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4세 아동입니다. 잘못은 자신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되레 본인이 더 크게 우는 모습을 보입니다. 야단을 치면 엄마에게 더 화를 냅니다. 또래 친구를 만나 함께 놀 때도 간간이 그런 모습이 보여 걱정됩니다. 어떻게 할까요?
A. 아동은 정말 속상하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일 것입니다. 부모님이 보시기에 당황스럽겠지만 스스로 자기 이해가 잘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아이는 정말 속상한 상황이라, 야단치는 부모님이 자기를 몰라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아무리 상황을 설명해봐도 어린 아이의 입장에서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의 공감능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부모님이 먼저 아이의 마음 읽기를 보여주세요.
◇ 감정 다섯고개 놀이를 해보세요
스무고개 놀이를 아십니까? 제시된 문제의 정답을 스무 번의 질문으로 알아맞히는 게임입니다. 이 놀이는 연역적으로 사고하여 추리하는 능력을 기르며 유추하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여기서 연역적 사고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주장들에서 결론에 도달하는 추리방법인데, 이를테면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와 같은 삼단논법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무고개 놀이는 질문을 통해 전체를 가리키는 여러 추상개념들을 취합해 구체적인 답을 이끌어내게 됩니다. 구체적인 확신이나 설명은 아니지만 타인의 생각을 유추해 ‘직감’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이 놀이는 상대방의 생각을 들여다보게 도와줍니다.
이를 응용하여 감정 다섯고개 놀이를 통해 나의 감정을 맞춰보는 과정은 타인의 감정을 생각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연령이 어린 관계로 부모가 먼저 다섯 가지 설명을 들려줍니다. 표정, 행동, 언어적인 설명 등이 모두 들어가면 좋습니다. 언어적인 발달이 뛰어난 아이는 역할을 바꿔서 해보아도 좋습니다.
"엄마가 예쁘게 그린 그림이 구겨져 있었어."
"○○이가 장난감을 사고 싶은데 엄마가 ○○이 말을 안 들어줬어."
‘화날 때 표정을 보여주기’, ‘화가 나서 발을 쿵 하거나 억양을 모습으로 흉내내기’ 등 '엄마는 어떤 기분일까?' 하고 아이가 감정을 알아맞춰보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 동화책으로 마음을 읽어보세요
문화센터에서 하는 활동 중 지시 따르기가 되지 않고 혼자만 따로 행동하는 바람에 수업에 방해가 되자 아이를 데리고 나와버렸다는 한 부모를 만났습니다. 아이는 울며 불며 하고 싶어 했지만, 선생님의 눈치와 다른 엄마들의 시선을 견딜 수 없어 데리고 나와버렸다고 합니다.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하고 싶은 활동을 하지 못하고 나온 아이의 억울한 마음은 알아주었는지 부모에게 묻자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성이 좋다’ 함은 친구가 많다는 의미에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두 명의 친구와도 관계를 잘 맺어서 갈등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가지고 풀어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감정도 인식하고, 타인의 감정도 읽을 줄 알아야 상황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위 상황에서 아이는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내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고싶은 활동을 못 하게 해서 억울하다는 감정만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상황설명을 해주어야 아이 또한 상대의 행동과 마음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친구들에게는 동화책으로 타인의 감정 읽기를 권합니다. 상황에서의 감정에 대해 아이와 대화하세요.
만약 토끼가 미끄럼틀을 타려고 오르는데 늑대가 새치기를 해서 토끼가 울고 있는 내용의 책을 읽는다고 가정할 때 ▲"토끼는 왜 울고 있을까?" ▲"토끼는 늑대에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늑대는 왜 새치기를 하고 싶어 했을까?" ▲"울고 있는 토끼를 보고 늑대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등의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설명을 잘 하지 못하는 친구들은 위의 질문에 대한 생각을 표정으로 힌트를 주어도 되고, 부모의 생각을 전달해도 좋습니다. 자연스럽게 규칙을 배우며, 타인의 감정을 느껴도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을 공유해보세요.
무조건 양보를 잘한다고 사회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며, 자기 주장을 잘 내세운다고 사회성이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여러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기 통제력을 기르며 갈등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마음 읽기 연습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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