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나도 이제 '돌끝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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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나도 이제 '돌끝맘'이다!
  • 칼럼니스트 전아름
  • 승인 2018.09.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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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트윈스 육아일기] 눈물나는 쌍둥이육아, 그러나 앞으로도 잘 키워보겠습니다

누가 그랬다. 돌잔치를 하는 이유는 애를 1년 동안 키우면서 엄마가 ‘돌’아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축하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믿거나 말거나 우스개로 하는 말이겠지만 나는 그 말이 엄청나게 인상적이었다.

엉겁결에 엄마가 된 것도 황당해서 돌아버리겠는데 쌍둥이 임신이라니! 그것도 사내아이 둘이라니! 그리고 상상 이상으로 육아가 이렇게 힘든 것이라니! 자지도, 먹지도, 씻지도, 싸지도(!) 못하는 것이었다니! 그리고 내가 아직도 '경단녀'라니!

지난했던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며, 하루 꼬박 걸린 진통 끝에 첫째 경빈이의 머리가 내 다리 사이로 빠져나왔던 2017년 8월 28일 밤 10시 30분을 생각하며 나도 ‘돌잔치를 준비하는 엄마’ 이른바 '돌준맘' 모드에 돌입했다.

◇ 가족끼리 하는 돌잔치, 제2의 상견례 되지 않기 위해 재밌게!

우리는 양가 가족끼리 모여 조촐하게 쌍둥이들의 돌을 기념했다. 결혼식 한다고 청첩장 돌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지인들을 초청한다는게 민망하기도 했거니와, 나와 남편의 쌍둥이 육아를 옆에서 지켜보고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해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런데 양가 가족끼리 모여서 밥만 먹으면 어쩐지 상견례 하는 느낌이 들 것 같고, 분명히 어색한 정적이 흐를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정적이 파고들 틈 없이 우리만의 돌잔치를 준비해보자고 남편과 의기투합했다.

우선 이태원에 있는 유명한 카스텔라 가게에 들러 식구 수만큼의 카스텔라를 주문해 돌 답례품으로 준비했다. 그리고 편의점에 들러서 식구수만큼 로또를 한 장씩 샀다.

퀴즈도 만들었다. '쌍둥이들의 출생 당시 몸무게는?' '쌍둥이들의 현재 몸무게는?' '쌍둥이들이 태어난 정확한 시간은?' 이렇게 간단하지만 관심이 없다면 결코 맞힐 수 없는 퀴즈들로 알차게 구성했다. 퀴즈를 맞힌 사람에게 로또 한 장씩을 주며 '1등 당첨이 될 경우 당첨금의 50%를 경빈이 경진이에게 입금해달라'는 조건을 걸었다.(아무도 당첨되지 않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돌상에서 쌍둥이들이 돌잡이로 무엇을 잡을지를 예측하는 퀴즈도 만들었다. 가족들 대부분 선둥이 경빈이가 책이나 붓이나 마패같이 명예나 공부와 관련된 물건을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상대적으로 끼 많고 애교 많은 후둥이 경진이가 마이크나 돈을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경빈이가 청진기를 잡았으면 했고, 경진이가 돈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경빈이가 돈을, 경진이가 마이크를 잡을 것 같다고 생각했단다.

직접 그린 돌잔치 초대장과 쌍둥이들 캐리커쳐
직접 그린 돌잔치 초대장 ⓒ전아름
직접 그린 돌잔치 초대장과 쌍둥이들 캐리커쳐
직접 그린 쌍둥이들 캐리커쳐 ⓒ전아름

◇ 육아, 참 힘들지만 잊고 있던 것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시간이기도

그러나 참 희한하게도 아기들은 어른들이 예측할 수 없는 범위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돌상 앞에 놓자마자 경빈이는 오만 원권 지폐를 냉큼 집었고, 경진이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판결봉을 잡았다. 경진이가 판결봉을 잡아 머리위로 들어올리자마자, 마치 지난 러시아월드컵 독일과의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2대 0으로 독일을 이겼을 때만큼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을 먹으며 자리를 정리하던 때에 초등학교 1학년 조카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별안간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또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를 부르려나 싶어 관심도 주지 않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동생들~ 생일 축하합니다~.”

조카의 노랫소리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조금 쑥스럽지만 이 한식당에 나와 남편과 쌍둥이들의 가족이라고 모인 사람들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몸에 좋은 것, 입에 맞는 것, 아기들 먹이기 좋은 것, 우리가 비싸서 감히 살 엄두도 못 내는 식재료들을 보내주시는 시부모님과 시이모님. 언제든 필요하면 힘이 되어주겠다고 말하는 형님네와, 나를 볼 때마다 껴안고 놔주지 않는 조카들과. 쌍둥이들 맛있는 것 사주기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는 우리 아빠와, 매주 주말 조카들 보러 지방에서 서울까지 와주는 여동생과 티 내지는 않지만 누가 속 썩이면 말만 하라고 귀엽게 허세를 부리는 막내 남동생과, 쌍둥이들의 태몽을 꿔준 남동생의 여자친구, 그리고 매일 예민하고 날카로운 나를 늘 달래주는 남편까지….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엄마를 잃고 가족들끼리 서로 흩어져 살며 가족애라는 것을 잊고 살았던 내게, 어쩌면 쌍둥이를 낳고 기르고 절절매며 울고 웃던 시간들은 그 가족애를 다시 회복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날의 돌잔치는 그냥 돌잔치가 아니라 나 스스로를 치유하는 시간이었다.

귀여운 비니지니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살어! 엄마아빠가 열심히 벌게!
귀여운 비니지니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살어! 엄마아빠가 열심히 벌게! ⓒ전아름

◇ 돌치레도 정말 화끈하게 하는구나 용산트윈스, 이제 정말 감기는 그만!

축제같았던 돌잔치가 끝나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니 더 힘들었다. 돌잔치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빈이가 폐렴을, 경진이도 심한 감기를 앓으며 큰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순간까지 갔었다. 당연히 어린이집도 못 가고, 매일 밤 기침과 열 때문에 잠을 못자고 데굴데굴 구르는 놈들을 잡아다 다시 이불 위에 놓느라 나도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뭐라도 먹어야 독한 항생제를 먹일 텐데 그렇게 잘 먹던 애들이 밥 한 숟갈도 넘기지 못하고 신생아처럼 분유만 먹다 뱉고 토하기 일쑤였다. “돌치레 한번 제대로 하는구나!” 나는 일주일 하고도 삼 일 밤낮을 애들하고 같이 울고 웃고 토하며 보냈다. 고난의 일주일 하고도 삼 일이 지난 지금, 완벽하게 컨디션을 회복한 쌍둥이들은 이불만 덮어주면 뻥뻥 차대며 신나게 자고 있다.

경빈이 경진아, 내일도 신나고 재미있게, 건강하게 잘 지내보자!

*칼럼니스트 전아름은 용산에서 남편과 함께 쌍둥이 형제를 육아하고 있는 전업주부다. 출산 전 이런저런 잡지를 만드는 일을 했지만 요즘은 애로 시작해 애로 끝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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