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 건우와의 약속을 지켜주세요"
"문재인 대통령님, 건우와의 약속을 지켜주세요"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7.09 17:21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우 아빠, 청와대 앞에서 8일간 1004배...첫날 현장 가보니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9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사단법인 토닥토닥 ‘건우 아빠’ 김동석 대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건우와 약속한 것만큼은 지켜주셔야지요"라고 호소하며 1004배에 들어갔다. 앞으로 8일간 같은 시간 1004배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9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사단법인 토닥토닥 ‘건우 아빠’ 김동석 대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건우와 약속한 것만큼은 지켜주셔야지요"라고 호소하며 1004배에 들어갔다. 앞으로 8일간 같은 시간 1004배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문재인 대통령님, 지난해 3월 건우 이름을 직접 부르며 약속하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이런 모습이 아닌 것으로 압니다. 국정과제로 약속하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모습은 ‘경제 논리’ 기본이 아닌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맞춤형 ‘사회보장’입니다. 민간에서 제공되기 어려운 중증장애아동에 대한 공공재활치료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을 세워주십시오.”

9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는 보슬보슬 내리는 빗속에 사단법인 토닥토닥 ‘건우 아빠’ 김동석 대표의 절규에 가까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이 건우와 약속한 것만큼은 지켜주셔야지요. 오늘부터 8일 동안 매일 1004배씩 하려고 합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천사가 돼 주셔서 건우와 같은 장애아동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대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토닥토닥 김동석 대표는 11살 중증장애아동 건우의 아빠다. 건우는 2살 때 사고로 인한 뇌 손상으로 9년째 병원을 찾아 떠돌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입으로 밥을 먹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한다.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는 건우에게 재활치료는 생명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방법이다.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은 설계비가 확정돼 올해 초부터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4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수요가 많은 경남권·전남권·충남권 3개 권역 내 8개 시·도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건립사업을 수행할 1개 시·도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오는 16일까지 공모를 받고 있다.

그동안 김 대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위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조속한 설립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1004배를 실시했고, 전국 장애아동 가족 3500명이 참가한 제4회 기적의 마라톤 행사를 열고 대전을 포함한 전국 9개 권역에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1004배 첫날인 이날, 11시 20분부터 시작된 절은 건우 아빠가 404배, 건우 이모가 300배, 예솔 아빠가 300배를 해서 모두 1004배를 3시간에 걸쳐 끝마쳤다. 김 대표는 베이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청원 첫날이니까 이런 간절한 마음이 잘 전달돼서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면서 “내일 첫 마음으로 또 해야죠. (아직) 다리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1004배를 시작하기 전, 건우 아빠 김동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 나눈 것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

◇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의 1004가 되어 주세요”

건우 아빠, 김동석 대표는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천사가 되어 달라며 청와대 청원에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건우 아빠, 김동석 대표는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천사가 되어 달라며 청와대 청원에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Q. 1004를 시작 하게 되신 이유가 뭔가요?

“7월 9일 12시 자정에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에서 그동안에 장애아동 가족들과 시민들이 요구해왔던 ‘공공’ 부분이 사라진 껍데기뿐인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추진되고 있어서 이것은 건우나 중증장애아동과 약속한 병원이 아니거든요. 대통령님이 약속하시고 보건복지부 장관님도 약속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제대로 설립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을 청원하면서 그것이 청와대에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게 됐습니다. 1004배는 천사잖아요. 어른들이 말로만 아이들의 천사가 아니라 어른들이 아이들의 생명을 제대로 지켜주기를 바라면서 저부터 미안한 마음에 1004배를 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주기를 바라면서 8일 동안 1004배를 해나가려고 해요.”

Q. 8일간으로 기한을 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보건복지부 어린이재활병원 공모가 16일까지인데요, 끝나는 날을 맞춰서 하려고 합니다.”

Q. 보건복지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 공모가 나오고 보건복지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하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내용을 정보공개청구 하셨고 답변을 받으셨나요?

