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아빠-친구 같은 아빠 '두 마리 토끼 잡기'
엄격한 아빠-친구 같은 아빠 '두 마리 토끼 잡기'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8.08.14 09: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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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부모와 자식 관계는 수평인가 수직인가

Q. 저는 7세와 4세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제 아버지는 엄격하고 권위적인 분이셔서 내가 부모가 되면 친구처럼 편하고 친밀한 아빠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두 아들의 아빠인 지금 저는 고민이 많습니다. 친구처럼 편하게 하면 아이들이 버릇이 없어지는 거 같고 그래서 좀 엄격하게 하면 오히려 말을 듣지 않습니다. 권위도 있으면서 친구 같은 아빠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권위도 있으면서 친구 같은 아빠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베이비뉴스
권위도 있으면서 친구 같은 아빠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베이비뉴스

◇ 역할은 반복 순환됩니다

우리는 모두 역할을 맡아 수행하게 됩니다.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누군가에게 모델이 되는데, 이전에 자신도 모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K. 머튼은 '역할모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세대 간 종적, 횡적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자신이 부모인 현재를 바로 알고 과거의 부모님을 이해하며 미래에 자식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다면 역할 모델에 대한 인식이 바람직하게 설정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역할은 흐르고 있고 반복되며 순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나는 어떤 부모인가 - 부모로서 자신을 인식하기 위해 체크할 것들

▲아이들에게 “아빠는 어떤 아빠야?”라고 질문해보시면 상당히 진실에 가까운 답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가 어리다 하더라도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 아빠를 표현하므로 의미 있는 내용입니다. 혹시 답이 꾸며졌거나 대답을 못한다면 아빠 역할을 점검해보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나의 부모는 어떠했는가 생각해보세요. '아버지가 무서웠으니 나는 친근하고 친구 같은 아빠가 돼야지', '아버지가 자상해서 좋았는데 나도 그렇게 자상한 아빠가 돼야지' 두 경우 모두 부모를 역할모델로 해서 자신의 역할모델을 설정하는 것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다만 하나 더 추가돼야 하는 것은 주체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가치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는 무서워서 싫었지만 그래서 내가 삐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자랐지. 나는 무섭지는 않지만 엄격한 기준이 있는 친구 같은 아빠가 돼야겠어.'라고 구체적으로 인식해 무서움 안의 엄격함이라는 긍정의 본질을 취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분명해야 원칙이 있는 역할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 생각해보세요. 자신은 아빠로서 아내는 엄마로서 각각의 역할이 있는데 “엄마는 이랬으면 좋겠어”라고 아빠의 입장에서 엄마의 역할을 강요하게 된다면 아이들에게 부모상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장 배경으로 인해 설정되는 '나는 이런 아빠가 될 거야', '나는 이런 엄마가 될 거야'라는 생각을 서로 존중해줘야 바람직하겠습니다.

그리고 서로 상대에게 어떤 아빠, 어떤 엄마가 되면 좋겠는지 묻고 충분히 들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생각에 배우자의 생각을 더해 자신의 역할모델을 정한다면 자식에게 긍정적인 부모상을 심어줄 수 있겠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아빠 엄마가 따로따로가 아닌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 엄격하면서도 친구 같은 부모 - 두 마리 토끼 잡기

부모는 건강한 권위와 엄격함이 있어야 아이가 규칙과 규율, 사회적인 규범, 관계의 질서를 올바르게 배워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거나 방법의 오류가 생기면 거리감이 있고 무서운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역으로 친구 같은 부모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친근하게 지낼 수 있지만 자칫 부모와 자식의 경계선이 모호해져서 위계를 잡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상반되는데 어떻게 하면 모두 취할 수 있을까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그냥 뛰기만 한다면 한 마리는 잡을 수 있어도 다른 한 마리는 놓치게 됩니다. 상황에 적합한 방법을 찾고 계획을 세워 접근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듯이 엄격함과 친밀함을 모두 취하려면 원칙과 일관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수직적-수평적인 관계를 모두 유지하려면 - 유동적인 선으로

잘 구부러지는 줄, 혹은 곧아서 접거나 구부러지지 않는 줄, 적당한 힘과 유연성이 있는 줄은 수직-수평선을 모두 만들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수직도 수평도 될 수 있는 유연한 선을 만들듯이 부모-자식 관계에서도 유연함이 중요하겠습니다.

▲수직적인 사고는 원칙을 세워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거짓말을 하지 하도록 가르치려면 정직한 부모님의 모습을 일관적으로 아이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아이가 우리 아빠는 약속을 지키고 거짓말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자신도 은연중에 같은 행동을 하게 됩니다.

▲수평적인 사고는 벗어난 원칙에 대해 인정하는 것입니다. 원칙이라 하더라도 때론 지켜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솔직하게 인정하고 말하는 것이 건강한 권위를 만들어가는 수평적인 태도입니다.

▲수직적으로 원칙을 세우고 수평적으로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자신을 믿어줍니다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K. 머튼이 말하는, '내가 믿는 대로 된다'는 자기 충족적 예언을 적용해 봅니다. 건강한 권위를 위해 원칙과 일관성을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실천이 중요할 텐데, 일상에서 잘 지켜지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마시고 다섯 번 중에 세 번을 지켰다면 성공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칭찬하고 인정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내가 바라는 대로 된다'라는 믿음을 키워나가시면 원하는 대로 이루게 될 거라 믿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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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bhs**** 2018-08-20 10:41:40
육아의 기본적인 고민이 일부분 해소되는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whitevio**** 2018-08-14 13:18:10
항상 고민되는 문제인데 새롭게 배웠습니다~~엄격함과 친밀함을 동시에 취하려면 원칙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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