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이 차 안에서 여섯 시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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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이 차 안에서 여섯 시간, 가능할까?
  • 칼럼니스트 이연주
  • 승인 2018.10.0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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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는 행복한 몰입육아] 명절에도 스마트폰 없이 행복한 시간 보내기
스마트폰 없이 산 가족만이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이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스마트폰 없이 산 가족만이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이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이번 추석은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서 시댁인 대구까지 아이들과 함께 차로 내려갔다. 우리 집에서 약 300km 떨어져 있는 대구 집. 가족, 친구들이 어린아이들과 차를 그렇게 오래 탈 수 있냐고 걱정이 많았지만, 정작 우리는 별로 두려울 게 없다. 우리는 이야기 나누는 일만으로도 노래를 부르는 일만으로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법을 알고 있으니까.

명절이라 새벽에 출발을 한다고 했는데도 길이 막혀서 여섯 시간 정도 걸렸는데, 아이들이 중간에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잔 것 빼고 다섯 시간 동안 노래를 100곡 넘게 부른 것 같다. 우리가 이번 차에서 마스터한 곡은 총 세 곡. '캔디'(만화주제곡), '앞으로 앞으로'(동요), '싱그러운여름'(동요).

가사를 미리 인쇄해서 주머니에 넣어서 간 내가 가사를 또박또박 읽으면서 불렀고, 아이들은 듣고 목이 터져라 따라 불렀다. 미리 다운받은 노래를 핸드폰으로 소리만 나오게 해서 틀어주기도 했다. 지성이는 하도 노래를 불러서 목소리가 갈라져버렸지만, 이렇게 행복한 이유로 목이 아프다니 영광의 상처다.

즐겁게 동요를 익히고, 중간에 사탕 한 개씩 빨아주시고, 휴게소에 쉬면서 산책 한번 하시고, 수다 한판 떨어주시고, 차에서는 퀴즈 내고, 끝말잇기 하고,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 나누고, 대구 가는 길에도 우리는 수많은 추억을 쌓았다.

아이들이 많이 어렸을 때에는 재미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그에 맞추어 반응하고 이야기해주는 개념이었는데, 이제는 점점 함께 대화하는 즐거움이 느껴지는 경지에 이르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 없이 산 가족만이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일 것이다.

◇ "어린아이들이 차를 그렇게 오래 탈 수 있어?"

강의 때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육아가 훨씬 더 즐겁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서로 대화다운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아이와 부모 사이에 끼어들면 '10분만 해, 이제 그만, 엄마가 그만하랬지, 지금은 안 된다고, 딱 이거까지야,' 같은 대화가 일상생활을 차지해버리기 일쑤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없는 틈새에 대화라는 것이 스며들게 되면 '사소한 것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한 친구처럼 늘 할 말이 많고, 어제 했던 이야기를 오늘 이어서 또 할 수 있는 그런 재미'를 느끼게 된다.

세 살, 다섯 살 아이와 대화의 즐거움을 느낀다고 하면 다들 믿지 않겠지만, 우리의 대화 깊이는 점점 깊어지고, 대화의 범위는 점점 넓어져서 정말이지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아이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내 친구의 결혼식 이야기, 인공수정으로 쌍둥이 낳은 친구 이야기, 북한의 핵 이야기, 아프리카에서 굶어죽는 어린이 이야기, 베트남의 구찌터널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데 안 즐거울 수가 있겠는가. 아이들도 이런 새로운 이야기를 굉장히 반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 살 아이가 인공수정, 구찌터널 이야기를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하냐고? 그건 나도 모른다. 중요한 건 세 살 아이는 아주 흥미롭게 눈을 반짝이면서 우리와 함께 구찌터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이다.

자기는 다음에 놀이터에서 챈(자기별명)터널을 만들겠다고 말하면서 웃고, 다섯 살인 아들은 내 친구가 결혼하는 이야기를 듣더니 일곱 살에 엄마랑 결혼한다고 한 자기가 어리석었음을 깨닫고 머쓱해하며, 자기도 스무 살 어른이 되면 엄마랑 결혼하겠다고 약속을 정정하기도 했다. 차 안에서 밀착 데이트를 하는 기분이랄까, 아이들과 좁은 공간에 여섯 시간을 함께 있으니 더욱 정이 들어버렸다.

◇ 'No media No Phone'으로 보낸 2박 3일

드디어 여섯 시간의 운전 끝에 시댁에 도착! 많은 부모들이, 그리고 영유아들이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쓰는 공간이다. 어른은 많고, 장난감은 없는 어색한 그곳. 시댁.

여기는 장난감이 제로…. 그래도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꺼낼 이유가 없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창조할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심심하면 심심하지 않기 위해 무엇인가를 창조해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의 뇌는 더욱 그러하다.

아이들은 잠시 '멍때리는가' 싶더니 할아버지 방석을 두 개 가지고 와서 기차놀이를 한다. 서로 내가 끌어주네 네가 끌어주네 하면서 TV 없이 스마트폰 없이도 방석 두 개와 물뿌리개만으로도 집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밤을 하나 가져와서 방석 위에 던지기 놀이도 하고, 방석을 누가 멀리 던지나 놀이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아이들은 이런 존재구나. 내가 무엇인가를 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무한 창조해내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구나.

그리고 다음 날 차례 준비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을 한 방에 다 몰아넣고 각자의 손에 스마트폰을 한 대씩 들려주고 있는 게 흔해진 요즘이지만 우리 아이들은 방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 뭐 할 게 없나 내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그래서 꼼꼼한 세 살 딸에게는 행주를 주면서 제기를 닦게 하였고, 다섯 살 아들에게는 음식을 차례상으로 옮기는 일을 부탁하였다.

제기도 제법 많고, 음식 종류도 제법 많았는데 아이들은 이삼십 분 동안 지치지 않고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었다.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아이들은 차례 음식을 준비할 때에도, 차례상을 차리고 차례를 지낼 때에도 모든 과정에 참여도 하고, 기다릴 줄도 알고 어른들과도 잘 지낸다.

정말 기특하다. 열심히 믿어주고, 열심히 무슨 일이든 믿고 맡기고, 열심히 책 읽어주고, 열심히 사랑한 결과가 너무나 달콤하다.

그렇게 이번 추석도 'No media No Phone'으로 행복하게 시간을 보냈다. 정든 시댁을 떠나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짧은 2박 3일의 일정이었는데 아이들이 잘 커주어서인지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아무도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았던 시댁에서의 시간. 세 살 딸이 오늘 아침에도 이야기한다.

"차 타고 내일 대구 가요!"

아이와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차를 여섯 시간 타는 것쯤이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18개월 차이 나는 5세 아들과 3세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스마트폰 없는 똑똑한 육아」의 저자이다. 힙시트를 하고도 손에는 스마트폰, 유모차를 밀면서도 스마트폰, 놀이터에 와서도 스마트폰.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자 화가 난 1인. 놀이처럼 육아도 집중해야 재미가 극에 달한다는 것을 말하고픈 마음에 글솜씨 없는 사람이 육아서까지 썼다. 스마트폰 없이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푹 빠져보라는 것! 물론 힘들지만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며 하는 육아보다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는 열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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