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양육방식 차이, 너무 힘들어요
남편과의 양육방식 차이, 너무 힘들어요
  • 칼럼니스트 홍양표
  • 승인 2018.05.15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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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두뇌 만들기] 남편도 아들도 둘 다 미워요

Q. 외동아들 7살 동훈이 엄마입니다. 솔직히 저는 육아 다는 두 남자(남편과 아들)가 힘들어서 이렇게 상담을 드립니다.

저는 조용한 편입니다. 직장에서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고 인간관계도 넓기보다는 가족 중심적 이란 표현이 적당할까요? 학창시절 평가에서도 내성적이라는 표현이 자주 있는 것을 보면 제 생각에도 또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저는 내성적인 성격 같습니다. 반면에 제 남편은 외향적인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 매력을 느껴 결혼도 했습니다.

연애부터 결혼까지 많은 일들을 남편의 뜻에 따랐습니다. 솔직히 남편이 알아서 척척할 때는 편하기도 했습니다. 저 또한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큰 싸움 없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나고 양육방식으로 자주 싸우게 되었습니다. 육아 문제에서만큼은 남편의 뜻에 따르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물건을 고르는 것도 또 뭔가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기에 저도 제 소리를 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갑자기 저에게 말이 많아졌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육아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남편은 아이는 놀면서 크는 거라며, 규칙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편식을 해도 ‘군대 가면 다 먹어’, 늦게 자도 ‘아빠랑 즐겁게 노는 것이 아이의 정서에 좋다’며 아이와 나가서 늦게까지 놀고 지칠 땔 까지 놀아 줍니다. 주변에서는 좋은 아빠 소리를 듣지만 제 마음은 타들어 갑니다.

그런데 아이가 크면서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제가 하자는 것은 무조건 안 하고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동훈이는 저에게 소리를 치고 이기려고 합니다. 아빠가 하자는 것은 말없이 잘 따라 하는데 저와 둘이 있으면 자기 뜻을 꺾지 않습니다. 안전벨트를 하라고 했더니 가까운 데는 그냥 가자고 합니다. 안 된다고 하면 절 노려보고 소리를 지릅니다. 자기 전에 화장실에 갔다 오라고 했습니다. 싫다고 단번에 거절합니다.

그런데 남편의 반응이 더 속이 상합니다. 잘 크고 있는 아이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잔소리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렇게 한다고 말을 듣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솔직히 아빠 말을 잘 듣는 아이를 보면서 왜 내 말은 안 들을까?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하나? 그런 의문도 듭니다.

그러나 요즘은 정말 저 두 남자가 다 싫네요. 닮은 성격부터 저를 대하는 태도 모두 다 싫어요.

부부관계에 있어 모든 문제의 좋은 솔루션은 바로 대화입니다. 육아 문제는 특히 대화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부부관계에 있어 모든 문제의 좋은 솔루션은 바로 대화입니다. 육아 문제는 특히 대화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A. 남녀가 상대방에게 매력을 느낄 때는 자신의 반대적 성향에 끌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서로 다른 점에 화가 나고 이해가 되지 않죠. 이것은 모든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어머님께서는 자신의 성격을 내성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전적 의미의 내성적이란 '겉으로는 드러내지 아니하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또는 그런 것'이라 정의합니다. 평소 어머님의 성격은 어떤 일에 나서거나 결정을 할 때 자기의 의견보다는 주변의 의견에 따라가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내성적 성격도 엄마가 돼서는 180도 달라집니다. 새침한 아가씨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순간 돌변합니다. 내 아이가 부당한 일을 당할 때 혹은 위험한 상황에 당면할 때 내 마음속 있던 말들이 밖으로 튀어나와 버립니다. 모성애라는 사랑의 힘으로 말이지요.

지금 어머님이 힘들어하시는 것은 아마도 아이의 육아만큼은 내성적이지 않고 적극적이고 싶은 어머님의 마음이 커져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이 실수하면 넘어갈 일을 내 아이니까 꼭 바로잡고 좋은 방향으로 교육 시키고 싶은 겁니다. 그러면서 아이와 겪게 되는 마찰은 꼭 어머님과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이가 어머님을 무시해서도 아빠만 좋아해서도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는 만 7세가 되면 자기의 생각을 더욱 뚜렷하게 전달합니다. 고집이 생기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아니면 남편의 육아 방법이 잘못됐나? 원일을 찾아봐도 정답은 없습니다. 그냥 아이들은 커 가면서 고집을 부리고 화도 내고 말도 참 안 듣습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아이가 안전벨트를 거부하면 출발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엄마는 안전 때문에 절대 출발할 수 없다고 정확하게 말씀해 주세요. 또 밤에 화장실을 가지 않겠다고 하면 때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세요. 그러나 새벽에 화장실을 가자고 하면 어머님도 단호하게 거절해 주세요. 지금 어머님께서 주신 문제는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를 키우는 집의 평범한 일상입니다.

저는 다른 하나의 문제가 더 걱정이 됩니다. 바로 남편분과의 성격차입니다.

꼼꼼한 어머님의 성격과는 반대되는 아버님의 성격이 보입니다. 아마 남편분도 그런 어머님의 성격에 반해서 결혼을 하셨겠지요.

그런데 어머님! 분명한 것은 어느 한 사람만 화가 나거나 힘들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자가 느끼는 부분을 똑같이 남자도 느끼며 힘들어합니다. 아이가 아빠 말을 잘 듣는 것은 아이와 아빠와의 신뢰가 잘 형성되어 있어서 일지도 모르나 한편으로는 아빠가 잘 놀아주니, 아빠와 또 놀고 싶어서 말을 듣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아빠에게도 육아는 힘이 듭니다. 밤늦게까지 놀아주는 것도 어렵습니다. 아이가 지칠 때까지 웃으면서 놀아주는 것은 사랑의 힘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힘든 노동입니다.

아이의 성격이 밝고 외향적인 것도 아빠를 닮아서 일수도 있지만 아빠가 무단히 노력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아빠 편을 드는 것은 아닙니다. 아빠도 평소 내성적이고 자기의 의견을 잘 따라주는 아내가 어느 날 변한 것을 느낄 것입니다. 갑자기 적극적인 아내의 변화를 분명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지만 힘들어하고 있을 것입니다.

부부관계의 모든 문제는 좋은 솔루션이 있습니다. 바로 대화입니다. 어머님도 아이 육아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강하게 말씀해 보시길 권합니다.

사실 지금 이 부부에게는 아들의 너무나도 사랑하는 마음과 부부가 모두 노력하려는 예쁜 행동이 보이는 그런 가족입니다. 저는 어머님 편을 들겠습니다. 남편분과 함께 이 글을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칼럼니스트 홍양표는 25년째 유아 및 초중등 두뇌 교육을 연구하고 있으며 「엄마가 1% 바뀌면 아이는 100% 바뀐다」, 「우리 아이 천재로 키우는 법」, 「부모가 바뀌어야 자녀가 바뀐다」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여러 방송에서 두뇌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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