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가 자라는 유아기, 지나친 학습은 '독'
정서가 자라는 유아기, 지나친 학습은 '독'
  • 칼럼니스트 주혜영
  • 승인 2018.10.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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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키는 유아권리] 정서교육 중심의 교육을 받을 권리
유아기는 우뇌 발달이 민감하고 활발하게 성장하는 시기로서 이때는 정서발달의 최적의 시기를 지원하여야 한다 ⓒ베이비뉴스
유아기는 우뇌 발달이 민감하고 활발하게 성장하는 시기로서 이때는 정서발달의 최적의 시기를 지원하여야 한다 ⓒ베이비뉴스

뇌 발달 과정 중 영유아기의 뇌는 가소성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나는 시기이다. 뇌는 전 생애에 걸쳐서 발달하지만 뇌 발달이 이루어지는 최적의 시기가 있으며, 시기에 따라 효율적인 학습영역이 달라진다. 즉 뇌의 여러 부위는 연령대별로 다른 강도로 발달하는 발달의 민감기가 존재한다.

유아기에 활발한 발달을 하는 전두엽은 정서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긍정적인 정서가 전두엽의 활성화를 촉진시키며, 고차원적 인지 기능의 향상을 야기한다. 특히 뇌의 우반구는 4세에서 7세 사이에, 좌반구는 7세에서 9세 사이가 성장 고조기인데, 우뇌는 상상력 및 정서와 관련이 높고, 좌뇌는 논리적 사고와 관련이 높다.

유아기는 우뇌 발달이 민감하고 활발하게 성장하는 시기로서 이 시기에는 상상력, 정서발달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정서발달의 최적의 시기를 지원하여야 한다.

정서는 정서표현, 정서인식, 정서조절로 나눈다. 아름다움, 슬픔, 기쁨, 즐거움, 화남 등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정서표현이며, 자신의 기분이나 타인의 기분 상태 등을 인지하는 능력과, 인지한 정서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 등은 모두 정서라는 용어에 포함된 개념이다.

인지(학습)와 정서는 뇌 안에서 상호 의존적 관계에 있는데 이는, 개인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학습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차원을 넘어, 정서가 학습자의 이성적 사고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습의 열정을 갖게 하거나, 어디에 주위를 기울여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게 하는 것, 학습이나, 행동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보상받는 행동을 추구하게 하는 것 등이 모두 정서와 관련이 있다.

▲행동의 동기를 제공하는 개인의 정서적 감정 : “처음 해보는 활동인데, 재미있을 것 같다. 한번 시도해봐야지.”

▲행동의 의미를 부여하는 개인의 정서 : “이 곤충은 쏠 것 같아. 만지지 말아야지.”/ “내가 이것을 친구에게 주면 친구가 좋아할 것 같아”

▲행동의 우선순위나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정서적 경향 : “지금 내가 이 일을 빨리 해야 놀 수 있어.”/ “높은 산을 오르니까 힘들지만 견뎌내야지.”

▲부정적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정서 : “나 지금 화날 것 같아. 화날 땐 그냥 잠시 가만히 있는 게 나한테 좋아.”/ “지금 엄마가 화난 것 같아.”

개인이 어떤 문제나 학습상황에서 그가 가진 정서적 특성에 따라 상황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즉, 지식이 인간의 삶에 적용되는 데에는 동기, 목표설정, 인내, 기쁨, 보상 등의 정서적 요인이 결합되어 있다.

◇ 지식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고 학습효과를 높이는 '정서'

국내의 한 연구에서, 과학적 창의력이 높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일반 학생들보다 정서적 감수성이 높게 나왔는데, 이는 정서적 능력은 지능과 연관되어 있으며 학습의 동기를 제공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정서발달의 최적기인 유아시기에 정서적인 자극과 발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 인지과제 중심으로, 너무 많은 자료나 교구를 부여하는 것은 뇌발달에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첫째는 유아의 정보처리방식을 부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유아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처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유아들이 보이는 엄청난 호기심은 이들의 적극적 정보처리 방식을 잘 반영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유아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과제를 모두 다 적극적으로 처리하게 되면 뇌에 무리가 올 수 있고, 이때 유아의 뇌는 정보를 대충 처리하는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이는 본격적인 학습이 전개될 때 반드시 필요한 자기 주도적, 적극적 학습방법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둘째, 학습에 대한 지나친 요구는 유아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이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본능적으로 코티솔이라는 물질을 분비하는데, 지속적인 코티솔 분비는 인지적 능력을 약화시킨다.

셋째,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나 낮은 자아 존중감을 형성할 수 있다. 뇌 발달과 무관한 과제를 너무 일찍 도입하게 되면, 유아는 실패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되고 이는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되어 이후 학습장면을 피하고자 하는 특성을 보일 수 있다.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경험은 학습의 효과성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정서영역을 담당하는 우뇌가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인 유아기에 정서교육 중심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뇌신경과학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뇌발달 연구자들은 특정한 영역의 뇌 발달이 일어나는 최적의 시기에 풍부한 환경을 제공하면 뇌발달을 촉진한다고 한다.

유아의 정서발달을 돕기 위한 환경으로 여러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유아에게 자유놀이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 ▲유아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것 ▲유아들이 여럿이 함께 놀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정서와 인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간주하는 접근 ▲유아에게 선택의 기회를 자주 제공하는 것 ▲정서에 바탕을 둔 책 읽어주기 교육 등을 강조하고 있다.

*칼럼니스트 주혜영은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어린이집에서 본인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동인권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어린이집 운영 이후 숲생태유아교육과 유아교수방법 등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심리연구회 창립멤버로서 12년째 연구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고 연구회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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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love**** 2018-10-01 14:51:55
많이 놀게 해주며 정서를 발달시킬수있게 키워야겠네요~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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