

“그룹홈 예산을 보건복지부 본예산이 아닌 복권기금에서 책정하는 것, 관리를 네 개 부처에서 하는 것, 일자리사업으로 등록된 것, 그룹홈복지사도 사회복지시설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적용해달라는 것 등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초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을 찾아갔습니다. 인구정책실에서는 ‘(그룹홈 측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생각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예산안 발표를 보니, ‘동결’로 나왔어요.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기분이었어요.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곧바로 천막을 치게 됐었죠.”

Q. 지난해 추석 이후 농성을 끝내셨는데, 요구안이 받아들여져서 끝내셨던 건가요?

“농성을 시작했을 때가 이미 정부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간 상황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국회에서 10% 올린 게 기적이라고 하더라고요. 다른 곳은 2~3% 올려 줬는데 그룹홈의 경우 10% 올려줬다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 저희에게 10%라는 게 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인데 10% 인상을 큰 성과처럼 이야기하더라고요. 그것마저도 총리실과 남인순 의원실 측에서 힘을 많이 써 주셨습니다. 마지막에 10% 인상안을 제시한 것이고, 그때 그것마저 안 받아들이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생겼어요. 내년 예산안에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그래서 10% 인상안을 받아들이고 농성을 끝냈었습니다.”

Q. 그런데 갑자기 이번 4월에 다시 천막농성을 시작하셨어요.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3월 중순쯤 보건복지부 아동정책과를 방문해서 7개 요구 사안을 말씀을 드렸어요. ‘대개는 안 된다’, ‘못 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복지부 안은 매년 10%씩 인상해서 5년 이내 정상화하겠다는 안을 제시하더라고요. 그런 약속은 이미 많이 들어왔어요. 매년 10%씩 올린다는 게, 복지부 입장에서는 많이 올려주는 것처럼 말하지만 우리에게는 계속 쌓여온 문제가 하나도 해결이 안 되는 겁니다. 복지부 안을 보니 ‘올해도 틀렸구나’ 싶더라고요. 정부안에 우리의 요구를 담지 않은 채 국회로 넘어가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올해는 일찍 농성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마침, 사회복지사협회와 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종사자 단일임금제를 주제로 연대체를 꾸리자’고 제안해서 4월 9일 출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날을 기점으로 농성을 시작하게 된 것이고요.” 

◇ “그룹홈복지사에게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달라”

안정선 회장은 아동양육시설과 아동공동생활가정을 비교하면서 동일한 종사자 자격 기준과 관리에도 다른 처우와 지원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안정선 회장은 아동양육시설과 아동공동생활가정을 비교하면서 동일한 종사자 자격 기준과 관리에도 다른 처우와 지원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Q. ‘7대 요구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그룹홈 예산을 매해 복지기금에서 책정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본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요구이고요, 사회복지시설과 종사자 자격은 같은데 그룹홈 종사자들은 15년 동안 일자리사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7명 보호하는 소규모 가정시설에 4개 부처가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왜 있느냐’고 하면 ‘법적 근거가 없답니다’. 다들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누구도 해결할 주체가 없는 게 답답한 상황입니다. 국무총리실이나 청와대 앞에 와서 이야기하는 건 각 부처는 해결 근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니 그 위에서 조정이 돼야 불합리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섭니다.”

