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소아 영양에서의 최대 관심은 영양 결핍이나 영양상태 개선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소위 좀 사는 나라가 된 이후부터는 그 이슈가 정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생 가운데 15.3%가 비만이라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요즘 소위 젊은 엄마들은 나름대로 식품 섭취에 있어 조심하고 조절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소아 비만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것이 사실입니다.
Q. 어릴 때 살은 나중에 키로 간다고 하던데요?
먹는 것 자체가 목표이고 중요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 채우는 부분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점차 어떻게 먹는지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소시지, 햄, 참치캔 반찬으로 도시락을 먹던 세대이지만 더 이상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이제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어떤 것들을 먹지 말고 조절해야 하는지 조심해야만 하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90년대,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인스턴트 등에 대한 우리 아이들의 노출은 심각했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문제와 경각심이 생겨 소위 요새 젊은 엄마들은 나름대로 조심하고, 조절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여러 부분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것이 사실입니다.
평균 키가 160대 초중반이었던 30~40년 전 시대에는 비만인 아이가 비교적 영양섭취가 더 많기 때문에 170대 초중반이 되었지만, 평균 키가 170대 중반인 현대에는 비만이 조기 성장과 성장판의 조기 폐쇄를 야기해 부모에게서 받은 예상키보다 더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만인 아이, 뚱뚱한 아이, 남들보다 통통한 아이, 가족력으로 인하여 체구가 건장한 아이, 보통 체형이지만 복부 비만인 아이, 여러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모든 경우 조절되지 않는다면 발생할 수 있는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Q. 소아비만이 있으면 어떤 문제가 있나요?
소아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인 비만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합병증이 소아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방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통풍, 관절통 및 고관절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당 질환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욱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한창 외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은 시기인 까닭에 학업과 교우 관계에 있어 위축되고 학교와 각종 사회생활에 있어 어린 시기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비만 합병증으로 인한 목 부위에 검은 줄이 생겨버린 한 여학생은 그로 인한 자신감 결여가 발생하고 소극적으로 변했으며, 목 부위를 머리카락으로 가리기 위해 한 번도 머리를 묶어본 적이 없다고도 하였습니다. 한 남학생은 그동안 때인 줄 알고 열심히 밀어봤으나 당연히 효과가 없었는데, 체중 감소 후 호전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성장기 비만으로 조기 성장이 발생하여 이른 시기 성장판이 폐쇄돼 최종 성인 신장은 작아질 수 있습니다.
Q. 소아비만은 어떻게 관리하여야 하나요?
소아비만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생활 개선과 적절한 운동입니다. 관절에 부담되는 단순 줄넘기와 같은 운동보다는 하루 30분~1시간씩 꾸준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운동 초기에는 과격한 운동은 권하지 않고 있으며, 스트레칭, 유산소운동, 근력운동을 적절하게 구성해 시행합니다. 식단의 경우에는 신호등 식단에서 빨강군 음식인 인스턴트, 음료수 등의 섭취는 금하고 노랑군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소아청소년 비만 환아에서는 전문가의 개입과 각종 검사 및 상담이 필요합니다. 초기 간수치가 정상이어도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각종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훗날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혈액학적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비타민 D를 비롯한 각종 영양상태와 당이나 지질 관련한 정기적인 체크가 필요하며, 또한 운동과 식이와 관련하여 전문가의 도움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토코페롤이나 각종 약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FDA나 국내에서 사용 승인된 약물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약물 사용은 가급적 보류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이전에 전문가에 의한 조기 개입을 통해 정기적인 관리와 목표를 세워줌으로써, 실제로 본인과 부모의 만족도가 올라가며 효과적인 조절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적절한 성장과 함께 체중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 관리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제, 소아청소년에서의 비만은 단순히 뚱뚱한 것이 아닌, 그에 그치지 않고, 성인에서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병임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이대용은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수이며 소아위장관영양 세부전문의이다. 위장관 질환과 모유영양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한 2012년, 2017년에 태어난 두 아들의 아빠로서 육아는 책과 입으로 하는 이야기와는 다름을 몸소 느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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