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운오리새끼'인가 봐요, 나만 미워해
나는 '미운오리새끼'인가 봐요, 나만 미워해
  • 칼럼니스트 김지연
  • 승인 2018.05.1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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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이의 사회성 Q&A] 형제관계의 다툼에서 부모의 역할 알기

Q. 첫째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이고, 둘째는 34개월 남자아이입니다. 큰애는 순하고 착해 동생을 잘 보살펴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동생은 누나에게 소리를 지르고 고집을 피우며 과격한 행동을 할 때가 많습니다. 간혹 다툼이 있을 때 큰애가 동생에게 맞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저도 누나도 어린 동생을 야단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나 싫어, 미워’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부모로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부모의 의도치 않은 잘못된 표현으로 우리 아이들은 형제간에 서로 경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이비뉴스
부모의 의도치 않은 잘못된 표현으로 우리 아이들은 형제간에 서로 경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이비뉴스

A. 우리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 합니다.

첫째아이의 경우 마치 외동처럼 사랑과 관심을 많이 받고 자랐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둘째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첫째와 나눠 가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더 많이 받고자 문제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남자는 행동이 더욱 과격해 때로는 부모의 허용범위를 벗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잘못된 부모의 한마디가 아이를 더욱 자극할 수 있으니 형제 사이에 중재를 잘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1. 신호등의 원리

초등학생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회성기술훈련에는 신호등의 원리를 이용한 감정처리 기술이 있습니다.

‘화가 난 것을 인식하면(빨간불) 잠시 멈추고 생각한 후(노란불) 감정처리를 하라(초록불)’는 기술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노란불'입니다. 즉, 잠시 멈추고 생각하는 것이 감정처리기술의 핵심입니다.

첫째 자녀는 어린 동생과 달리 이 신호등의 원리를 이해하고 '노란불'을 떠올릴 수 있는 나이입니다. 하지만 어린 동생의 경우 빨간불에서 바로 초록불로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 ‘부모’가 노란불이 돼줘야 합니다.

2. 노란불, 부모의 역할

둘째의 경우 감정처리하는 각 과정에서 부모의 도움 없이 최종적으로 감정표출을 했을 때 자신의 잘못된 행동과는 별개로 ‘나는 미운 오리 새끼야. 모두 나만 미워해.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라고 느끼며 부모가 누나만을 옹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형제 사이에 야단칠 일이 생겼을 경우 서로 분리한 채로 대화하기를 권합니다. 둘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며 부모가 '노란불'역할을 해주기 위함입니다.

먼저 각 아이들을 분리해 1:1로 이야기를 들어보고 후에 만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1:1로 부모와 이야기를 나눌 때는 다그치기 보다는 잘못한 사실만을 논합니다. 후에 만나 이야기 할 때는 화해 무드를 조성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3. "형제는 경쟁자가 아니야"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사랑을 갖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부모의 의도치 않은 잘못된 표현으로 우리 아이들은 형제 간에 서로 경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질문의 둘째 아이는 과격하거나 떼쓰는 모습으로 부모의 관심을 끌려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첫째 아이는 동생을 잘 돌보는 '착한 아이 역할'로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들을 경쟁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는 새로운 시각도 필요하겠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좋은 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당연히 부모의 사랑을 기대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미운 행동을 하더라도 그 또한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행동이라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운 행동에 대해 훈육은 하되 아이의 의도는 알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형제 간에 싸우지 마라’ 합니다. 형은 아우를 울리면 안 되고, 아우는 형에게 덤벼서도 안 된다고 말입니다. 저는 달리 생각합니다. 싸워도 됩니다. 이는 아주 작은 사회집단이며, 싸움 또한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부모가 '노란불' 역할을 잘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서로 때리거나 소리 지르며 다투면, 때린다는 행동이나 소리 지른다는 행동에 집중해 아이들을 비난하거나 훈계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부모님은 싸움의 원인을 빠르게 파악하시어 제거해주셔야 합니다. 감정이 상해서 나온 행동을 훈육할 것이 아니라 다툼의 원인을 파악해 아이들이 스스로 상한 감정을 해결하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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