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요! 그대는 '돌끝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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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요! 그대는 '돌끝맘'
  • 칼럼니스트 한희숙
  • 승인 2018.08.16 11: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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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한 장, 육아일기 한 줄] 육아도 돌잔치도 엄마 아빠 힘 모아야

육아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주로 통용되는 줄임말 중에 ‘돌끝맘’이 있다. 편의를 위해 줄여 쓰는 ‘문센(문화센터)’, ‘얼집(어린이집)’, ‘윰차(유모차)’ 등과 달리 돌끝맘이 생긴 배경은 특별하다. ‘돌잔치를 끝낸 엄마’로 풀이되는 돌끝맘에는 돌잔치를 무사히 치른 엄마의 후련함과 안도감이 담겨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돌잔치는 엄마가 주도해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손님을 모아 놓고 잔치를 치른다 하면 큰 결정부터 자잘한 것까지 손이 많이 간다. 돌잔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한다면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하며 장소는 어디로 잡을 것인지, 의상과 사진, 답례품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준비할 것투성이다. 그 과정에서 이른바 ‘엄마표’로 세세한 부분까지 감당하는 엄마도 있고 전문 업체에 일정 부분 의뢰하는 엄마도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요는 육아와 병행하기에 돌잔치 준비는 큰 부담이고 숙제라는 사실이다.

부모이기에 소중한 내 아이의 첫돌을 축하하는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감정과는 별개로 돌끝맘이라는 말에서 돌잔치에 대한 피로감이 읽힌다. 한 번뿐인 내 아이 첫돌인데 힘들어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또한 열심히 준비해서 돌잔치를 잘 치렀을 때 뿌듯함이 큰 것도 사실이다.

내 경우에는 식전 영상을 직접 만들었는데 완성된 영상이 전문가의 것보다 덜 세련되긴 했어도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실 다른 엄마들도 다 한다기에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한 장면을 만드는 데만도 꽤 많은 시간과 품을 들여야 했다. 그래도 아이의 성장 과정을 추억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돌잔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가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다만 그 준비가 엄마의 몫으로 기우는 감이 있고 이에 따라 돌끝맘이 엄마가 넘어야 할 어떤 관문이 되는 분위기가 불편하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엄마나 아빠나 다르지 않듯 돌잔치 준비도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면 보다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림책 [돌잔치]의 한 장면
그림책 「돌잔치」(김명희 씀, 김복태 그림, 보림, 2010년)의 한 장면 ⓒ보림

과거 조부모와 함께 3세대가 가족을 이뤄 살 때는 육아도 그렇지만 아이 돌잔치 준비에도 온 가족이 힘을 보탰다. 부모 세대의 돌잔치 문화를 소재로 한 그림책 「돌잔치」(김명희 씀, 김복태 그림, 보림, 2010년)에서 쌍둥이 남매의 돌날 아침, 분주한 가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돌날 맞은 감나무 집 아침부터 분주하네. 먼지 털고 마루 닦고 마당 쓸고 상 나르고 온 가족이 너나없이 아기들 위한 마음일세. 오늘처럼 복된 날에 어찌 음식 소홀할까.”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와 엄마는 제각각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이야기는 쌍둥이 남매의 탄생, 첫돌 준비, 돌잔치로 이어지며 과거의 돌잔치 문화를 보여주는데, 첫돌의 의미를 차근차근 되새길 수 있어 뜻깊은 책이다. 나는 엄마로서 돌잔치를 한 차례 치렀지만 백설기와 수수경단, 인절미, 송편 같은 음식과 돌맞이 옷, 돌잡이 물품에 담긴 진짜 의미는 이 책을 보고 뒤늦게 알았다. 특별히 돌잡이 물품을 보여주는 장면은 플랩북 형태로 독자의 호기심을 이끌어낸다.

