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또 얼마나 더울까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예로부터 여름 한낮 외출을 할라치면 어른들은 ‘더위 먹지 않게 조심해라’는 말씀을 하셨다. 동의보감에서도 여름에 더위를 먹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고, 몸에서 열이 나고, 갈증이 몹시 나서 물을 들이키고 싶다고 했다. 또한 머리가 어지럽거나 아프며, 저절로 땀이 나고 몸이 나른하면서 기운이 없고, 속이 메슥거리고 식욕이 떨어지며, 심하면 정신을 잃을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더운 기운으로 인해 땀을 흘리다 보면 몸안에 진액이 고갈되고 기운까지 따라 빠져나가다 보니 생기는 증상들이다. 그렇다면 아이들도 더위를 먹을 수 있을까? 한여름에도 열심히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은 더위도 먹지 않나 싶지만 아이들 역시 더위를 먹을 수 있다.
아이들 특성상 체온이 높은데다 땀을 조금만 흘려도 탈수가 오기 쉽고 한번 놀기 시작하면 몸이 힘들어도 끝까지 놀게 된다. 본인의 몸이 얼마나 피곤한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노는데 정신이 팔리면 목이 마른 것도 배가 고픈 것도 잊고 물도 밥도 잘 챙겨 먹지 않는 것도 다반사다. 어른에 비해 면역력, 체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신경 써서 챙겨주지 않으면 더위 먹는 일이 생기기 쉽다.
게다가 아직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자기 상태에 대해 제대로 표현할 수도 없으니 야외활동 후 아이가 다음과 같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더위 먹은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일이다.
- 물이나 음료만 찾고 밥을 통 먹지 않으려 한다
- 활동을 많이 한 것도 아닌데 땀이 줄줄 흐른다
- 평소보다 많이 피곤해하고 누워있으려 한다
- 더워하면서 자꾸 옷을 벗으려 한다.
- 자꾸 한숨을 쉬고 안절부절 못 하며 짜증이 늘어난다.
이렇게 아이가 갑자기 더위를 먹었을 때는 재빨리 그늘진 서늘한 곳을 찾아 푹 쉬도록 하고 더워하더라도 너무 찬물은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더위를 먹은 후 처치도 중요하지만, 더위 먹지 않도록 평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여름철 생활관리
1. 덥다고 아이스크림, 얼음, 찬 음료, 찬 과일 등을 너무 먹으면 소화기를 상하고 몸속 기운이 더 부족해질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2. 낮이 길지만 너무 늦게까지 놀지 말고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도록 한다.
3. 햇볕이 강한 오후 2~4시 사이에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피하고 아침저녁 선선한 시간에 놀 수 있도록 한다.
4. 땀을 많이 흘리니 틈틈이 수분 섭취를 할 수 있도록 한다.
5. 너무 달달한 시판 음료보다는 더위를 식혀주면서 기운도 보충할 수 있는 한방차를 평소 마실 수 있도록 한다. 폐기를 수렴하고 진액을 보강할 수 있도록 오미자차, 생맥산(생기차), 속이 찬 아이라면 생강차도 좋다.
6. 삼계탕과 같은 보양음식도 더운 여름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여름만 되면 더위 먹는 아이라면 진액을 보충하고 원기를 보강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쿨보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겠다.
*칼럼니스트 조혜영은 한방 신경 정신과 전문의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수석졸업했으며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수원시청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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