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공부가 1순위? '어른아이'로 크는 아이들
학생은 공부가 1순위? '어른아이'로 크는 아이들
  • 칼럼니스트 홍양표
  • 승인 2018.10.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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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두뇌 만들기] 고등학생은 공부만 해야 하나요?
진짜 어른이 되는 공부는 고등학생 때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베이비뉴스
진짜 어른이 되는 공부는 고등학생 때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베이비뉴스

얼마 전 고등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의 고등학교 1학년인 학생은 부모나 학교 선생님의 권유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상담을 하고 싶다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무엇이 힘들어서 왔니?’라는 저의 질문에 ‘답답해서 왔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답답한지 다시 물으니 '자기가 지금 해야 할 것이 공부밖에 없어서'라고 했습니다.

이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고민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또래 아이들과 놀거나 장난을 치거나 어울리는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과 성격에 스트레스를 받고,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에도 깊게 생각하는 아이였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아이인데 평소 예민한 아이라 사춘기가 밖으로 표출되기보다는 내면으로 찾아온 것입니다.

아이와 상담을 나누면서 저는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담을 이끌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돌아가는 아이의 조금은 가벼워진 발걸음을 보고, 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과 같이 생각하는 시간을 나누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고등학교'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중학교 교육의 기초 위에 중견 국민으로 갖추어야 할 품성과 자질을 길러주며, 국가 사회에 대한 바른 이해와 건전한 비판력을 배양하고, 민족적 사명감을 자각할 수 있게 하며, 자신의 개성에 맞는 진로를 결정하게 함으로써 일반적인 교양을 높이고 기초적인 전문 기술을 익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대학입학준비 또는 취업준비를 하면서 중견 국민으로서의 자질을 육성하는 과정이다."

물론 고등학교에서 무조건 공부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진로교육 및 기타 활동의 참여가 많아졌고 오히려 우리가 학교를 다니던 시대의 교육보다는 다양한 기회가 주어집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아직 많은 부모님들은 대학진학을 최고의 목표로 하여 아이들에게 공부만을 기대합니다.

고등학생은 대학진학을 위해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을 해야 할까요? 조금만 참아라,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것은 멀리하고 집중해라, 목표를 정하고 성적을 올려보자, 성적이 나와야 네가 원하는 것을 그중 택할 수 있다, 등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은 최소한의 수면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학원과 학교를 오가며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시가 끝나면 또 다른 경쟁 속에 던져지게 됩니다.

◇ 진짜 배워야 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학을 갓 졸업해 사회로 나온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공부밖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야 할 나이에 아직도 그들은 '어른이지만 아이'로 머물러 있습니다. 사회에 적응을 못한 '어른아이'들은 공부밖에 할 줄 모릅니다. 그리고 다시 공부를 시작합니다.

각종 자격시험과 공무원시험을 준비합니다. 요즘 스터디 카페라는 곳이 곳곳에 많이 보입니다. 학생이 아닌 어른아이들이 아직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결국 지적능력은 뛰어나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될 수는 있을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한 후 평생 살아가는 데 활용할 정신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지적능력은 높으나 정신연령은 떨어지게 되고 사람들이나 가족과 소통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나중에는 정신적 문제로 발전하여 심리상담소를 찾는 청년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선진국의 경우 만 16세가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스스로 돈을 벌어보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젊어서 고생을 사서도 한다는 속담처럼 이런 경험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큰 공부입니다.

고액의 학원비를 내면서도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결석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돈을 벌어본 아이라면 조금 다른 행동을 합니다. 차라리 자느니 학원을 안 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렇다고 고등학생에게 무조건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 외의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 체험학습을 많이 했다고 공부만 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입시생 부모님들은 다 아시겠지만, 중간고사 전에 추석 연휴가 있었습니다. 이런 기간 동안 아이들이 조금 쉬거나 흐트러지면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은 벌초도 열외, 가족모임도 열외, 공부가 1순위 나머지는 2순위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빠지면 안 됩니다. 저학년 때 가족 행사를 바라보는 아이와 고등학생이 되어서 참여하는 가족 행사는 받아들이는 것이 아주 다릅니다. 청소년의 아이들은 가족모임에서 아버지의 역할, 어머니의 역할, 그리고 나의 역할도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어쩌면 진짜 어른이 되는 공부는 고등학생 때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공부에만 집중이 되어 있어 진짜 배워야 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 우리 부모 세대가 바꿔야 하는 숙제인 것 같습니다.

*칼럼니스트 홍양표는 25년째 유아 및 초중등 두뇌 교육을 연구하고 있으며 「엄마가 1% 바뀌면 아이는 100% 바뀐다」, 「우리 아이 천재로 키우는 법」, 「부모가 바뀌어야 자녀가 바뀐다」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여러 방송에서 두뇌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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