Q. 올해 예산안에 10% 인상된 것은 좀 체감하고 계신가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적용은 안 된 것이지요?

“네, 그룹홈 예산은 보건복지부에서 예산을 짜고 기재부에서 조정합니다. 그룹홈에는 시설장 1명, 종사자(사회복지사) 2명, 기본적으로 3명이 있습니다. 호봉, 직급 없이 초임이나 30년 일한 사람이나 똑같이 받아요. 급여가 190만 원 정돈데, 4대 보험 제외하면 155만 원 정도입니다. 그나마 1월부터 10% 인상이 반영돼 165만 원 정도 받고 있어요. 2019년 요구안이 반영되면, 시설장은 350만 원(세전), 종사자는 220만 원 정도(세전) 되고 호봉이 적용됩니다. 이는 시설장 평균 근무기관 6.5년과 평균 호봉 8.9호봉, 보육사 평균 근무기간 2.7년, 평균 호봉 3.6호봉으로 계산한 겁니다. 그런데 또 부처에서는 호봉에는 수당도 들어가야 하고, 시간 외 수당도 들어가야 하고 아주 복잡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저희 바람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려면 50억 증액이 돼야 합니다. 다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달라는 거예요. 자격조건은 똑같은 데 지원만 시설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Q. 요구안 실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아동이 투표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동을 가정에서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가 않습니다. 제가 나와 있는 건 호소하기 위해 나와 있는 겁니다. 전국의 그룹홈 사람들이 모여도 많지 않아요. 그렇지만 있는 힘을 다해 모여 볼 예정입니다. 지난주부터 시작한 청와대 행진 집회를 5월 말까지 계속할 예정이고요, 사회복지사협회와 지역아동센터(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연대해서 궐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가적인 중대사가 있고, 선거 정국이고 해서 요구가 잘 전달 안 될 것 같긴 한데, 끊임없이 호소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희망은 버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국민청원을 했더니 다시 보건복지부로 내려가고 복지부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로 답변이 끝나서 공식라인으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복권기금 예산으로 책정하는 게 문제 있다고 본 예산으로 개선하겠다’고 했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을 하겠다’고 했었는데, 바뀐 게 없습니다. 복지부 장관과 면담 자체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면담할 수 있는 최고 자리가 정책과장이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가장 답답한 것은 법입니다. 그룹홈을 관리하는 것은 확실히 관리하는데 비정상적이고 차별적인 데 대해서 근거나 법이 없습니다. 개선해야 한다고 하는데 개선할 주체가 없는 게 정말 답답합니다. 그룹홈 관리는 시설로서 아동복지법, 시행령, 규칙에 의해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지원에 대해선, 왜 이렇게 운영하고 지원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없어요. ‘왜 이렇게 되는지 근거를 달라’고 하는데 아무도 답을 주지 않습니다. 총리실과 청와대에서 한 마디만 해주면 해결될 것 같은데 네 부처 다녀봐야 답이 없습니다.”   

◇ 그룹홈의 요구안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지난 20일 아동그룹홈의 첫 집회모습. 매주 금요일마다 5월 말까지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행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0일 아동그룹홈의 첫 집회모습. 매주 금요일마다 5월 말까지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행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안 회장과의 인터뷰 이후, 유주헌 보건복지부 아동정책과장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유 과장은 안 회장과 면담을 한 적이 있다며 요구안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었고, 그룹홈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주헌 보건복지부 아동정책과 과장과의 일문일답.

Q. 그룹홈 요구안 ‘비정상의 정상화, 차별 철폐’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그룹홈에서 지원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핵심은 종사자 처우 개선 문제입니다. 임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처우 개선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신규사업보다 일자리사업으로 들어가면 예산을 받기가 쉬워서 일자리사업으로 했고 실제 예산을 많이 늘렸던 것이고요, 자리 잡았으니까 고용노동부에 일자리사업에서 빼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Q. '복권사서 아동복지예산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어떤 입장이신가요?

"복권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전환요구와 관련해선, 일반회계 예산은 늘어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복권기금이 그나마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일반회계로 해서는 3% 물가상승률 정도 밖에 인상이 안돼요. 그래서 전략적으로 접근하자는 겁니다. 복지부 안은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그룹홈 예산을 분리해서 올리지만 기재부에서 예산심의 과정에서 감액됩니다. 관리를 보건복지부로 일원화하라는 건, 어렵습니다. 총괄은 복지부가 하는 것이고 예산 심의는 기재부, 주거비 지원과 관련해선 국토교통부에서 맡아 하는 거죠. 큰 정책을 복지부가 다 하자고 하는 것은 맞지 않아요. 지금 농성을 하는 것보다 국회의원실을 찾아다니면서 종사자 처우 개선 등과 관련해 설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Q. 올해 종사자 처우 개선이 좀 됐더라고요. 10% 인상이 됐는데, 내년엔 좀 더 좋아질까요?

“종사자 처우 개선이 좀 됐습니다. 처우가 개선된 만큼 종사자 질도 높아져야 합니다. 처우 개선과 관련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렸었고, 국토부, 고용노동부 관련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센터를 만들자는 것 등과 관련해서 장기적으로는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한꺼번에 다 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잘 따져서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먼저 종사자 처우 개선, 그리고 아이들 지원 부분이고 이후 지역센터 설립 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룹홈 하나를 운영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아이들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기 때문에 국가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겁니다. 하지만 종사자 3명인 시설과 종사자 20명 이상의 시설을 똑같이 지원할 수는 없습니다. 차이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고요, 합리적으로 운영하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thdus**** 2018-04-30 13:48:12
복지좋은 나라가 되려면 아직 먼나라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