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들을 낳았는데, 산부인과 선생님께 청천병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잠복고환이 의심된다는 것입니다. 혹시 모르니 대학병원 비뇨기과 가보라고 하네요. 수술을 해야만 치료가 될까요? 우리 아이가 많이 아플까 걱정됩니다.
◇ 잠복고환이 무언가요?
잠복고환이란 고환이 아직 음낭에 내려오지 않거나, 고환이 음낭이 아닌 다른 곳에 위치한 것을 일컫습니다. 잠복고환의 약 10%는 양측성으로 양쪽 고환이 모두 내려 오지 않은 형태입니다. 태아의 고환은 7~9개월 경에 복강 내에서 음낭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이 시기에 고환이 잘 내려오지 못하거나, 비전형적인 경로로 고환이 내려오거나, 복강 내 손상으로 고환이 위축되는 경우, 또는 여러 호르몬의 문제로 고환이 하강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잠복고환이 발생합니다. 잠복고환의 위험인자로는 미숙아, 호르몬 장애, 척추 이분증, 퇴축성 고환, 고환이 없는 경우(무고환) 등이 있습니다.
◇ 잠복고환은 유병율이 어떻게 되나요?
남자아이의 3~5%에서 잠복고환이 있습니다. 미숙아에서는 약 1/3에서 잠복고환이 있습니다. 14%에서는 유전적인 영향도 있으며, 서혜부 탈장이 있는 경우에도 잠복고환이 동반돼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잠복고환의 증상이 무엇인가요?
잠복고환의 가장 큰 증상은 음낭에서 고환이 촉진되지 않는 것입니다. 외견상 음낭이 작아 보일 수 있으며, 고환이 서혜부 근처에서 촉진되거나 음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촉진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잠복고환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소아과 의사, 소아비뇨기과 의사의 신체 검진 (촉진)으로 잠복고환을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확진을 위해 복부초음파, 복부 CT, 복부 MRI와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를 시행 하기도 하며, 가장 흔하게 복부초음파를 이용해 진단합니다. 이외에 양측성 잠복고환인 경우는 다른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 염색체 검사, 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잠복고환의 치료는 무엇인가요?
잠복고환의 약 3/4은 생후 3~4개월에 호전됩니다. 즉, 복강 내 혹은 서혜부에 있던 고환이 그 시기에 음낭 내로 잘 내려오게 됩니다. 생후 1년 안에 잠복고환의 99%가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생후 6개월 이후에 고환이 음낭 내로 하강하는 일은 매우 드믈다고 보고돼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잠복고환이 의심된다면, 생후 6개월 이전에 소아청소년과 혹은 소아 비뇨기과에 방문해 잠복고환을 진단받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생후 4개월에 잠복고환에 대한 첫 번째 진료를 보고, 2세 이전에 모든 진단과 치료 방침을 종결하는 것을 권장함.)
정자를 만들어 내는 여러 세포들의 변화를 생각해 봤을 때, 생후 6개월이 지난 후에 가능한 빨리 잠복고환의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향후 생식력과 연관된 예후에 있어서 더 좋은 결과를 보인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잠복고환의 치료는 수술적 치료, 호르몬 치료가 있습니다.
호르몬 치료는 테스토스테론을 투약해 고환을 음낭 내로 내려오게 유도 하는 치료이며, 치료 성공율은 약 12~20% 가량으로 낮아 의사들이 권장하는 치료법은 아닙니다. 호르몬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있으나, 대부분 경증이고 치료 6개월 이내에 호전된다고 하며, 흔한 부작용으로 발모, 발기, 공격적인 행동 등이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잠복고환의 표준 치료법입니다. 복강 내 혹은 서혜부에 있는 고환을 음낭으로 끌어 내리는 수술로 보통 생후 4~12개월에 시행합니다. 수술을 한 아이들 중 98%는 성공적으로 고환이 음낭에 자리 잡게 됩니다.
◇ 잠복고환의 예후는 어떤가요?
잠복고환을 치료 하지 않을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합병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측성 잠복고환인 경우는 불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30~40세에 고환암의 발병율이 정상인에 비해 5배 가량 높고, 서혜부 탈장, 고환 염전과 같은 질환이 발생 할 수도 있습니다. 내려오지 않은 고환의 음낭이 위축되기 때문에 심리적인 스트레스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남자아이의 기저귀를 갈때는 반드시 고환을 확인하십시오. 아이의 음낭이 작거나, 고환이 촉지 되지 않거나, 성기모양이 비전형적이라면,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아이 고환을 검진 받으십시오. 조기 진단, 조기 치료는 향후 잠복고환의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칼럼니스트 문청준은 가톨릭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임상조교수이며, 신생아 세부전문의로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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