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전을 위한 카시트, 비행기는 '외면'
아이 안전을 위한 카시트, 비행기는 '외면'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8.06.29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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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점검] 유아용 카시트 의무 규정 없는 항공기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40%.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2016년 발표한 우리나라 유아용 카시트 장착률이다. 이는 70% 이상을 기록하는 미국과 독일, 영국 등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최하위 수준이다. 카시트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은 최대 70% 이상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카시트 설치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 차뿐만 아니라 항공기 내 설치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카시트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항공기 내에도 설치해야한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카시트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항공기 내에도 설치해야한다. ⓒ베이비뉴스

◇ 항공사 측, “카시트 사용 제한 이유? 좌석에 맞지 않아”

지난해 델타항공이 카시트에 2세 아이를 앉히려 한 부부를 비행기에서 내쫓은 사건이 있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델타항공과 연방항공국(FAA) 규정에선 2세 이하 어린이는 안전 확보를 위해 카시트를 장착한 좌석에 앉히는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카시트 서비스도 주목을 받았는데, 국내 항공사들은 카시트 서비스를 공식 홈페이지나 고객센터에서 안내하면서도 대부분 사용엔 제한을 두고 있다.

국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유아용 시트를 좌석 점유 소아 항공권을 구매한 유아 고객에게 제공하지만, 출발 72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하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국제선만을 대상으로 한다. 일본과 중국 및 소형 기종 운영 노선은 제외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매출 1위인 제주항공은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카시트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 티웨이항공은 연령 12개월, 체중 9kg 이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카시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홈페이지에 표기하고 있지만, 허용 규격이 있고 앞보기 방식으로만 설치가 가능하다.

A항공사 관계자는 카시트 서비스에 제한을 둔 이유로 “항공기 좌석에 카시트가 맞지 않는다. 규정에 따라 기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확인된 제품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항공사 측에서는 “홈페이지로는 카시트 서비스 신청이 어려울 수 있다. 개수가 제한적이라 승인을 받아야하니 유선으로 예약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항공기 내 카시트 설치는 항공기와 자동차의 벨트 및 좌석 형태가 달라 어렵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항공기 내 카시트 설치는 항공기와 자동차의 벨트 및 좌석 형태가 달라 어렵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카시트 업체 측 “기내사용가능 카시트 제작, 기술력·시장성 부족”

(사)한국항공객실안전협회 측에 따르면 국제민간항공기구인 ICAO(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에서는 Annex(부속서) 6로 항공기에 탑승하는 모든 승객은 개인별로 좌석을 배정받을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유아의 좌석을 점유하게 하고 있으며 일부에선 보호자가 아이를 안고 타는 방법을 권고한다.

항공기 내에서 보호자가 아이를 안고 있으면 사고가 났을 때 더 큰 위험이 일어날 수 있다. 보호자가 유아를 안고 있을 때 항공기가 정면충돌로 충격을 받게 되면 충격량이 보호자에게 밀려오고 상체가 접히면서 아이가 질식사할 수 있단 이론도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선 항공기 내에서도 카시트를 착용해야하지만, 비행기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시트를 찾기란 쉽지 않다. 자동차와 항공기의 안전벨트와 시트 형태가 달라 시중에 판매되는 카시트와 맞지 않는 제품이 많고, 항공기 내 카시트를 설치할 만한 공간적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C카시트 업체 관계자는 “기내에 장착이 가능한 모델이 없다. 항공기 벨트가 2점식이어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D카시트 업체 관계자도 “카시트의 부피가 커서 비행기 내에 설치하기에 공간이 협소하고 항공기 벨트는 2점식이라 대중적인 카시트로는 장착이 어렵다. 버스도 이런 문제 때문에 실제적으로 카시트를 설치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이 항공기용 카시트를 만드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D카시트 업체 관계자는 “카시트는 자동차에 설치하는 걸 주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아직까진 국내나 외국 모두 비행기에 맞는 카시트 제작 기술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개발이 되려면 항공사나 비행기 관련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카시트 업체 관계자는 “기내에서 사용 가능한 카시트는 외국에서 인증 받는 게 따로 있다. 항공사에선 국내 업체들을 통해 구매를 하게 되는데 업체 입장에선 대신 사다주는 것밖에 안 된다. 항공사 말고 시장에서도 팔 순 있지만 그만큼 손익을 따졌을 때 큰 부담인 것”이라고 털어놨다.

◇ 전문가 “12세 미만 아이들, 반드시 항공기용 카시트에 앉아야”

다양한 이유로 현재 항공기 내에선 카시트에 아이를 안전하게 앉히는 일은 어렵다. E업체 관계자는 “벨트로만 채우는 카시트는 기울어진다.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카시트가 안전을 보장하는지는 모르겠다. 카시트에 대한 법도 많이 미비하다”고 꼬집었다.

6세 미만 영유아들의 자동차 내 카시트 착용은 2006년 의무화됐지만 비행기 내 착용에선 의무가 없는 이유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부모들이 감수하고 있다.

최성수 (사)한국항공객실안전협회 협회장은 “항공기 이착륙 시 평균속도를 300/km, 아이의 체중을 5kg이라고 가정한다면 아이가 받는 충격은 1.5톤으로 유아가 감당하기 힘든 충격량이 될 수 있다”며 “카시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망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12세 미만의 영유아는 항공기 비상상황에서 반드시 항공기용으로 인가된 카시트에 보호자와 별도로 앉아 좌석벨트를 매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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