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쟁이 아이들을 바꾸는 특별한 식습관 교육은?
편식쟁이 아이들을 바꾸는 특별한 식습관 교육은?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8.08.0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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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풀무원재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바른먹거리 교육'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토마토, 가지, 당근을 먹으면 먹을수록 어떻게 될까요?" 

"멋있어져요! 튼튼해져요! 건강해져요!" 

"그럼 젤리, 과자, 초콜릿, 사탕, 음료수를 먹으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요?" 

"키가 크기 힘들어요! 몸이 약해져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18일 오전. 뜨거운 태양을 물리칠 만큼 아이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빛나유치원 달빛반을 가득 메웠다. 14명의 아이들(6·7세)이 옹기종이 모여 푸듀케이터(Food+Educator,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식생활 전문 교육 강사)의 질문에 목청껏 답을 외친 것. 아이들은 선생님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드는 것도 모자라, 엉덩이를 들썩이며 먹을거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전능동 빛나유치원 달빛반에서 진행된 바른먹거리 교육에서 아이들이 오감을 활용해 당근을 탐색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빛나유치원 달빛반에서 진행된 바른먹거리 교육에서 아이들이 오감을 활용해 당근을 탐색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아이들의 열정을 이끌어 낸 특별한 수업은 풀무원재단이 무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바른먹거리 캠페인'의 '미각교육'. 전문 교육을 받은 푸듀케이터가 유치원에 직접 방문,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날은 빛나유치원 달빛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아이들은 당근, 두부, 멸치 등 건강한 식재료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고 식감을 느껴보는 한편, 채소 주먹밥을 직접 만드는 '요리실습', 바른 식생활에 관한 애니메이션 시청과 율동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지루할 틈 없이 높은 흥미를 유지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의 눈을 가장 빛나게 만든 시간은 '주먹밥 만들기' 체험. 갓 지은 고슬고슬한 현미밥에 잘게 다진 당근 한 스푼, 짭짤한 멸치 한 줌, 고소한 참기름 두 방울은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까지 입안 가득 침이 고이게 하는 것은 물론, 주먹밥 한 그릇을 싹 비우게 만들었다.  

빛나유치원 달빛반 아이들이 주먹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빛나유치원 달빛반 아이들이 주먹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빛나유치원 달빛반의 한 아이가 직접 만든 주먹밥을 먹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빛나유치원 달빛반의 한 아이가 직접 만든 주먹밥을 먹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에서도 푸듀케이터의 활기찬 수업이 아이들의 눈을 똘망똘망하게 만들었다. 이번엔 풀무원재단의 같은 프로젝트 '미각교육'에 이은 '영양균형' 교육. 

이날은 푸듀케이터의 맛깔나는 구연동화, 승부욕을 자극하는 보드게임, '몸 튼튼 영양소'를 직접 먹어보는 간식 시간, 바른먹거리 율동 배우기 등이 아이들을 건강한 음식나라로 안내했다.   

특히 피망, 두부, 당근, 토마토, 잡곡밥 등 5가지 바른먹거리를 직접 먹어보는 시간은 아이들의 오감을 깨우기 충분. 채소를 먹는 아이들의 입에서는 "아삭아삭해요", "시원해요", "달아요", "힘이 불끈나요", "아껴 먹을 거예요" 등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교사들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이날 5가지 음식이 담긴 접시는 단 5분 만에 모두 동이 나는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한 아이가 당근을 먹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한 아이가 당근을 먹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풀무원재단의 사회공헌활동 '바른먹거리 교육' 

풀무원재단의 사회공헌활동 '바른먹거리 교육'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건강한 식재료와 친해지고, 균형 잡힌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국내 대표 식습관 교육이다.

식생활 전문 교육을 받은 강사 '푸듀케이터'가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에 직접 찾아가 수업하는 방식으로, 2015년부터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2017년에는 시니어로 확대해 현재 전 연령층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일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2만 2000명을 교육하는 등 지난 8년에 걸쳐 약 4300여 회 무료 교육을 실시했고, 2020년까지 10만 명에게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많은 교사, 부모들의 관심 덕에 지난 6월 29일 이미 10만 명 교육을 조기달성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조기달성을 이룬 비결은 무엇보다 질 높은 교육 콘텐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식자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6~7세 유치부 교육은 아이들이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알고 바른 음식을 구별해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다. ▲오감을 활용해 식재료를 느끼고 맛보며 먹거리 본연의 맛과 친해지도록 돕는 '미각교육' ▲구연동화와 게임, 바른먹거리송 등을 통해 균형 잡힌 영양식단을 익히는 '영양균형' 등 두 번에 걸쳐 진행된다.  

