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날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
누구도 날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
  • 칼럼니스트 이정수
  • 승인 2018.09.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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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의 결혼수업]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행복하게 해줄 때까지 기다리면 평생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정수

"날 평생 행복하게 해줄 거야?"

"그럼~ 당연하지.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드라마에서 꼭 한 번씩 나오는 대사입니다. 어쩌면 결혼 전에 모든 커플들이 하는 말일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좀 의문이 들었습니다. 상대가 날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행복에 대한 발상 자체가 너무 수동적이라는 거죠. 자신의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제 블로그의 이름을 '행복자가발전소'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솔직히 이 이름 짓고 속으로 대박이라며 키득거렸습니다. 행복을 자가발전 한다. 크으~ 멋지다. 사실 우리 아내가 절 행복하게 하고 우리 딸이 절 행복하게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은 그냥 공짜로 받은 행복이고, 제가 노력해서 얻은 행복은 아니라는 거죠.

대체 어떻게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일전에 제 칼럼에 아내의 술버릇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필름이 끊길 정도까지 신나게 마시고 다음 날 쭉 누워 있는 거죠. 일부러 그렇게 마신다기보다는 흥이 나서 마시다보니 그렇게 되는 거죠. 제가 술 때문에 하루를 누워서 흘려보내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처음엔 이런 것이 제게 스트레스가 됐습니다. 아내가 누워 있는 동안 전 독박육아를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이것은 서른다섯 살의 아내가 고칠 수 있는 버릇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 나이쯤에 그랬으니까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우리 아내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내가 평소에 일할 때 많이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데, 이것을 느슨하게 만들 방법이 아직까지 이것밖에 없었던 거죠. 이것을 이해하고 나니까 마음이 많이 누그러지고 애처로워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마음은 편해졌습니다. '그것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버릇을 고쳐야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우리 아내가 버릇을 고칠 때까지 행복해질 수가 없습니다. 수동적이 된다는 거죠. 게다가 제가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니 우리 아내의 휴식 방법이 변했습니다. 전 변해도 그만 안 변해도 그만이었는데, 더 마음에 드는 쪽으로 변했다는 거죠.

저는 외식을 할 때 메뉴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연애 초반엔 제가 메뉴를 이야기하고 아내가 동의하는 식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메뉴를 이야기해도 ‘그것 말고 다른 것은 다 괜찮아!’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게 되었죠. 제가 입맛이 제한적이라 메뉴도 좀 반복적이고 제한적이거든요. 하지만 우리 아내는 다릅니다. 참 다양하게 잘 먹습니다.

그래서 그냥 메뉴의 결정권을 아내에게 넘기고 저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기술을 늘렸습니다. 아내가 어떤 것을 골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죠. 그냥 이 사람과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상대가 어떤 결정을 해도 내 행복에 영향이 덜합니다. 이렇게 제가 스스로 만들어낸 행복한 시간은 또 다른 행복의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행복에도 관성이 있으니까요.

행복하게 해줄 때까지 기다리면 평생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상대를 바꾸려고 하는 순간부터 서로의 행복을 망치고 있는 겁니다. 상대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많이 찾아보세요. 그렇게 행복해지면 옆에 있는 사람도 덩달아 행복해질 겁니다.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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