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도 칭찬도 안 통하는 고집불통 '미운 네 살'
훈육도 칭찬도 안 통하는 고집불통 '미운 네 살'
  • 칼럼니스트 홍양표
  • 승인 2018.08.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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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두뇌 만들기] 일관성으로 두뇌의 패턴 만들기

Q. 늘 자기 멋대로 '미운 네 살'입니다. 우리 아이는 칭찬도 훈육도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주위를 보면 스티거나 사탕 몇 개에도 엄마 말을 잘 듣는 아이들이 많고요, 아니면 엄마가 좀 엄해서 엄마의 화난 저음의 목소리에 꼼짝을 못 하는 아이도 있어요. 집에서는 그냥 싸우면서 제가 이기기도 하며 어찌어찌 지내는데요, 밖에 나가거나 친적집에 가면 도통 제 말은 듣지를 않으니 이제 외출은 하고 싶지도 않고 유치원 하원 후 주말에도 늘 집에서만 보냅니다.

이러다 보니 저도 아이도 스트레스가 많고 남편과 시댁과 갈등도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요. 칭찬도 훈육도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의 아이가 너무 힘이 드네요!

칭찬도 훈육도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의 아이가 너무 힘이 드네요! ⓒ베이비뉴스
칭찬도 훈육도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의 아이가 너무 힘이 드네요! ⓒ베이비뉴스

A. 엄마 말을 잘 듣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특징은 우선 엄마와의 서열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만 3세 정도의 나이가 되면 본능적으로 서열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엄마보다 서열이 높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엄마의 말에 권위가 없다고 여기게 되고 결국은 말을 안 듣습니다. 이것은 성장하면서 더 심해질 것입니다. 아이는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누가 자기 위고 아래인지요. 엄마에게 떼를 쓰면 된다는 기억이 저장돼 특히 엄마 말을 안 듣는 것입니다.

지금 어머님의 양육의 어려움은 칭찬이 좋은지 아니면 훈육이 좋은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를 찾기 전,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두뇌의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의 두뇌 신경망은 패턴을 추구하는 기관입니다. 이런 두뇌의 특성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같습니다.

패턴을 추구한다는 말은, 예를 들어 뇌가 어떤 정보를 받아들일 때 그 정보가 ‘병원에 가자!’일 경우 아이는 과거의 병원과 관련된 정보를 연결하게 됩니다. 그리고 즐겁게 갈지 아니면 가기 싫다고 떼를 쓸지 결정을 하고 행동에 옮기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 한두 번은 병원의 경험을 연결하지 못하고 따라나서지만 이런 경험들이 패턴으로 남게 되면 ‘병원=위험’이란 정보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떼를 쓰며 가기 싫다고 울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입력이 ‘칭찬‘이라고 할 때, 현재 가동되고 있는 기억 구역(영역)을 접근할 때 해마(감정적 작업을 담당하는 구역)에 들어가면 두뇌의 메모리 저장 영역 전체에 검색을 설정해 관련 패턴이 있는 저장된 메모리를 찾습니다. 일치가 됐을 때, 관련 패턴에 대한 링크가 해마에 연결돼 새로운 경험 정보를 입력, 유지합니다.

패턴의 일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그 새로운 입력은 관련 메모리를 가진 뇌세포 네트워크에 물리적으로 인코딩 됩니다. 새로운 경험이 뇌의 패턴 탐색을 지원하기 전에 관련 메모리 패턴을 활성화하면 이 새로운 경험은 이전의 경험과 함께 계속 유지되며 아이의 기억에 긍정적인 기억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프로세스를 사전 경험의 활성화라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패턴의 반복된 기억들은 장기기억의 대뇌피질로 저장돼 아이의 행동에 묻어납니다. 그리고 유사한 상황에서 아이는 이런 경험들이 활성화됩니다.

◇ ‘잠시만 기다려줄래?’라는 마법의 말

그리고 양육자의 일관적인 말과 행동이 아이들의 패턴을 만들어주는 지침이 됩니다. 즉, 지금 어머님의 양육의 문제점은 일관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가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어머님께서 일관성 있게 같은 반응으로 대응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에 어머님의 반응이 하루는 엄하게 반응하고, 다른 날은 달래고, 또 다른 날은 그냥 무관심하게 반응했다면 아이 또한 일관되는 행동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칭찬이 좋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칭찬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활성을 돕고 도파민의 증가로 칭찬을 받는 아이는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긍정적인 기억이 다음에도 유사한 행동을 하게하는 패턴의 열쇠입니다. 하지만 칭찬만으로 양육을 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에게 부정적은 경험도 패턴의 하나입니다. 위험한 상황, 잘못된 행동 등과 함께 동반되는 어머니의 엄한 목소리는 아이의 모든 것에 일관성을 두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선 하루에 하나, 그리고 그것이 잘 되면 두 개, 이렇게 천천히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점에서 습관에 관련된 자기계발서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습관들도 꾸준한 반복으로 우리의 두뇌의 신경망에 패턴화돼 저장돼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습관, 메모하는 습관, 규칙적인 운동 또한 결국 패턴입니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알고는 있어도 행동으로 계속 옮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의 일관성 있는 행동, 또 부모님의 지시에 잘 반응하는 태도도 계속되는 훈련으로 인한 결과물입니다.

아직 4세의 아이라면 큰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어머님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말 잘 듣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실례입니다. 예를 들어 ‘잠시만 기다려줄래?’라는 마법의 말입니다. 아이에게 간식을 주기 전, 장난감을 주기 전, 무엇인가 긍정적인 보상이 있기 전, 아이에게 미리 말을 해주세요. ‘잠시만 기다려줄래?’ 잠시만 기다리면 즐거운 무언가가 따라오는 이 경험의 반복들은 아이에게 참을성과 긍정적인 효과 두 가지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런 긍정적 패턴이 형성되면 아이는 밖에서도 엄마가 ‘잠시만 기다려줄래?’라고 말하면 꾹 참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행복한 칭찬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적당한 칭찬과 말의 권위를 통해 정확한 서열을 정하는 것이 먼저 실행돼야 합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 서열이 정해지고 나면 청소년이 돼서도 부모의 말에 권위가 있게 됩니다.

*칼럼니스트 홍양표는 25년째 유아 및 초중등 두뇌 교육을 연구하고 있으며 「엄마가 1% 바뀌면 아이는 100% 바뀐다」, 「우리 아이 천재로 키우는 법」, 「부모가 바뀌어야 자녀가 바뀐다」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여러 방송에서 두뇌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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