초등부 교육은 ▲식품 포장지 표시사항을 확인하고 원재료와 함량, 식품첨가물, 유통기한 등을 확인하는 식품표시 확인 교육과 ▲영양소의 종류와 기능을 알고 영양균형 간식 만들기 실습 등으로 구성된 영양균형 교육으로 꾸며진다.  

빛나유치원 달빛반의 한 아이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상자 속 식재료의 촉감을 느껴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빛나유치원 달빛반의 한 아이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상자 속 식재료의 촉감을 느껴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만족도 높은 교육… "아이들 변화 보이기 시작"  

바른먹거리 교육은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풀무원재단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바른먹거리 교육에 참여한 학습의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교사 494명 중 99.6%, 학생 1만 579명 중 89.9%가 교육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바른먹거리 교육을 신청한 빛나유치원 달빛반 조정은(26) 교사는 "아이들이 새학기에 이 교육을 받았다면 음식의 소중함을 더 빨리 알고 더 건강하게 생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즐겁게 진행해줘서 만족했다. 평소보다 아이들의 집중력도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하아롱(29) 교사는 "푸듀케이터가 적합한 도구를 사용하고 아이들의 눈높이 맞는 언어로 상호작용을 잘 해줘서 좋았다"며 "급식 시간에 채소를 먹기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이제는 채소를 한 번 더 권유하면 자연스럽게 먹는 등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또 이런 교육이 있다면 언제든지 신청할 것"고 전했다.  

아이들의 변화도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을 받은 자녀의 학부모 1755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7.6%가 바른먹거리 교육을 통해 아이들 식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바른먹거리 교육을 받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김민찬(7) 군은 "피망은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맛있었다. 토마토는 물이 나오는 게 싫어서 못 먹었는데 이제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 저녁에 엄마에게 피망이랑 토마토를 달라고 할 것"이라고 우렁하게 대답했다.

수업을 진행하는 푸듀케이터들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  

4년차 푸듀케이터로 활동중인 주혜경(44) 강사는 "아이들이 건강한 음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부족한데, 이러한 교육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고, 특히 오감을 활용해 채소를 즐겁게 먹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이 채소를 먹고 맛있다고 할 때 제일 보람을 느낀다. 수업을 마치면 '아이들이 이제 채소를 먹어보려고 시도하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떠난다"고 말했다.  

같은 연차 푸듀케이터 천효진(33) 강사는 "아이들이 급식을 예전보다 잘 먹는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채소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모습을 보일 때 뿌듯하다"며 "교육 후에 아이들이 바른 먹거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풀무원재단의 '바른먹거리 교육'은 풀무원에서 교육을 위탁받은 비영리 사단법인 '푸드포체인지(Food for Change)' 홈페이지(www.foodforchange.or.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유치부 대상 교육은 최소 15명에서 최대 25명, 초등학생은 최소 20명 이상으로 구성된 학교 및 기관이면 신청 가능하다. 

풀무원재단은 가정에서도 학부모와 아이가 바른먹거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별 먹거리 교육법과 교육자료를 소개하는 '바른먹거리 온라인 스쿨'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오는 2022년까지 22만 명을 목표로 바른먹거리 교육을 꾸준히 실시할 계획이다. 

빛나유치원 달빛반 아이들이 두부와 당근 냄새를 맡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빛나유치원 달빛반 아이들이 두부와 당근 냄새를 맡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빛나유치원 달빛반 아이들이 선생님과 채소를 잘 먹기로 약속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빛나유치원 달빛반 아이들이 선생님과 채소를 잘 먹기로 약속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아이들이 구연동화를 감상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아이들이 구연동화를 감상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아이들이 피망을 먹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아이들이 피망을 먹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아이들이 보도게임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아이들이 보도게임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아이들이 바른먹거리 율동을 따라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직장어린이집 기린·사슴반 아이들이 바른먹거리 율동을 따라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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