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된 아기 두고 직장 나가도 될까요?
5개월 된 아기 두고 직장 나가도 될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8.09.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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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생후 1년은 신뢰감 성취하는 시기

Q.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엄마입니다. 아기가 5개월 정도 되면 복직을 하려고 하는데 걱정이 됩니다. 애착 형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아기를 두고 직장을 다니면 애착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요? 어떻게 하면 직장을 다니면서도 아기를 잘 키울 수 있을까요?

5개월 된 아기를 두고 직장을 나가도 될까요? ⓒ베이비뉴스
5개월 된 아기를 두고 직장을 나가도 될까요? ⓒ베이비뉴스

◇ 태어나서 1년은 신뢰감을 성취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인간의 성숙과 발달은 평생에 걸쳐 이루어진다고 주장한 미국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에릭 에릭슨은 심리사회적 성격 발달을 8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그중 1단계가 애착형성을 기반으로 신뢰감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신뢰감은 자신을 신뢰하는 것과 타인을 신뢰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며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신뢰감을 성취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태어나서 1년 동안 양육자와 애착관계를 형성하며 신뢰감을 성취하게 되는데, 만약 어떠한 이유로 충분하게 성취하지 못한다면 자아존중감에 가장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자존감은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을 잘 알고 인식하는 것이 기본이라 하겠습니다.

1단계의 성취가 이루어지면 삶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두려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자율성을 성취하는 2단계로 넘어가는 데 어려움이 없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라면 쉽게 절망하고 포기하거나 무섭거나 두려운 감정에 압도당할 수 있습니다. 신뢰감을 기본으로 자율성을 성취해야 하는 부분에 오류와 어려움이 발생하게 됩니다.

◇ 태어나서 1년 동안 신뢰감은 어떻게 형성될까요?

정신분석가 멜라니 클라인은 외부와 자신을 구별할 줄 모르는 신생아가 외부 대상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놀라운 과정을 연구하였는데, 핵심은 발견된 외부 대상과의 애착 관계가 평생 동안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신생아는 외부 대상을 발견했지만 대상을 인식하는 데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구체적으로 생후 3개월과 이후 12개월까지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3개월까지는 신생아를 돌보는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대체적으로 엄마의 역할이라 여겨지고 있습니다.

신생아에게 신뢰감이란 불편한 상황을 해결하면서 편안하게 안정감을 주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었을 때 즉각 해결이 되어야 안정이 되고, 반대로 지연이 되면 아기는 생명에 위협을 느낄 만큼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불신의 씨앗이 됩니다. 아기는 배가 고파서 울면 누군가 나타나서 젖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돌봄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신뢰감을 형성해 나갑니다.

이후 12개월까지는 생후 3개월까지 형성된 신뢰감을 기본으로 더욱 단단하게 구축해나가게 되는데, 자신이 보내는 신호에 반응하는 양육자를 인식하기 시작하며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며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믿음과 신뢰감은 평생 동안 유지됩니다.

◇ 반드시 엄마여야 할까요?

아이를 낳은 엄마가 양육자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상황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 있고, 엄마가 아니라도 애정과 정성 어린 돌봄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애착형성을 할 수 있습니다. '누가 돌보는가'보다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은 양육자가 여러 명일 때입니다. 질문자님이 출근을 한다고 하셨는데, 아기를 돌볼 양육자가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엄마와 또 다른 돌보는 사람의 양육의 일관성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아기를 돌보는 데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직장을 다니는 엄마의 바람직한 애착 형성 방법은 무엇일까요?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아기를 두고 직장에 나가는 것이 엄마로서 잘못된 행동이라고 느껴져서 죄책감이 느껴진다면 생각의 관점을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관점의 전환이 바람직한 애착을 형성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나는 엄마이면서 직장인으로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다'라고 전환해봅니다.

▲엄마의 역할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역할과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를 깊게 되새겨보시기 바랍니다.

▲개념이 분명해졌다면 실천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를 때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으므로, 자신이 어떤 엄마이고 싶은지 소신을 명확하게 한다면 엄마 역할의 방향도 명확해지게 됩니다.

▲실천은 이렇게 합니다.

- 아기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돌봅니다.

-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교감이 충분해야 합니다.

▲특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엄마이자 직장인으로 이중 역할을 해야 한다면 특별히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힘들더라도 감수하며 받아들여야 합니다.

- 주변의 긍정적인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봅니다.

◇ 첫 단추를 잘 끼우시길 바랍니다

단추가 많은 옷을 입을 때 첫 단추를 잘못 끼우게 되면 다시 제대로 끼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인간의 발달과 심리적 성장도 유사합니다. 시작이 가장 중요하고, 혹시 불가피하게 시작 단계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면 다시 개선하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회복이 가능합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단한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가능한 한 시작을 잘하시길 바랍니다. 누군가 인간의 성장 시기 중에 가장 중요한 단계를 묻는다면 열 번 물어도 열 번 모두 '태어나서 1년'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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