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버린 가족공동체 교육, 유대인은 고수하는 까닭
우리가 버린 가족공동체 교육, 유대인은 고수하는 까닭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8.08.2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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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집단지성의 힘을 유아 때부터
가족공동체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유대인들이 자신과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베이비뉴스
가족공동체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유대인들이 자신과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베이비뉴스

유대인의 가정교육은 안식일로 대표됩니다. 온 가족이 조상과 역사를 공부하는 하루를 정해서 24시간 오로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자녀들과 대화만 합니다.

여기에서 교육은 훈계가 아니고, 가족 내에서 공부를 하는 방법을 배우며, 오랜 시간 창의적으로 지식의 축적과 더불어 가정의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에는 누구 한 사람의 몫이 아닌 가족 전부가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부모세대는 끊임없이 공부를 지속함으로써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본다면 어릴 때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생에 걸쳐서 지식 인프라가 구축되는 경이로운 시간들입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토론을 하면서, 어른세대로부터 지식과 지혜를 전수받는 시간들입니다. 일주일에 24시간이면 1년이면 1152시간입니다. 자는 시간을 포함하기도 했지만, 평생이면 어떻게 될까요?

유대인들이 자신과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질문한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서 유대인들이 기본적으로 반복하고 지속하고 있는 교육의 시간과 양에는 주목을 하고 있지 않은 듯합니다. 가족공동체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유대인들 관련 책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 전통시대의 가정에서 하던 자녀교육 방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조선시대 가학, 부모세대 모범으로 가정교육 전통 만들어

흥미롭게도 조선시대에는 가학(家學)이라고 하는 전통가정교육이 있어서 가문의 전통과 학문을 전수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부모세대가 모범을 보임으로써 자녀들과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일생 쉼 없는 가정교육의 전통을 만들었습니다.

가학처라는 곳을 지정하여 때때로 가문의 어른들이 집안의 자손들을 데리고 공부를 하였으며, 자손들의 학습지도와 생활습관지도를 통해 올바른 인격형성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전통은 가학처에서만이 아니라 집 안에서도 지속되었습니다.

집안 어른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 자손들은 그대로 습득을 하고 배웠습니다. 3~5살 때 천자문을 뗄 수 있었던 공부법이 자연스럽게 전수되었던 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어릴 때는 집안의 어른들이 아이들의 스승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자라서는 스승을 찾아서 또 다른 배움의 길을 걸어가도록 하였습니다.

소학의 내용을 어릴 때부터 익히도록 하였으므로 일상의 행동거지에 대한 교육은 엄격하였습니다. 이런 교육을 한 이유가 14세쯤에, 태도를 잘 갖춘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이치를 탐구하는 교육에 임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소리를 내어서 읽고, 또 읽어서 완전히 외운 다음에 이치를 탐구하도록 하는 교육은 놀랍게도 오늘날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교육방법과 매우 유사합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을 외우도록 하고, 쓰도록 하는 교육법입니다. 이 교육의 시작은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소리교육입니다.

퇴계 이황은 대화와 토론교육을 중요시 했습니다. 그가 생전에 남긴 편지가 3200여 편인데 그중 장남 이준과, 장손 이안도에게 남긴 편지가 무려 700여 편이나 됩니다. 집안 식구들에게 남긴 편지가 1200여 편이나 되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유학자들은 가정에서의 교육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이를 실천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세상의 잣대로도 성공한 퇴계는 노년에 더욱 많은 편지를 아들과 손자와 주고받았으며, 이는 가족 간의 대화를 죽을 때까지 소홀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 전통은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면 그때부터 시작되어서 일생을 통해서 일관되게 적용을 하는 것입니다. 공부와 좋은 습관교육이 병행하도록 집안의 어른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모습을 갈고 닦는 수신과 제가의 모습이 일치되도록 하였습니다.

◇ 가족공동체에서부터 집단지성의 힘을 증명해낸 유대인

이 교육은 혼자만의 교육이 아니라 집안 혹은 가문이라고 하는 공동체 교육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21세기가 되어 핵가족화에서 세포 가족화되고 있는 오늘날 현실을 비추어볼 때 불가능할 것 같지만, 유대인들은 변함없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거추장스럽다고 버리고 있는 가족공동체 문화와 교육을 그들이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집단지성의 힘을 아는 그들은 가족공동체에서부터 증명해내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완전히 몸에 익힌 집단지성의 힘을 학교나 사회에 나가서 너무나 쉽게 사용하고, 다시금 그 힘을 발견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의 질문과 토론은 가정에서 준비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 교육에서 일상이었던 집단지성의 힘이 다시금 생각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우리 가정의 집단지성문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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