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탈모, 명절 스트레스에 뭉텅뭉텅 빠지는 일 비일비재
여성탈모, 명절 스트레스에 뭉텅뭉텅 빠지는 일 비일비재
  • 기고 = 이준섭
  • 승인 2018.09.17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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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면역력 문제... 탕약치료 병행하면 효과적

[기고] 존스킨한의원 수원점 이준섭 대표원장

존스킨한의원 수원점 이준섭 원장. ⓒ존스킨한의원
존스킨한의원 수원점 이준섭 원장. ⓒ존스킨한의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하는 말이 반갑지 않은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취업을 하지 못한 취준생, 결혼을 미루고 미루며 40대를 바라보는 미혼남녀들도 딱하지만 명절의 집안일을 도맡는(또는 떠맡는) ‘어머니’들처럼 명절이 힘든 사람이 또 있을까요.

몇 년 전 가을, 50대 중반의 여성이 탈모 증상을 호소하며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였는데, 탈모에 대한 문진을 마치고 맥진과 복진을 해보니 심열(心熱)이 가득하고 명치 아래가 그득히 막혀 기체(氣滯) 증상이 심했습니다. 최근 탈모 증상이 심해지게 된 계기, 특히 최근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것이 없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명절 스트레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두 학생의 어머니이기도 하고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하면서, 시부모님 앞에서는 며느리이기도 하다 보니 자기 몸을 잘 돌볼 겨를이 없었다고 합니다. 자녀는 입시와 취업준비 스트레스로 인한 짜증을 본인에게 풀어대고 있고 다가오는 명절에 사이가 좋지 못한 시부모님을 며칠간 뵐 생각에 잠도 잘 못잤다고 합니다. 남편 분은 무뚝뚝하여 평소 대화도 잘 없으니 하소연할 곳이 없어 답답함이 컸다고 합니다.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늦게 찾아온 갱년기 증상에 얼굴에 열이 달아오르고 양말이 없으면 발이시려 방에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명절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돌아와 밤에 머리를 감고 말리면서 바닥을 보니 뭉텅뭉텅 머리가 빠진 것을 발견하고 수소문 끝에 저희 한의원을 내원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이런 경우 어떤 약재를 몇 그램 넣고 어떤 침을 어떤 혈자리에 놓고 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이 환자의 말을 들어주는 겁니다. 그냥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잘’ 들어줘야 합니다. 아들들은 엄마가 갱년기를 겪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성들은 갱년기가 여성처럼 강력하게 휩쓸고 가지 않기 때문에 그 고통을 잘 모르다보니 공감을 잘 못해줍니다. 시어머님에게 비슷한 얘기를 늘어놨다간 우리 때는 어디 가서 말도 못했다며 면박이 돌아올 게 뻔합니다. 이런 경우엔 환자의 고통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병을 고쳐줄 수 있습니다. 원장은 진료적 차원에서 공감을 하고 증상 개선을 약속해줍니다만, 여성 상담실장이 있는 한의원이라면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공감해주다보면 치료효과는 더 올라갑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외용제로는 잘 낫지 않습니다. 속앓이 하느라 온 탈모가 겉치료를 한다고 좋아질 일이 없습니다. 갱년기 여성탈모의 경우 에스트로겐과 같은 여성호르몬 부족 요인도 고려한 처방을 해야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을 상화(相火), 기실(氣實), 기체(氣滯), 간혈부족(肝血不足)으로 진단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리게 됩니다.

급성으로 온 탈모는 원인이 해소되면 급격하게 좋아집니다. 탈모량은 절반이하로 감소해 원상 복귀 됐고 가늘어져있던 모발은 다시 굵어져서 머리를 묶거나 스타일링할 때 볼륨감이 살아났다며 흡족해 하셨습니다. 모든 치료는 재발방지가 꼭 뒤따라야 합니다. 그 후 명절이 오기 3주 전쯤 오셔서 두피 순환관리와 약침치료 그리고 탕약처방을 받아 한 달 정도 치료받으며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여성탈모에 관한 글이지만 오히려 자녀분들이, 남편분들이, 그리고 욕심을 내자면 며느리를 둔 시 부모님분들이 읽어주시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이준섭 원장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천 소재 명신한의원, 위담한방병원, 존스킨한의원 잠실점과 분당점 진료원장을 거쳐 현재는 존스킨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으로 피부, 탈모 환자를 주로 진료하고 있다. 또한 대한본초학회, 전통한의학연구회 황정학회, 한방미성형학회, 대한한방탈모학회 등에서 피부질환, 탈모에 관한 다양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과거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학사학위를 취득한 경험을 살려 최근에는 ‘한방피부외과학의 인공지능시스템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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