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 수돗물, 경기도서 안산만…" 앵그리맘 나섰다
"불소 수돗물, 경기도서 안산만…" 앵그리맘 나섰다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06.27 08: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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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6일 안산시 수돗물불소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26일 안산지역 수돗물불소화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아이를 업은 엄마들이 참여해 피켓을 들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6일 안산지역 수돗물불소화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아이를 업은 엄마들이 참여해 피켓을 들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맛비가 내리던 26일 오전, 안산시 수돗물불소화 중단촉구 시민모임은 안산시청 본관 앞에서 수돗물불소화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의 절반 정도는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었다. 아이를 업고 안은 엄마들은 장맛비 속에서도 ‘수돗물불소화 사업 중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시민모임은 안산시와 안산시보건소에 현재 시행하고 있는 수돗불불소화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안산시의회에 2018년 예산에서 1억 원에 달하는 수돗물불소화 사업비를 전액 삭감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수돗물 불소화 사업 중단 요구에 찬성 의견을 가진 시민 40여 명이 함께했다. 시민모임은 안산 아이쿱생협 육아동아리가 나서서 만들어졌으며,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안산교사모임, 엄마의 노란손수건, 안산새사회연대일:다 등 13개 단체가 참여한 연대체다. 

시민모임은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안산시가 2000년부터 18년째 수돗물에 불소를 투입하고 있다”며 “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유독물로 분류되는 불소를 수돗물에 투입하는 수불화 사업은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돗물불소화 사업은 전국 229개 시군구 중에서 9개 시군만 유지하고 있으며, 경기도에서는 안산시가 유일하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 중 3%만 불소 수돗물을 마시는 셈이다.

지난 22일 대구 지역 수돗물에서 신종 환경호르몬인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마트 내 생수가 동나는 등 시민들은 수돗물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과불화화합물은 불소와 탄소가 결합한 화학 물질로 알려지면서, 수돗물불소화 사업의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26일 안산시청 본관 앞에서 안산시 수돗물불소화 중단촉구 시민모임은 수돗물불소화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6일 안산시청 본관 앞에서 안산시 수돗물불소화 중단촉구 시민모임은 수돗물불소화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대구 수돗물 사태… “안산 수돗물 불소도 우려 않을 수 없다”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모인 시민들도 “공청회와 여론조사를 기다리라는 보건소와 안산시의 답변을 듣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수돗물 안전성을 우려했다.

발언에 앞서 세 아이 엄마로 자신을 소개한 안도연(37) 씨는 “몇 주 전 수돗물에 불소가 첨가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처음엔 ‘정수기가 있어서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정수기로 불소가 걸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불안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정숙(48) 씨는 “안산에 2001년에 왔지만 불소가 들어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5월”이라며 “원하지 않는 수돗물을 먹고 마시는 상황을 멈춰주기를 요청한다”고 발언했다. 

시민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불소는 비료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이자 유해화학물질”이라며 “불소화된 수돗물을 마신 아동은 일반 수돗물을 마시는 아동에 비해 골육종(뼈암)이 5~7배 증가, 과잉행동장애와 갑상선 기능장애 증가, 뇌 발달을 저해해 지능을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수돗물불소화 사업을 두고 “충치예방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인 강제의료행위를 하는 것으로 개인의 선택권을 심대하게 침해한다”며 “불소에 취약한 임산부, 영유아, 노약자, 신장병 환자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소를 섭취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불소의 위험을 인지한 시민들이 보건소에 불소투입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보건소 담당자는 ‘수돗물불소화는 전세계 60개 이상의 기구로부터 권장받은 사업’이라며 곧 여론조사를 실시할테니 기다리란 대답만 반복했다”며 안산시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대구 수돗물 사태를 언급하며 “안산시 수돗물에 첨가하는 불소 또한 정수장이나 각 가정에서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암물질을 생성하고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안산시 보건당국은 즉각적으로 수돗물 불소투입을 중단하고 수돗물 수질조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수돗물불소화 사업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엄마와 함께 참여한 한 아이가 사업 반대를 의미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수돗물불소화 사업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엄마와 함께 참여한 한 아이가 사업 반대를 의미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안전 장담하는 보건당국… DDT도 처음엔 안전하다 했다”

다섯 살 아이와 함께 참석한 이지영(36) 씨는 베이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돗물에 불소가 들어있다는 것을 처음 알고서 ‘이사갈까’ 하는 생각부터 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수돗물을 피하며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씨 또한 생수와 무불소 치약을 이용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생협 조합원이라고 밝힌 그는 “거제시에서 시민의 힘으로 사업을 중단으로 바꾸는 것을 보고 ‘나는 왜 가만히 있었을까’하는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사업 상위 기관인 보건복지부에서 수돗물불소화 사업 중단을 결단하면 깨끗하게 폐지될 수 있다”고 사업 책임을 맡은 복지부가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이 씨는 “그 이후 불소가 가진 유해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나왔다. DDT도 처음엔 안전하다고 했는데, 유해성 논란이 나오기 까지 25년이 걸렸다”며 지자체의 일방적인 불소 수돗물 공급을 ‘생체실험’이라고 표현했다.

안산시청과 안산시보건소에 대해서는 “보건소가 최근에 보내온 민원 답변에서 ‘단 한 건도 유해성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18년 전 시행 당시 이후 연구가 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업에 우호적인 전문가 의견만 듣지 말고 우려하는 전문가 입장도 공평하게 수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수돗물불소화 사업 중단 요구를 위한 행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000여 명이 참여한 온라인 서명운동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하고, 안산시 보건소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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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 2018-07-02 01:29:54
세상에ㅠ 18년 동안이나 모르고 수돗물을 먹었답니다.ㅠ
아기 목욕도 그 물로 해서 양치하거나 목욕하면서 섭취했을텐데ㅠ
하ㅡ 치아때문에 좋은줄알았는데 어마어마한 단점이 있었네요ㅠ
이걸어쩌나요ㅠ
보리차도 그 물 끓였는데

lejp**** 2018-06-30 23:59:48
점점 안전한 것을 찾기가 힘들어지네여 ㅠㅠ 엄마들의 힘을 보여주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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