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아기엄마가 정치를? "특별할 것 없어요"
16개월 아기엄마가 정치를? "특별할 것 없어요"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8.05.3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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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엄빠후보] 서울 송파구의원 선거 박지선 후보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엄마아빠의 직접정치로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7세 이하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아빠로서 6.13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한 우리 동네 '엄빠후보'들을 소개합니다. - 기자 말

6.13 지방선거 서울 송파구 차선거구에 출마한 민중당 박지선(33) 후보는 16개월(만 2세) 된 딸 채원이의 엄마로, 차선거구에서 유일한 여성후보다. ⓒ박지선
6.13 지방선거 서울 송파구의원 선거 차선거구에 출마한 민중당 박지선 후보는 16개월 된 딸 채원이의 엄마로, 차선거구에서 유일한 여성후보다. ⓒ박지선

“진짜 엄마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엄마가 직접 끄집어내서 제도를 바꿔내고 새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출마했습니다.”

현재 민중당 송파구위원회 위원장과 송파아동청소년 지원네트워크 단장을 맡고 있는 박지선 후보의 말이다. 6.13 지방선거 서울 송파구의원 선거 차선거구(거여2동·장지동·위례동)에 출마한 민중당 박지선(만 33세) 후보는 16개월 된 딸 채원이의 엄마로, 차선거구에서 유일한 여성후보다.

박 후보는 송파시민연대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송파주민들’ 모임과 ‘박근혜 퇴진 송파행동’ 등 연대활동을 했다. 또한 송파시민연대 사업으로 송파구 의정감시, 예산학교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 소속 청소년 노동인권 강사 활동과 마을상담을 하는 마을지원 활동가로도 활동 중이다. 30일 베이비뉴스는 박 후보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82년생 김지영' 책을 보셨나요? 대한민국에서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여성들은 모두 82년생 김지영입니다. 적당한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게 우리 사회의 불문율 같은 거죠. 여성들이 특히 그러기를 강요받기도 하고요. 저도 그렇게 당연하게 적당한 때에 결혼하고 애를 낳은,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표준(?) 평범한 서른넷 여성이에요.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아보니 들었던 것보다 더 힘들더라고요. 죽어라 공부해서 대학 가고, 대학 가서 죽어라 준비해서 취업하고, 하지만 애를 낳고 나면, 애가 둘이 되면 더더욱 이 모든 게 말짱 도루묵이죠. 전 아직 하나라 그나마 일도 하고 활동도 하지만 주위에 둘, 셋 있는 엄마들은 ‘누구의 엄마’로만 살아가는 게 현실이더라고요.

물론 엄마로 부모로 한 아이를 길러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왜 그 중요한 일을 엄마 개인의 몫으로만 해결하려고 할까요? 엄마는 애를 맡기고 일을 해도 죄인, 육아만 해도 죄인, 아이가 아프면 더 죄인, 늘 죄인이 되네요. 모든 책임이 엄마에게만 주어지는 문제는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Q. 선거운동을 하시면서 ‘엄마후보’가 아니었다면 겪지 못했을 특별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여성이자 젊은 후보들은 보통 많이 느끼실 텐데요, '제가 후보예요'라는 말을 참 많이 합니다. 그렇게 말씀 안 드리면 명함과 얼굴을 번갈아 보고도 잘 모르시거든요. 며칠 전에는 남편이 저녁에 일정이 있어서, 딸 채원이를 안고 선거운동을 한 적이 있어요. 채원이를 안고, 피켓을 목에 걸고, 동네 주민들을 만났어요. 채원이가 엄마 명함을 동네 주민과 할머니들께 드리는 바람에 예쁨 받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했어요.

선거운동을 하며 놀이터를 가면 제 또래 엄마들이 그런 말씀을 많이 하세요. ‘어머, 대단하시네요.’ '아기엄마가 어떻게 정치를 하지?'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라고 특별할 건 없거든요. 사실 그렇게 만난 엄마들이 저보다 동네를 더 잘 알고, 애가 둘인 엄마들이 저보다 더 무엇이 필요한지, 그래서 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잘 아십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나온 공약도 실제로 주민 분들을 만나면서 함께 나눈 내용이 대부분이고요. 제가 만나뵌 분들과 다를 게 없는 저는 그저 한 발을 내디딜 뿐입니다. 그런데 그 한 발의 변화가 되려면, 다시 제 옆에 함께해주셔야겠죠. 그래야 함께 앞으로 나갈 수 있으니까요.”