“1차 답변을 받았습니다. 은폐한 내용도 있고, 말이 안 되는 답변도 있습니다. 먼저 정보공개청구를 하게 된 것은 공모로 들어가게 된 부분에 대해 의아했거든요. 지난해 1개소 설계비 통과했을 때, 대전 어린이재활병원 설계비로 저희는 알고 있었는데 이해가 안 돼서 정보공개청구를 했죠. 보건복지부는 국정과제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대전 지역 공약이기도 한데 이를 무시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공모 계획(안)의 지원 사항에 운영비 부문은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 운영비 지원이 안 된다면 제대로 된 공공 의료서비스 제공이 어려워 대책을 물었더니, 운영비와 관련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미 공모가 들어갔는데 대책 마련도 없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 규모와 관련해 전국 장애아동 가족들과 시민들은 100병상 이상의 규모를 요구했는데 보건복지부는 3개 권역 각 입원 병상 30개, 타 권역은 외래 중심의 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했습니다. 공모 계획(안)에 전혀 반영이 안 된 이유에 대해 복지부는 용역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했습니다. 용역을 찾아봤더니, 은폐한 것이었어요. 용역을 맡은 사람들도 수요 예측은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재활치료를 지역, 나이 등 때문에 못 받는 아이들을 제외하고 치료를 받은 얘들만 가지고 수요 예측을 한 것이라고 한계를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는 이것을 숨기고 용역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 이렇게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고 장애아동 가족들을 정말 다시 한번 상처를 크게 주는 거예요. 치료 못 받는 사람을 제외한 상태에서 병원을 짓는다는 거잖아요.

원래 목적이 치료 못 받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병원을 짓는 것인데, 치료받는 애들 숫자만 가지고 와서 병원 규모를 생각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 안에서 아이들을 뺑뺑이 돌리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발상 자체가 너무나 끔찍해요. 아이들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할 정부가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이렇게 무책임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해도 해도 너무해요. 대한민국에서 10대 장애아동이 가장 사망률이 높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어요.”

첫날 1004배는 건우 아빠 404배, 건우 이모 300배, 예솔 아빠 300배로 함께했다. 사진은 건우 이모가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절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첫날 1004배는 건우 아빠 404배, 건우 이모 300배, 예솔 아빠 300배로 함께했다. 사진은 건우 이모가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절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Q. 어떻게 개선되길 바라고 계시나요?

“오늘 올린 청와대 청원에 4가지 요구를 담았습니다. ▲전국 9개 모든 권역에 재활 의료센터 건립이나 기존 병원 지정이 아닌 집중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응급시스템을 갖춘 병원으로 건립해 주십시오 ▲현재 공모 중인 1개소 병원은 우선 입원 병상 100개 이상으로 건립하고 나머지 권역은 공공병원의 기능과 권역별 수요를 다시 고려해 병원 규모를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비를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부담하고 운영하되 위탁 운영이 불가피할 시에 의료공공성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최소 1개소는 국립 운영으로 해 전국에 세워질 어린이재활병원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길 바랍니다 ▲권역별로 장애아동 가족들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운영해 주시길 바랍니다. 원래 하기로 다 한 것이었습니다. 다 지켜주셨으면 좋겠고 국민들이 장애 아동과 관련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동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Q. 올해 초 대전 권역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계비 확보와 관련해선 어떻게 된 건가요?

“정부에서 8억 원, 대전시에서 8억 원 내서 16억 원을 설계비로 생각했었는데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대전은 세 개 권역(경남권·충남권·전남권) 내 충남권으로 들어가 공모하고요, 보건복지부가 심사해서 8월 초에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생명 문제인데, 대한민국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모델이 없습니다. 이걸 잘 지어야 합니다.”

Q. 보건복지부에서 의뢰한 연구용역 하신 분들과 소통을 해보셨나요?

“소통했지만 우리 얘기를 듣지 않습니다. 그분들이 박근혜 정부 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을 반대했던 분들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그분들에게 용역을 맡겼어요. 공공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다. 시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이런 태도는 장애인과 관련한 부분은 당사자 의견을 수렴하게 돼 있습니다. 원하는 부분을 다 깡그리 무시하고 있습니다.”

Q. 1004배 이제 시작하시는데 각오 한 말씀해주세요.

“빠르면 5시간 정도 예상합니다. 오늘 대전에서 예솔이 아빠가 같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하다가 힘들 때 이어서 해주시고, 같이 모아서 1004배 하려고 합니다. 8일간 다른 분들이 오셔 함께해 주시면 함께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혼자 하려고요. 따로 운동은 못 해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올라왔습니다. 건우 아빠의 1004배가 한 아빠의 1004배가 아니라 전국의 장애아동 가족과 그동안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함께 했던 시민들의 1004배라는 것을 청와대가 제대로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관련기사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guita**** 2018-07-11 15:44:56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대통령님이 약속 지켜주실거예요!!

black**** 2018-07-17 05:05:45
힘내세요! 약속은 지키라고있는거에요
지켜주실거에요!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