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남한은 90일 북한은 240일” 통일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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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8.04.2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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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7일 ‘엄마, 같이 찾는 가치’ 엄마문제 공공화를 위한 사회적 과제 토론회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27일 서울 행당동 성동청소년수련관에서 ‘엄마, 같이 찾는 가치 - 엄마문제 공공화를 위한 사회적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7일 서울 행당동 성동청소년수련관에서 ‘엄마, 같이 찾는 가치 - 엄마문제 공공화를 위한 사회적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노키즈존 안 만들어도 어차피 엄마들은 가기 힘들어요. 택시기사 아저씨들은, 유모차 실으려고 하면 막 손을 내저어요. 버스기사 아저씨들도 문을 빨리 닫아버리고. 제가 한번은 대학 강의실에서 강연을 듣다가 애가 배고파해서 젖을 물려야 되는데 수유실이 없더라고요. 일요일이라서 다른 강의실은 다 닫혀 있고. 그래서 화장실에서 수유를 했어요. 아이를 화장실에서 먹이는데…… 너무 처량하더라고요.”

열 살, 다섯 살, 세 살 삼형제를 키우는 엄마 김미숙 씨는 잠깐 목이 메었다. 청중 몇몇은 “울지 마요”라는 말로 김 씨를 위로했다. 27일 오전 10시 서울 행당동 성동청소년수련관 1층 무지개극장에서 열린 ‘엄마, 같이 찾는 가치 - 엄마문제 공공화를 위한 사회적 과제 토론회’의 한 장면이다.

토론회는 지난 3월 문을 연 ‘엄마뉴스’의 창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 시대의 엄마를 재정의하고, 엄마들이 겪는 문제의 공공화를 위해 연대하고 공동의 가치와 공동체 구현 방도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 엄마뉴스가 주최하고 강북도봉, 강남, 경기, 동대문, 마포 등 지역 엄마 모임과 평화어머니회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를 비롯한 여러 유관단체들이 힘을 모았다. 현장에는 30여 명의 참가자들이 자리해 토론을 경청했다.

삼형제 엄마 김미숙 씨는 ‘이 시대 엄마들이 겪는 문제와 불안한 사회’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진행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삼형제 엄마 김미숙 씨는 ‘이 시대 엄마들이 겪는 문제와 불안한 사회’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진행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절망의 단어 ‘맘충’, 언론의 자극적 프레임 문제”

도영경 엄마뉴스 대표가 창간 취지를 간단히 설명한 뒤 김미숙 씨의 기조발표로 토론회가 시작됐다. 발표 주제는 ‘이 시대 엄마들이 겪는 문제와 불안한 사회’. 김 씨는 “대한민국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두렵고 불안한 사회”라며 ▲독박육아 ▲맞춤형보육 ▲맘충·노키즈존 ▲경력단절의 네 가지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씨는 특히 “‘맘충’은 많은 엄마들을 정말 절망스럽게 만든 단어”라며 “‘집에서 노는 엄마들이 개념 없는 짓을 한다’는 식으로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프레임을 만들어내면서 확장시키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수유실이 부족한 점과 유모차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점을 언급하며 “안 그래도 외출하기 힘든 엄마들을 사회에서 ‘너희들은 나오지 말고 집에 있어’라고 더 격리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 씨는 여성의 경력단절 이유 1위가 ‘결혼’인 점을 지적하며 “남성들이 ‘결혼하면 회사 잘릴 것 같아’, ‘아이 낳고 회사 잘리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이런데 여성들이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싶겠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육아를 개인과 가정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가 함께 책임질 때 지금 엄마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진 원광대 로스쿨 교수는 두 번째 기조발표를 맡아 ‘엄마들의 분출하는 사회개혁 요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김은진 원광대 로스쿨 교수는 두 번째 기조발표를 맡아 ‘엄마들의 분출하는 사회개혁 요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두 번째 기조발표는 ‘엄마들의 분출하는 사회개혁 요구’를 주제로 김은진 원광대 로스쿨 교수가 진행했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를 “경쟁력 사회”로 규정하며 “사회의 문제를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동3권 행사의 결과로 기업 측의 손해배상 소송에 시달려야 하는 노동자, 대책 없는 수입 정책 앞에 ‘도박농사’를 짓다 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농민, 20대 내내 취업용 스펙만 쌓다가 결국 푸드트럭밖에 할 게 없는 청년들의 사례로 경쟁력 사회의 현실을 이야기했다. 이런 현실은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구상의 모든 사과는 색깔도 다르고 맛도 다 달라요. 그런데 그걸로 만든 사과주스는 맛이 똑같아요. 부모들이 사과를 볼 때는 모두 다른 것이 당연하다고 인정해요. 그런데 내 자식을 키울 때는 ‘내 자식도 다른 애들하고 똑같이 경쟁해서 1등 해야 해!’라고 키운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부에서 선행학습 금지 정책을 발표하면 부모들이 들고 일어나서 정책을 포기하게 만들어요. 아이들도 경쟁력 사회에서 키워지고 있어요.”

또한 김 교수는 “이런 사회에서는 아이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또 엄마 탓을 한다”며, “모든 책임을 엄마한테 지워서 아이가 아파도 엄마 탓, 공부를 못 해도 엄마 탓, 취직을 못해도 엄마 탓이기 때문에 점점 사람들이 ‘나 엄마 안 하겠다’라고 선언하는 사회, ‘엄마 안 하는 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이러한 경쟁력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정치 직접 참여 ▲함께하는 교육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값 주는 밥상 등을 제안했다. 그리고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문제의 해결을 남성에게 맡기는 선거를 하지 말자”고 강조하며,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와 정부가 책임을 지게 만드는 사회를 만들어야 우리도 안심하고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조발표를 끝맺었다.

토론회는 지난 3월 문을 연 ‘엄마뉴스’의 창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30여 명의 참가자들이 자리해 토론을 경청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토론회는 지난 3월 문을 연 ‘엄마뉴스’의 창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30여 명의 참가자들이 자리해 토론을 경청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모든 것이 엄마 탓… ‘나 엄마 안 하겠다’라고 선언할 수밖에”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 장지화 여성엄마민중당 공동대표, 강민정 (사)징검다리 상임이사, 황선 평화이음 남북교류협력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은 각각 ‘우리 역사 속 여성인권’, ‘공동체 복원의 과제’, ‘교육 혁신을 위한 과제’, ‘우리 사회의 미래와 아이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황선 평화이음 남북교류협력위원장은 이날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남북의 갈등이 완화되면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치유하는 공감능력과 회복탄력성을 갖춘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 위원장은 “식민과 분단의 비정상의 100년”을 마무리하고 “정상화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미래를 살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에요. 한국은 초등학교, 중학교가 의무교육이죠. 이런 차이들이 좀 버무려지겠죠. 갑자기 제도를 일치시킬 수는 없지만 점점 더 서로 가까운 쪽으로 갈 겁니다. 그리고 한국은 출산휴가가 90일인데, 북은 240일이거든요. 이런 것도 서로 비교하면서 ‘어? 뭐야? 우리가 뭐든 다 좋은 줄 알았는데 북이 더 좋은 것도 있네?’ 이러면서 사람 중심의 제도의 정상화가 이뤄질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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