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0개월 된 둘째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자기주장이 굉장히 강해 본인 뜻대로 안 되면 바로 소리를 지르고 바닥에 드러누워 버티기도 합니다. 울음을 멈출 때까지 기다리면 더 큰 소리로 울고 비명을 지릅니다. 평상시 외향적이며 발달상의 문제도 없습니다. 주된 양육자가 할머니인데, 아이의 문제 행동이 기질적인 것인지 애가 원하는 것을 다 받아주시는 할머니 때문인지 궁금합니다.
A. 아이를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분명 기질적인 원인과 주 양육자의 양육 태도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거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 가게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오늘은 안돼!”라고 설명을 해주면 그 자리에 다시 두고 따라오는 아이들이 있고 사달라고 끝까지 조르는 아이들이 있지요. 이에는 분명 기질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혹시 아이가 무엇인가를 요구했을 때 처음에는 단호하게 거절했으나 아이가 떼를 쓰면 결국 마지못해 허락해주시지 않으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떼의 범위를 1에서 10으로 가정해보겠습니다. 아이는 평상시 원하는 것을 위해 1만큼의 떼를 써서 원하는 것을 얻어 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의 양육자가 결심합니다. ‘오늘부터는 절대 아이의 고집에 지지 않겠다’라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아이에게는 아직 10만큼의 떼가 남아 있기에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그 정도를 높여 갈 것입니다. 이런 경우 아이들은 ‘내가 끝까지 떼를 쓰면 다 들어주네’ 하며 비슷한 상황에서 반복하여 업그레이드된 떼를 쓸 것입니다. 즉, 주특기가 '떼'가 되는 것이지요.
혹은 주 양육자가 한 명이 아닌 둘 이상인 경우(예, 맞벌이 가정으로 낮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밤에는 부모님이 아이를 돌봄)에는 각기 다른 양육자가 일치되지 않은 양육관을 갖고 아이를 양육해 아이에게 혼란을 주어 아이의 떼가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가령 아이가 과자를 원했을 때, 할머니께서는 바로 과자를 꺼내 주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있을 때, 엄마는 밥을 먹으면 주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할머니는 과자를 주셨는데 엄마는 왜 안 주는 거지?’하며 의문을 갖게 될 것이고 아직 본인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나 혼란스러워요! 엄마는 할머니만큼 나를 더 안 좋아 하나 봐!”를 대성통곡으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Solution 1.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적인 양육 태도입니다. 부모님 외 또 다른 양육자분이 계시다면, 다 같이 부모교육을 들으시거나 대화를 통해 서로 조절하는 단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일이 반복될 때마다 일관된 태도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지요.
Solution 2. 주로 아이가 어떠한 상황에서 떼를 쓰는지 파악하시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마트에 갈 때마다 무엇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의 경우 외출 전 꼭 말씀해주세요. “선물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 줄게. 오늘은 필요한 것만 사서 오는 거야~”라고 말입니다.
Solution 3. 하지만, 설명해도 아이들은 또다시 떼를 쓸 것입니다. 그럴 때는 진정할 수 있도록 장소를 옮겨 갖고 싶은 걸 못 갖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세요. 우리 어른들도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내심 서운한 감정이 드는데 하물며 아이들은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 마음은 헤아려 주시면서 단호하게 안 되는 것은 설명해주세요.
Solution 4. 그리고 아이가 이것을 참아내면 그 참아낸 것에 대한 칭찬을 해주세요! “우리 OO가 이제 참을 줄도 알고 너무 기특하다.”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떼를 쓰는 것을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개월 아이는 8단계의 에릭슨(Erikson)의 사회심리적 단계 중 자율 vs. 수치와 의심 단계(autonomy vs. shame and doubt)에 속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율성을 획득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죠! 이 시기에 양육자의 지나친 통제나 과잉보호는 아이게 수치심을 줄 수 있으니 너무 강력한 훈육보다는 일관적인 태도로 아이를 대해주세요.
*칼럼니스트 김연수는 미국 남동부에 위치한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심리학 학위를 받았습니다. YL-TESOL 과정을 이수하고 MCI마인드케어센터에서 영어튜터로 활동하며 ADHD, 자폐 등의 장애가 있는 아동에게 영어로 학습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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