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의 부부싸움, 혹시 저 때문인가요?
엄마 아빠의 부부싸움, 혹시 저 때문인가요?
  • 칼럼니스트 양진희
  • 승인 2018.07.09 11: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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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세계시민으로 기르기] 부모의 분쟁과 갈등 해결과정은 평화교육의 기초
부모가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부 간의 타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자녀들과 해결과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베이비뉴스
부모가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부 간의 타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자녀들과 해결과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베이비뉴스

Q. 부모의 분쟁과 갈등 상황은 어린 자녀들에게 어떤 상처가 될까요?

“엄마랑 아빠랑 싸우면요, 나는 왜 싸우는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나 때문인가? 저 때문인가?’ 이렇게 생각해서 내 방에 숨어서 가만히 나오지도 않고, 가슴이 쿵쾅쿵쾅하고, 아무 일도 못하고 슬퍼서 이불 속에서 누워서 울다 잠들어 버려요. 근데요 어쩔 때는요, 진짜로 걱정이 돼서 잠이 안 오고 ‘내가 뭘 잘못했나?’ 이렇게 생각할 때가 많아요!”

◇ 유아기에 경험하는 부모의 분쟁과 갈등의 해결과정은 평화교육의 기초가 됩니다

유아들은 대부분 부모의 분쟁과 갈등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경향이 높습니다. 위는 배빗 콜(Babette Cole, 1997)의 ‘따로 따로 행복하게(Two of Everything)’라는 동화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유아들이 자연스럽게 부모의 싸움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사례입니다. 부부의 분쟁과 갈등 상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은 분쟁과 갈등으로 인한 자신들의 상처에 집중하느라 자녀들의 상처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합니다. 부모가 분쟁과 갈등 상황에 있을 때, 아이들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부모로부터 방치된 정서적 학대를 경험합니다.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분쟁과 갈등의 원인이 아이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아이들도 부모님의 생각을 알고 있을 거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부모가 말해주지 않으면, 그 무서운 상황에서 감히 질문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갈등의 원인으로 확정짓고 자책하며 상처를 갖게 됩니다.

“저도요 엄마랑 아빠가 밤에 싸우는 거예요. 내가 깨서 막 울고 있는데도 계속 싸우는 거예요. 그런데요, 내가 언제 몰래 컴퓨터를 하다 들켜서 엄청 혼났거든요. 그래서 나 때문에 싸우는 건가 하고 엄청 벌벌 떨고 엄청 무서웠어요.”

이처럼 부모의 분쟁과 갈등은 부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가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부 간의 타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자녀들과 해결과정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분쟁과 갈등을 지혜롭고 긍정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유아들은 분쟁과 갈등으로 인한 서로의 상처에 관심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서로 평화를 위해 타협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배우게 되며, 이는 평화교육의 기초가 됩니다.

◇ ‘분쟁과 갈등의 평화적 해결’은 세계시민교육을 위한 평화교육의 세부 내용입니다

발라소리야(Balasooriya, A. S) 교수는 2001년 유네스코(UNESCO)의 지원을 받아 교육현장의 교사를 위한 평화교육 가이드(Learning the way of peace: A teacher’s guide to peace education)를 발표하고, 분쟁과 갈등의 평화적 해결 등을 포함해 학교교육에서 다뤄야 할 평화교육의 내용을 폭 넓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리치(Ritchie, J, 2011/2015)와 그의 동료들(Lockie, C & Rau, C, 2011)은 여러 연구를 통해, 유아기부터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해줘야 할 뿐만 아니라, 평화문화구축을 위해 갈등의 평화적 해소 기술과 평화의 가치 및 윤리의식 육성에 중점을 둔 평화교육이 실행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뉴질랜드에서는 평화교육이 유아교육교과과정에 포함될 때까지, 유아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은 암묵적으로 평화교육을 실천해야 한다는 학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매 순간 분쟁과 갈등을 경험합니다. 분쟁과 갈등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삶의 한 과정입니다. 따라서 분쟁과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자세는 유아기부터 형성돼야 할 21세기 세계시민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 ‘분쟁과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평화교육’은 생활 속에서 실천돼야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유아교육기관에서도 세계시민교육 내용으로 평화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평화로운 세계’와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등을 교육내용으로 해, ‘갈등과 해결’과 ‘평화를 위한 노력’ 등을 세부내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및 적용하고 그 효과를 분석한 최민수와 문경숙(2004, 미래유아교육학회지)의 연구에 따르면, 유아들이 ‘평화적으로 타협하기’ 평화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참여하지 않았던 아이들에 비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에서 매우 높은 차이를 보였으며, 개인적인 변화도 높았습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3~5세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에 나타난 세계시민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분석한 유연옥과 박인숙(2014, 어린이문학교육연구)의 연구에 따르면, 평화로운 세계를 교육내용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2건(전체의 0.05%)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유아기부터 분쟁과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평화교육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아평화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학자들은 대부분 한 목소리로 내고 있습니다.

평화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바탕이 되며,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한다면, 지금 바로, 우리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바로 이때부터 유아들은 스스로 자신의 주변을 평화로운 환경으로 재창조하는 능력을 기르게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양진희는 현재 한국교통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교직은 천직이자 성직이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유아교사의 경험을 토대로 유아안전, 장애유아통합교육, 유아죽음교육, 입양가정, 아버지 참여교육 등 다양한 주제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유아안전지식, 안전문제해결사고, 유아기 자녀를 둔 아버지의 자아상, 양육행동, 부모역할 만족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다수의 평가도구를 개발하였다. 특히 2005년에는 동화를 활용한 ‘가족과 또래관계에 대한 유아의 이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논문을 발표했으며, 현재까지도 동화와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유아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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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iyea**** 2018-07-09 18:30:15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칼럼이네요.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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