Q. 송파구의 엄마아빠를 위해 준비한 공약은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먼저 마더센터를 만들겠습니다. 마더센터는 독박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어디든 가기 쉽지 않은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도 눈치 보지 않고 차도 마시고, 취미모임도 하고, 재취업 등을 위한 강의도 듣는 공간입니다. 송파구 마더센터를 동마다 설치하겠습니다. 엄마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유모차를 끌고도, 어린아이 손을 잡고도 갈 수 있는 가까운 곳. 바로 우리 동네에 엄마들을 위한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당선되면 가장 먼저 마더센터를 만들겠습니다.

두 번째로 Non-GMO 학교 급식 조례를 제정해 Non-GMO 급식을 시행하겠습니다. 생협 조합원인 엄마들께서 제안해준 공약으로, 이미 도봉, 광명, 순천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조례입니다. 미세먼지 대책 마련도 시급한데요. 공동육아 경험이 많은 엄마들이 제안해주신 정책입니다. 미세먼지 예방 및 저감 지원 조례를 제정해 황사마스크 지원,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차단망 설치 등을 하겠습니다.”

민중당 박 후보는 진짜 엄마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엄마가 직접 끄집어내서 제도를 바꿔내고,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방 선거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박지선
박 후보는 진짜 엄마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엄마가 직접 끄집어내서 제도를 바꿔내고 새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박지선

Q. 다른 지자체의 정책 중에 벤치마킹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송파구에도 서초구 곳곳에 있는 장난감 도서관이 필요합니다. 이 내용 또한 엄마들을 만나며 대화하며 알게 된 것입니다. 송파는 인구가 많고 면적도 꽤 넓습니다. 사실 제가 사는 위례에서 잠실로 가는 건, 인근 성남을 가는 것보다 훨씬 멉니다. 송파에는 오금역에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잠실역 지하에 있는 아기사랑나눔센터 두 곳에서 장난감 대여를 하는데요. 서초에는 현재 네 곳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물 하나가 육아지원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요. 아이가 많은 송파에서도 장난감 대여,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이 확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이돌봄서비스도 운영은 되고 있지만 요청하는 인원에 비해 아이돌보미 수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도 신청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네요. 아이돌봄서비스도 수요에 맞춰갈 수 있도록 확대돼야 합니다.”

Q. 송파구 엄마아빠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 현안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갖고 계신 해결책도 소개해주시죠.

“단연 어린이집 문제입니다. 제가 사는 위례 포레샤인(23단지)아파트는 220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이곳의 미취학 아동은 약 700명인데요. 단지 내 어린이집은 100명 정도가 다니는 국공립어린이집 두 곳뿐입니다. 국공립어린이집 단지 내 우선권은 70%까지이니, 실제로 140명 정도가 단지 내 어린이집을 다닌다고 보면 되겠네요. 그래서 나머지 아이들은 바로 옆 단지로 가거나, 통학버스를 타고 먼 곳으로 가거나 심지어 부모의 직장 주변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서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송파구에 그만큼 어린아이들도 많은 송파구는 특히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고 민간어린이집도 확충해야 합니다. 인원수에 맞춰 어린이집을 늘려야하죠. 국공립 보육시설을 현재 30%에서 50%까지 확충하고, 보육교사 처우개선도 하겠습니다.”

Q. 작은 진보정당의 후보로서 어떤 전략으로 이번 선거에 임하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인지도가 낮은 정당이다 보니, 우선은 많이 만나려고 해요. 한 명이라도 더 만나고, 한 번이라도 더 말씀드리면 그래도 민중당을 조금은 듣게 되실 테니까요. 그리고 젊은 후보인 장점을 살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직접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다니고 있어요. 그냥 명함만 드리는 게 아니라, 한 분 한 분 만나서 정책 제안도 받고, 구의원에게 요청하고 싶은 이야기도 듣고요. 구의원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평소에 만나기도 어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민원을 제기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생활 속에 필요한 것을 함께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실천할 수 있는 후보 활동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당선된다면 ‘이것만은 반드시 해내겠다’, 반대로 ‘이것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 하는 것 각각 한 가지씩만 약속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더센터는 꼭 만들겠습니다. 마더센터를 만드는 것은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사실 매우 간단한 과정입니다.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송파구 안에 있는 공공시설의 한 공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그 공간에서 운영비만 있으면, 엄마들이 직접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프로그램도 만들고 운영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관광성 해외연수는 가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의정활동비를 전액 환원하겠습니다. 구민을 위해 존재하고 일을 해야 하는 구의원인데, 늘 해외연수다 뭐다 재정 낭비가 심각하죠. 제대로 정치하는 구의원이 돼야지, 본인의 이익을 챙기는 구의원은 되지 않겠습니다.”

[제보를 바랍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엄빠후보'를 찾습니다. '7세 이하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아빠로서 직접 선거에 출마한 엄빠후보들을 베이비뉴스에 소개해주세요. 이메일 :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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