◇ 서로의 수고를 인정하고 감사하기, 시작은 여기부터

우리 아이가 여섯 살이니 나는 4년 전에 돌끝맘 대열에 합류했다. 여차저차 돌잔치를 치렀지만 속마음은 직계가족만 모여 간단하게 식사하는 것으로 끝내고 싶었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본 가까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자리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림책 「돌잔치」를 보면 가까운 친인척들만 모여 앉아 남매의 돌잡이에 함께한다. 가족, 이웃 중심으로 가정의례를 치르던 과거의 돌잔치 이야기라서 하객은 적고 차림은 소박하다. 하지만 그 자리가 초라해 보이지 않는다. 아이의 첫돌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사람들만 모였기에 하객의 수나 장소와 관계없이 충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사실 돌잔치에 초대받았는데 가고 싶지 않아서 곤란하다거나 돌잔치를 여는 의도에 대한 불편한 이야기를 접할 때가 있다. 또한 돌잔치가 제2의 결혼식처럼 부풀려지고 부모 중심으로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남편과 마음이 맞았다면 가볍게 우리만의 방식으로 아이의 첫돌을 기념하고 싶었다.

간단하게 식사만 하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으로 돌잔치를 대체하는 이들도 점점 늘고 있지 않은가. 또한 돌잔치 비용을 아이 몫으로 저축하거나 기부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기념하는 움직임도 있다. 개인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어른들 등쌀에 떠밀려 남들과 비슷한 모양새로 돌잔치를 치렀다.

다행이었던 점은 남편은 돌잔치를 강력하게 원했던 터라 남편이 주도적으로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남편은 본인이 나서서 준비한 것에 크게 만족해했다. 아이가 첫돌을 맞을 때까지 육아에 참여도가 낮았는데 돌잔치나마 이것저것 준비하게 돼 기쁘다고도 했다. 아이의 진짜 속마음은 알 길이 없지만 돌잔치 당일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낯선 환경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우는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 무리 없이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나는 한 발 물러서서 남편이 돌잔치 준비하는 걸 지켜보며 식전 영상과 답례품 등 몇 가지만 거들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후회되는 부분도 있었다. 당장 사진이며 아기 옷만 봐도 '내가 했다면 더 신경 썼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남편에게 전적으로 맡겼던 부분이라 불평을 토로할 수는 없었다.

돌잔치뿐만 아니라 육아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이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고 그쪽으로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육아는 엄마 아빠가 함께해야 수월하다. 또한 서로를 의지해 육아에서 한숨 돌릴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정의 행복도 따라온다.

돌끝맘 혹은 돌끝파(돌잔치를 끝낸 아빠)라 부르며 한쪽에만 짐을 지우는 것은 가족 관계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힘든 길을 함께 헤쳐 나간 사이가 돈독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니 조금 늦었더라도 육아의 길을 엄마 아빠 함께 걷자. 아이를 지금껏 무탈하게 키워낸 서로의 수고를 인정하고 감사하기, 시작은 여기부터가 좋겠다.

*칼럼니스트 한희숙은 좋은 그림책을 아이가 알아봐 주지 못할 때 발을 동동 구르는 아기엄마이다. 수년간 편집자로 남의 글만 만지다가 운 좋게 자기 글을 쓰게 된 아기엄마이기도 하다. 되짚어 육아일기 쓰기 딱 좋은 나이, 여섯 살 장난꾸러기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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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a58**** 2018-09-01 03:35:09
육아는 엄마아빠 공동의무인것이다. 누구한쪽으로 쏠리지말고 ,
엄마와 아빠의 사랑 결정체이니, 엄마아빠가 적극적으로  아이
육아에 어느한사람만이 아닌 둘이서로 육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ha79p**** 2018-08-31 20:14:28
아이가 차면 타면 울어서 돌잔치를 못하고 식구들끼리 저녁만 먹었었네요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면 안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하네요 아이를 위한 생일인데 아이가 우선이 되어야 하겠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