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대성 기자】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합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이 가히 살인적인데요, 전기세 걱정에 에어컨을 껐다가는 숨이 턱턱 막히는 요즘입니다. 뜨거운 모래밭 탓에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이 줄었다지만, 아직 폭염이 점령하지 못한 계곡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서울 강북구 4.19탑사거리 위에 위치한 북한산 계곡은 매년 여름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몰리는 인기 피서지입니다. 백련사 입구에 위치한 탓에 '백련사 계곡 물놀이장'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북한산 계곡물이 커다란 물웅덩이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물놀이장이 됐습니다. 강북구청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분수대 및 물놀이 시설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계곡 물놀이장인 만큼 안전사고가 염려됐는데요, 7월 31일 찾아간 현장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포착됐습니다.
우선, 이용객은 많은데 아이들의 안전을 살피는 안전요원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물장구로 계곡이 흙탕물이 돼서 발밑에 어떤 이물질이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물놀이장과 연결된 다리 아래 쪽은 분명 '위험지역 접근금지'란 경고판이 붙어 있었지만 물놀이하던 아이들이 수시로 출입했습니다. 안전사고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지만 제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놀이 중에도 위험요소가 보입니다. 장난기 많은 아이들이 계곡 바닥의 돌멩이를 집어 던지는 '물수제비뜨기' 놀이를 수차례 합니다. 자칫 다른 아이들이 돌멩이에 맞을까 아찔한 순간입니다. 그러나 역시 누구도 제지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물놀이장 한 쪽에 설치된 구명환 보관함은 식당의 테이블과 의자로 가려져 있습니다. 1초가 아쉬운 위급 상황에서 과연 신속한 사용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물놀이장 한쪽에서 튜브를 대여하던 한 상인에게 안전요원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여긴 물이 얕아서 그런 거 필요 없어"란 말이 되돌아옵니다.
어린 자녀와 함께 계곡을 찾은 한 엄마는 "가끔 계곡 바닥에 쇳조각 같은 날카로운 것들이 보일 때가 있는데 아이가 다칠까 걱정된다"며 눈살을 찌푸립니다.
물놀이 시설을 관리하는 강북구청 한 관계자는 "물놀이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그물망을 치고 흙을 파내기도 했다. 안전요원 배치 여부는 내부적으로 상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끝을 모르는 폭염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계곡을 찾을 것 같습니다. 많은 가족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추가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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