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놀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나요?
아이들과 놀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나요?
  • 칼럼니스트 이연주
  • 승인 2018.06.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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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는 행복한 몰입육아] 오늘의 미션!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지 않기

나는 아이들이랑 놀 때 폰을 주머니에 넣고 잘 꺼내지 않는다.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으면 무거워서 잘 못 놀기 때문에 아예 안가지고 가는 날도 많다. 주머니에서 폰이 있으면 떨어질까 조심스러워 아이랑 미끄럼틀도 못타고, 달리기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를 가든, 놀이동산을 가든, 동물원에 가든 많은 부모들은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아이는 더 보고 싶은 게 있는데, 더 놀고 싶은 게 있는데 멈추어 서서 엄마 아빠를 쳐다보며 웃음을 지어야 한다.

“여기 좀 쳐다봐! 좀 더 왼쪽으로! 예쁘게 웃어봐!”

사진을 찍으면 아이와 대화가 끊기고, 아이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내가 요구하는 포즈, 표정을 받아내기 위해 아이에게 일방적인 요구를 하게 된다. 우리가 특별한 곳에 놀러간 이유는 아이와 함께 행복한 추억을 쌓기 위해서이다. 사진을 찍느라 화면을 통해 아이를 볼 시간에 아이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경험을 공유하기를 권한다. 아이가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관찰하고 놀고 있다면 함께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권한다. 아이의 행복도 부모의 행복도 훨씬 깊어질 것이다.

사진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3분에 한 장씩 사진을 찍는 행위가 잘못되었단 것이다. 삶의 모든 순간이 기록될 수는 없다. 삶의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수는 없다. 정말 기억하고 싶은 장면에만 스마트폰을 들었으면 한다. 그래야 그 순간이 정말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전 놀이터에서 2세 정도 된 귀여운 남자아이가 벤치 위를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아이 엄마는 스마트폰으로 아이의 사진을 담고, 잘 찍혔는지 확인하고 지인들에게 사진을 전송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가 벤치 위에 큰 개미 두 마리를 보더니 개미를 안 밟기 위해서 피하다가 벤치에서 넘어졌다. 아이 엄마는 스마트폰 화면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가 왜 떨어졌는지 이유는 알지 못한 채 달려와서 아이를 다그쳤다.

“조심해야지, 그렇게 높은 곳에 올라가면 어떻게 해!”

아까 아장아장 걸을 때는 예쁘다고 사진을 찍어놓고서는, 아이가 다치니까 높은 곳에 올라갔다고 혼낸다. 아직 말을 못하는 아이는 억울하다는 듯이 울면서 손가락으로 개미를 보여주려고 애썼다. 엄마가 혼내면 혼낼수록 아이는 더 크게 울면서 손가락으로 필사적으로 개미를 가리켰다. 개미를 안 죽이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엄마는 알아듣지 못했다.

아기 엄마가 아이의 모습을 폰으로 담지 않고, 개미라는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는 아이의 모습을 보았더라면 얼마나 기뻤을까. 걷는 모습도 예쁘고, 개미를 피하려는 아이의 마음도 예쁘고 아마 아이의 사랑스러움에 푸욱 빠지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딸 채윤이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미끄럼틀에서 찍은 사진. ⓒ이연주
딸 채윤이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미끄럼틀에서 찍은 사진. ⓒ이연주

이 표정은 꼭 간직하고 싶어서 언젠가는 폰으로 찍어야지 하고 늘 생각하던 딸의 표정이다. 어제 놀이터에서 벼르고 벼르다 어렵게 찍었다. 이마저도 눈으로 담고 싶어서 조금 흔들리고 각도가 삐뚤어졌지만 그래도 그 표정은 담겼다. 미끄럼틀 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채윤이의 그 행복함을 담았다. 채윤이가 미끄럼틀 타며 보여줬던 미소는 평생 내 머릿속에 기억될 것이다.

이 사진을 100장 가지고 있을 필요가 무엇이 있는가. 미끄럼틀 탈 때마다 찍을 필요가 무엇이 있는가. 이렇게 한 장만 있어도 충분히 기억할 수 있다. 아니, 한 장만 있기에 오히려 더 가치가 있고, 더욱 보고 싶은 사진이 될 것이다.

앞으로 몇 개월 동안은 채윤이와 다시 놀이터에서 놀아도 나는 스마트폰을 아이 앞에 들이대지 않을 것이다. 담고 싶은 아주 소중한 순간을 이미 담았으니까. 이제 다시 나는 눈으로 아이의 모습을 열심히 부지런히 담을 것이다. 나와 같은 엄마들이 아이와 있을 때만큼이라도 스마트폰은 그저 전화와 문자 기능만 있는 전화기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세탁기처럼 딱 용도를 한 개로만 정하는 것이다. 누군가와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할 때 사용하는 기기가 스마트폰인 걸로! 그래도 삶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테니까. 아니. 오히려 더 큰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18개월 차이나는 5세 아들과 3세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스마트폰 없는 똑똑한 육아'의 저자이다. 힙시트를 하고도 손에는 스마트폰, 유모차를 밀면서도 스마트폰, 놀이터에 와서도 스마트폰.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자 화가난 1인. 놀이처럼 육아도 집중해야 재미가 극에 달한다는 것을 말하고픈 마음에 글솜씨없는 사람이 육아서까지 썼다. 스마트폰 없이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푹 빠져보라는 것! 물론 힘들지만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며 하는 육아보다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는 열혈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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