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안 좋은 일 생기면 무조건 '미혼모 탓' 민원"
"동네에 안 좋은 일 생기면 무조건 '미혼모 탓' 민원"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07.31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가부, 미혼모·부 차별 사례 접수 결과 발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 “동네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주민들이 무조건 ‘미혼모시설에 있는 미혼모들이 한 일’이라며 민원을 제기했어요.”(시설입소 미혼모)

# “가족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과서에서는 ‘부모님’이라는 말이 곳곳에 등장해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부모’의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거든요. 미혼모와 미혼부 가정의 아이들이 심한 박탈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현직 교사)

2016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가족은 44만 6000가구에 달한다. 이 중에 18만 여명은 정부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에 속한다. 경제활동은 활발하지만 소득과 자산, 주거 수준이 열악한 ‘근로빈곤층’으로 분류되는 것이 한부모 가족의 현실이다. 여기에, 우리 사회 미혼모·부는 직장, 관공서, 학교 등 일상 생활공간에서 만나는 차별과 불편까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장관 정현백)는 미혼모·부에 대한 주요 차별 사례를 지난 30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달 29일부터 여가부 대표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 당사자 또는 일반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불편과 차별의 구체적인 사례를 여가부에 접수한 것이다. 

특히, 미혼모·부들은 ‘비정상’으로 분류되며 겪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따돌림에 힘든 경우가 많았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이가 어리고 남편도 없는 산모라고 주변 산모들이 같이 대화도 하지 않고 밥 먹을 때 끼워주지도 않는다거나, 나이가 어려보이는 여성이 아이를 안고 길을 가거나 낮 시간에 밖에 있다고 ‘사고 친 건가? 엄청 어려 보이는데?’라고 주변에서 수군거린다는 사연 등이 있었다.

◇ 경제적 어려움에 사회적 차별까지… 두 번 우는 미혼모·부

학교나 관공서, 병원 등 공개된 공간에서 개인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것도 크게 불편을 겪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학교에서 부모참여수업이나 가족여행으로 부모 둘 다 참석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한부모인 것이 알려져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기도 하거나, 주민센터에서 상담을 받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됐고, 상담원이 내가 미혼모인 사실을 큰 목소리로 얘기해 당혹스러웠다는 사례도 있었다. 

여가부는 ‘사회적 편견이 바로 직접적인 차별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구직활동 시 면접관이 등본을 보며 ‘혼자 아이 키우는데 직장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냐’라고 묻거나, 질문의 80%가 ‘왜 혼자인지, 아이는 혼자 어떻게 키울 것인지’ 등이었다는 사연 등이 있었다. 

정부는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한부모도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비혼 출산·양육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여건을 확립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5일에 정부가 발표한 관계부처 합동 저출산 대책에 미혼모가 자녀를 기르던 중 부(父)가 자녀를 인지하더라도 종전과 같은 성(姓)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주민등록상에 계부·계모 등의 차별적 표현이 드러나지 않도록 표기를 바꾸는 등 비혼 출산·양육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야기하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모든 형태의 출산이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개선 작업과 함께 미혼모·부가 겪는 일상 속의 차별과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가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의 일상 속 차별 및 불편 사항을 10월 2일까지 접수받는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관련기사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