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방학 의미는 아이들의 잘 놀기, 잘 쉬기
미국에서의 방학 의미는 아이들의 잘 놀기, 잘 쉬기
  • 칼럼니스트 이은
  • 승인 2018.07.11 17: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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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 육아인류학] 미국 유학생 엄마의 육아이야기
어느 여름 날, 미국에서 어린이 과학관을 찾은 큰 아이. 로봇 전시회장에서 한참 동안 떠날 줄 몰랐다. ⓒ이은
어느 여름 날, 미국에서 어린이 과학관을 찾은 큰 아이. 로봇 전시회장에서 한참 동안 떠날 줄 몰랐다. ⓒ이은

한국에 비하면 미국 아이들의 여름 방학은 빨리 시작된다. 5월말이나 6월 초가 되면 프리스쿨(Pre school)과 킨더가든(Kindergarten)의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많은 미국의 아이들이 찾는 여름 특별활동 클래스나 데이캠프(Day Camp: 하루에 5~7시간 정도 지정된 특별활동을 하는 프로그램. 주제와 콘셉트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과 내용으로 진행된다)는 인기가 아주 많은 경우 당해 1~2월 중에 벌써 인원이 다 차 버리는 경우도 있다.

큰 아이를 데려다주고 오다가 엄마가 직장 생활을 하고 아빠는 프리랜서로 일하기에 자주 아이를 데릴러 오는 아이와 같은 반 로닌의 아버지를 마주쳤다. 안부인사를 주고 받다가 여름방학 이야기가 나왔는데, 로닌의 경우는 공룡캠프, 우주캠프, 그리고 숲 탐험 캠프에 이미 등록해놓은 상태라고 했다. 캠프라고 하지만 보통 킨더가든 나이 또래의 어린이들은 하루 동안 체험을 하고 귀가하는 데이캠프(Day Camp) 형식의 프로그램에만 참여한다. 로닌이 참가하는 이 캠프들도 모두 데이캠프이고, 각각 박물관과 근린공립공원에서 진행하는 관련 프로그램들이다. 보통은 지역 어린이 박물관이나 과학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활동 내용도 교육적이고 흥미로운 경우가 많아서 제일 먼저 마감되는 편이다. 그 외에도 체육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 지역 커뮤니티 센터나 수영장에서 진행하는 수영프로그램 역시 금방 마감되는 경우가 많고, 유아를 대상으로하는 축구, 야구, 농구, 골프, 테니스 리그 등등 각종 체육 프로그램이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른바 방학맞이 영어특강, 수학특강 같은 것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있다고 해도 보통은 놀이와 결합해 연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들었다. 예컨대 글자를 가르친다면 교실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하듯이 숨겨놓은 글자 스티커나 모형을 모아오는 방식의 액티비티처럼 말이다. 책상에 앉아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는 읽기 프로그램(Reading Program)이 거의 유일한데,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이 읽기과 독서를 강조하는 미국 커리큘럼의 영양 탓인 듯하다.

지역 대학교에서 아동 대상 교육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과 전문 선생님들이 함께 진행하는 읽기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고 유치원 아이들에게는 한국에서도 진행한다는 파닉스(Phonics)와 사이트 워드(sight words)를 중심으로 자주 쓰는 단어에 아이들을 노출시키고 음가를 이해하게 하면서 읽기에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한다. 아이들은 책에 대한 관심과 읽기 연습은 지역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도 충족시켜줄 수 있다. 보통 일주일에 2~3번씩은 영유아를 위한 책읽어주기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미취학아동부터 취학아동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만들기나 체험교실도 같이 진행해주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이 엄숙하고 조용히 책만 읽는 곳이 아닌 놀러가는 곳, 즐거운 곳이라는 느낌을 주는 경험이기 때문에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나도 큰 아이와 자주 찾던 프로그램이었다.

미국에서의 방학이 아이들에게 더욱 즐거운 이유는 방학이야말로 오롯이 쉬고 노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물론 입시를 앞두거나 중요한 시험을 준비 중인 고등학생 아이들은 바쁘고 해야할 일도 많다. 하지만 더 어린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뛰어놀며 마음껏 쉬는 기간이다. 미국 데이캠프(Day Camp)의 가격이 그리 저렴한 편도 아니고, 미국에도 참 많은 맞벌이 부부들이 있기에 방학이 녹록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모들이 패닉없이 여름방학을 맞을 수 있는 이유는 가족중심적인 기업 분위기, 사회 분위기 때문인 듯 싶다. 여름 동안 휴가를 많이 몰아 쓰고, 조금은 유연한 출퇴근을 하는 것이 한국에서처럼 눈치를 봐야 할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의 방학은 공부를 하고 선행학습을 해야 할 기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부모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뛰어놀고 더 많은 야외활동을 할 기회라는 생각이 훨씬 더 강하다. 한국의 많은 부모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일하는 부모들에게 시간을 내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 사교육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아이들의 등하원/등하교를 지원해주고 부모가 함께 있을 수 없는 시간동안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학원과 같은 기관뿐이라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방학은 쉬는 기간이고 마음껏 뛰어노는 기간이어야한다. 그리고 그 방학다운 방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부모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안 돌봄서비스가 제공되거나 부모의 휴가도 오롯하게 보장돼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비단 부모와 가족만의 일이 아니라 온 사회의 도움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여름이다. 

*칼럼니스트 이은은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큰 아이를 키웠고 현재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작업을 하고 있다. 스스로가 좋은 엄마인지는 의구심이 들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순간순간으로 이미 성장해 가는 중이라고 믿는 낙천적인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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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 2018-07-12 05:10:59
저도 잘 놀리고 잘 쉬게하고싶은데
그것도 여건상 쉽지가않네요ㅜㅜ
이번어린이집 방학때는 신나게놀아주고 푹 쉬어야겠어요
최대한 하고싶다는거 들어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