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나 발달지연을 가진 영유아에게 필요한 치료교육 선택하기
장애나 발달지연을 가진 영유아에게 필요한 치료교육 선택하기
  • 칼럼니스트 배소윤
  • 승인 2018.05.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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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 현장에서]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하고 소중할까

◇ 장애나 발달지연을 가진 영유아에게 필요한 치료교육 선택하기

어느 날 갑자기 자녀가 발달지연이란 것을 알았다면, 그리고 우리 반 영유아가 발달지연이나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면, 어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할까요? ‘언어치료나 놀이치료, 특수체육이나 물리치료 중에 뭐부터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고 ‘교육이나 보육기관에서는 어떤 특별한 교육을 해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에 어렵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특수교육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그 자체부터 Special Education이라고 하여 무언가 특별하게 움직여야 하거나 특별한 장난감, 특별한 교구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나 교육을 제공하기 전에 내 자녀에게, 우리 반 아이에게 정말, 진짜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좀 더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욕심이 과하면 부작용이 생깁니다.

제가 현장에 있을 때 흔히 겪고 보는, 또 부모님들께서 자주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언어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주 5회를 받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치료사가 모두 달랐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당시 안양에 거주하고 계셨는데 매일 안양, 수원, 서울강남, 분당 등으로 원정을 다니시며 치료를 하고 계셨습니다. 

“어머님 왜 이렇게 치료를 많이 하세요. 그리고 매번 다른 선생님이라면 아이가 너무 혼란스러울 것 같아요.” 

이렇게 넌지시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께서는 각자 다른 역량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들이니 이 선생님들에게 모두 수업을 듣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언어치료를 주 5회 받은 그 유아는 주 2회를 같은 곳에서 제공받는 다른 유아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친구는 배워가는 과정을 하나하나 즐거워하고 또 치료실에 가는 것을 매우 즐거워하는 반면에 주 5회 모두 다른 치료실을 다니는 유아는 라포형성(친밀감형성)을 하는 것에도 많은 시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또한 치료실을 가기 싫어서 떼를 쓰거나 하여 어머님께서 애를 먹었다고 하셨지요. 

영유아가 어떠한 일정한 수업이나 필요한 치료를 받을 계획이 있다면 여러 곳에서 많은 상담을 하고 잘 생각해서, 그리고 치료 한 종목당 단 하나의 기관에서 한 분의 치료사선생님과 오랫동안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는 담임교사가 1년 동안 바뀌지 않길 바라시면서 치료사를 그렇게 여러 명 둔다면 자녀의 혼란감은 이루 말 할 수 없겠지요. 치료사나 교사도 똑같습니다. 주 1~2회가 가장 적당하며 그 이상은 자녀에게는 과도한 욕심입니다.

영유아는 흥미도에 따라 교육이나 치료적 효과가 달라지게 됩니다. 영유아가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면 그 수업은 무용지물이 되고 소위 치료비 지출에 비하여 진전이 없다고 여겨지게 되어 자녀에 대한 허탈감과 실망감, 그리고 부모님의 조바심은 더욱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무조건 즐겁게, 친밀한 관계 내에서 편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 치료적 접근입니다. 부모님의 욕심보다는 자녀의 발달상황과 정서를 먼저 고려해주세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치료교육 혹은 반드시 해야하는 치료교육을 간과하지 마세요. 발달지연 혹은 장애영유아들의 조기선별검사를 해 보고 상담을 진행하고, 유아관찰을 해보면 각 영유아마다 어떤 치료적 접근이 우선 필요한지 알게 됩니다.

언어치료가 시급한 영유아가 있으며, 놀이치료, 심리운동, 특수체육, 감각통합치료, 작업치료 등 각각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영유아들이 있습니다. 사회성이 현저히 지연되어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거나 또는 말을 전혀 하지 못하고 말을 하더라도 반향어를 심하게 하는 자페유아의 부모님이 언어치료는 열심히 다니고 사회성향상에 도움을 주는 심리운동, 특수체육, 놀이치료, 심리치료 등에는 전혀 관심을 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말그대로 그냥 말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우리아이는 영어도 배워요’, ‘우리 아이는 레고교실 다녀요’ 등등 모든 것을 부모님의 판단에 의하여 아니, 부모님의 바람에 의하여 영유아의 발달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경제적, 시간적 낭비를 하실 때도 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내 자녀가 어떤 것을 우선적으로 개선해야하고 향상해야 하는지 반드시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언어를 모방하고, 한글을 학습하여 읽어도 그것을 일상생활에 전혀 적용하지 못하고 기계처럼 외우기만 한다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 절대 선택하지 말아야 할 기관, 치료사는?

간혹 부모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한꺼번에 여러 개의 치료를 하라고 하거나 상담비를 고액으로 받는 치료센터 및 치료사가 있습니다. 순차적인 치료지원이 필요하고 서서히 늘려가야 하는데 한꺼번에 영리를 취하듯 제안하는 곳은 한번쯤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필자가 28세 되던 때 치료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하면서 자녀를 향한 다급함과 근심걱정,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을 악용하여 거액을 챙긴 치료센터 대표 밑에서 보름을 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때에 함께 들어온 선생님들 모두가 같은 생각이라 단체로 사표를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분명 급여를 받고 일을 하지만, 굳이 필요하지도 않고, 전문적이지도 않은 교육을 제공하려 하고 부모님을 선동하는 그곳에 있기 힘들었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치료사와 교사의 양심이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애정을 주는 치료사를 만나는 것입니다. 열매는 언젠가는 결실을 맺기 때문입니다.

*칼럼니스트 배소윤은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시 자치구 육아종합지원센터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학교, 복지관, 장애통합 및 전문어린이집에서 특수교사로 재직하며 쌓은 임상 경험을 토대로 발달지연 영유아들의 조기선별검사와 관련된 개별화교육 계획수립 지원, 교사 및 가족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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